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재난에 대처하는 자세, ´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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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재난에 대처하는 자세, ´냄비´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04.17 10: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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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언론 대처 점수는 '꽝'
'초기 대처 미흡'에 '자극적 기사'까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승객 447명이 탑승한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 뉴시스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인근 해상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선박엔 수학여행을 간 안산 단원고등학교 학생들을 비롯해 승객 447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 사고로 17일 오전 10시 30분까지 8명이 사망했고 287명이 실종됐다.

사고 발생 후 '우왕좌왕'…초기 대처 미흡해 대형 참사 키워

선박은 신고가 이뤄지고 침몰까지 2시간 걸렸다. 전문가들은 배가 침몰하기 전 2시간 동안 안전 메뉴얼만 따랐어도 이 정도로 사태가 커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 세월호에는 46개의 구명용 뗏목이 있었지만 정상 가동 된 건 단 2개였다. 구명용 뗏목은 하나에 25명이 탑승 가능하다. 구명용 뗏목은 평소 통 안에 보관되어 있다가 선박이 침몰하면 수압에 의해 자동으로 잠금장치가 풀려 텐트 모양으로 물에 뜬다.

하지만 이 구명용 뗏목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배 안에 갇힌 승객들은 무작정 물로 뛰어내리거나 해경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했다. 전문가들은 구명용 뗏목이 고장났거나 대처가 미흡해 펴지지 않았다고 분석한다.

게다가 "움직이지 말고 기다려라"는 안내방송도 사태를 키웠다. 세월호에서 탈출해 생존한 한 여성 승객은 "왜 가만히 기다리라고 했는지 모르겠다"면서 "일단 나부터 살고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배 위에 올라가 탈출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은 처음엔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을 했다가 선박이 물에 거의 잠기자 대피하라는 방송이 나왔다고 전했다. 이 방송으로 선박에 있던 사람들은 더 당황스러워 했다고 말했다.

17일 CNN은 '생존자들 배가 침몰하는데 "움직이지 말라"고 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기사를 보도했다. 캐나다 매체인 <더스타>도 '한국 승객들이 '피신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기사를 보도하며 대처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대처도 미흡했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해경과 안전행정부 측은 실종자 수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발표가 엇갈려 정확한 사고를 판단할 수 없었다.

세월호가 침몰한 직후 탑승객 수를 477명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오후에는 이보다 15명이 줄어든 462명이라고 했다가 또다시 475명으로 재확인됐다고 밝혀 '오락가락' 발표를 했다.

특히 해경과 안전행정부 측의 실종자 수에 대한 발표가 엇갈려 정확한 사고 판단에 혼선이 일어나기도 했다. 해경은 10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으나 안전행정부는 290명 이상 생사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경옥 안전행정부 제2차관은 "구조자 수에 혼란을 빚었다"고 언급하며 사과했다.

세월호가 승객을 탑승시킬 때 발권이 안된 상태에서 승차를 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확한 수를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보'에 '자극적 기사'까지…피해자 가족들에게 대 못 박는 언론사들

사고가 난 후 몇시간 되지 않아 '전원 구조'됐다는 오보가 났다. 학교 측이 전원 구조 됐다는 소식을 학무보들에게 문자로 통보했고, 학부모들은 마음을 쓸어 내리며 학교에 도착했다. 하지만 전원 구조는 오보였다.

학부모들은 정부와 언론 모두를 믿을 수 없다며 비난했다. 언론사의 오보로 대못을 박은 것이다.

한 술 더 떠서 참사 관련 자극적인 기사까지 나왔다.

<이투데이>는 16일 '진도 여객선 침몰, SKT 긴급 구호품 제공. 임시 기지국 증설 "잘 생겼다 잘 생겼다~"'라는 다소 장난 섞인 기사 제목을 보도했다. 게다가 <이투데이>는 '타이타닉.포세이돈 등 선박사고 다룬 영화는?'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네티즌들은 "진도 여객선 침몰 사건과 전혀 관계없는 기사를 도대체 왜 쓰는 것이냐, 클릭수가 그렇게 중요하냐", "이런 상황에서 생각좀 하고 써라, 기사가 장난이냐"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투데이>는 두 기사가 논란이 일자 바로 삭제했고 "긴급 상황이라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입장을 밝혔다.

게다가 JTBC 뉴스 도중 생존자 학생과 인터뷰를 이어가던 기자는 "친구가 죽은 것을 알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고  이 질문을 받은 학생은 울음을 터뜨려 인터뷰를 진행할 수 없게됐다. 생존자에게 적절하지 못한 질문을 한 JTBC 기자는 논란의 중심에 섰고 손석희 앵커가 오프닝 멘트에서 사과를 했다.

MBC는 방송 도중 피해자 학생들의 보험금을 계산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직 구조 중에 있는 민감한 문제를 방송에서 보험금 얼마나 탈 수 있는지 보도한 것은 적절하지 못해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전남대학교 주정민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7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언론의 과도한 경쟁을 꼬집었다.

주 교수는 "인터넷 기사같은 경우는 보도 내용이 너무 선정적이다"면서 "피해자들의 인권이나 프라이버시를 무시하고 화제위주로 자극적인 면이 보도가 됐다"고 언급했다.

그는 "방송사 같은 경우는 시청률을, 기사같은 경우는 조회수를 높게 기록하기 위해 선정적으로 보도한다"면서 "이런 보도는 언론사들의 이기적인 면모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주 교수는 "일본이나 미국같은 경우 재난이 발생하면 언론은 국민과 국가안보 차원을 위해 보도를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런 것이 없는 것 같다. 그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눈으로 보이는 실적이 높기 위해 이기적인 보도만 한다"고 밝혔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새누리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행복하기로 마음먹은 만큼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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