'신'과 만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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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만나는 사람들
  • 하정민 기자
  • 승인 2008.12.01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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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맞추는 것은 기본

‘영혼은 존재하는 것일까?’, ‘미래를 볼 수는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편에선 과학적으로 설명할 순 없지만 “영혼이나 미래를 볼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가 ‘무당’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다.

무당들이 주로 많이 갖춘 능력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과거사를 맞추는 것이다. 생전 처음 대면하는 무당이 “당신 할머니가 몇 년 전 무슨무슨 병으로 억울하게 돌아가셨는데, 구천을 떠돌고 있어”하고 족집게처럼 맞히면 어느 누구라도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     © 시사오늘

가까운 친구나 집사람조차도 모르는 일들을 생면부지의 무당이 마치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처럼 시시콜콜 당사자의 목소리를 흉내 내며 설명하면, 그 무당의 말을 믿게 된다. 이 정도는 사실 무당이 가진 기본능력에 불과하다.  집안의 누군가가 의사도 고치지 못한 불치의 병을 앓고 있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무당을 찾았다. 그런데 무당이 “30년전에 돌아간 집안 어른의 원귀가 붙어있다며 여차저차하면 원귀가 떨어져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장담한다. 도저히 믿어지지 않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키는 대로 하니 거짓말처럼 병이 나았다는 얘기 등 주변에서 이와 관련된 사례들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렇다면 무당의 이러한 능력은 대체 어디에서 나오는 것이며 그 능력은 어디까지 가능한 것일까? 무당들은 이에 대해 자신의 초능력은 자신의 것이 아니며 자신과 접신한 ‘신’의 것이라고 한다. 이들의 능력을 알기위해 소문난 무당을 찾았다. 물론 이들의 능력을 ‘믿을 것이냐. 말 것이냐’는 독자의 판단이다.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서 ‘옥황선녀’로 소문난 무당 김씨가 있다. 김씨는 사람의 신발만 보면 그 사람의 생, 로, 병, 사를 알아 맞췄다고 한다. 고등학교 다닐 무렵, 김씨가 “저 선생님 죽을 것 같다”고 하면 그 선생님이 며칠 후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한다. 이후 신병(神病)이라고 하는 무병(巫病)을 통해 장안에서 용하다는 무당이 됐다.

김씨는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 어느 날 아이를 업고 온 손님이 신발을 벗고 올라가자 김씨는 자신도 모르게 “에그 쯧쯔, 애가 다리를 못 쓰는 구먼….”

그러자 손님이 “아니, 그걸 어떻게 아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무당 김씨는 아무걱정하지 마라 나갈 때는 걸어서 나 갈 것이라고 말했다는 것.

김씨는 업고 온 아이에게 부적을 써주고 다리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그러자 아이의 다리는 어느새 말랑말랑한 여느 아이의 다리처럼 풀려 있었다.

김씨는 “조상 중에 다리 뻣뻣해져서 돌아가신 분이 있을 것이다. 굿을 해서 그분의 원한을 풀어줘야 아이가 완치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꿈으로 점을 치는 무당도 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용수보살’로 유명한 손씨가 바로 그다. 손씨는 어렸을 적에 꿈을 꾸면 그 것이 현실이 됐다고 한다. 손씨가 지난밤 꿈에 불이 나는 것을 보고 “엄마, 꿈에서 윗마을에 큰 불이 났어요”라고 말하면 며칠 뒤 윗마을에 큰 불이 났다고 한다. 사람이 우물에 빠져 죽는 꿈을 꾸면 얼마 안가 마을 처녀가 우물터에서 소복차림의 시체로 발견됐다. 결국 무병을 앓고 무당이 된 손씨는 이후 면목동에서

신당을 차리고 유명한 무당이 됐다. 손씨의 몸 주인은 친정아버지라고 한다. 때문에 이혼을 원하는 한 40대 여성이 자신을 찾아 “이혼을 하게 해 달라”며 큰돈을 내고 갔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몸 주인이 꿈에 나타나 “절대 이혼은 안된다”고 하면, 여지없이 이혼이 이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를 보고 “잘 맞추지도 못하는 주제에…”라며 막말을 하고 가는 손님도 있다고 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무당은 본인이 원해서 무당이 된 경우는 없다. 무당은 대체로 신병이라고 하는 무병을 통한다.

무병현상은 일반적으로 ‘무기력해진다’, ‘식욕이 없다’, ‘두통이 심하다’, ‘몸에 경련이 일어난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무병의 현상들은 병원에서 진찰을 하면 병의 원인이 잡히지 않는 게 그 특징이다.

그리고 무병은 그 의학적인 치료가 안 된다. 이럴 때 무당이 싫어 내림굿을 거절하면 이상하게도 병세가 심화된다는 것. 하지만 신의 제자가 되는 숙명을 받아들이면, 즉시 병이 낫고 내림굿을 해서 말문이 열리면 그런 아팠던 현상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깨끗이 낫게 된다.

이를 통해 무당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내다보게 된다. 실제로 무당들이 발휘하는 초능력을 현대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다. 물론 이들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는 본인들 판단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무당의 세계는 인간 복제까지 가능해진 현대 과학으로도 접근할 수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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