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황창규와 세월호 그리고 삼성 낙하산과 관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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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황창규와 세월호 그리고 삼성 낙하산과 관피아
  • 정세운 기자
  • 승인 2014.04.30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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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끼리끼리 문화가 부른 참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정세운 기자)

세월호 참사는 2014년 한국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무능한 정부대책본부와 무책임한 해운사, 직업윤리 잃은 선장, 부패한 관료까지 총체적 문제점을 알리며 수백 명의 아까운 목숨을 앗아갔다.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책임은 해운사와 선장에 있다.

배가 침몰하는 데도 “선실에 남아있으라”고 지시한 선장은 우리에게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 내부에는 이들의 비리를 눈감아준 비정상적인 관행과 봐주기식 행정문화도 한몫했다.

사람 목숨을 담보로 해운사와 선주 그리고 관피아(관료마피아)들이 위험한 게임을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관피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끼리끼리’라는 데 있다.

‘같은 조직에서 일했던 우리끼리는 봐줘야하는 것 아니냐’부터 ‘우리끼리는 부정을 봐도 눈감아줘야 한다’는 식 문화가 스멀스멀 퍼지고 있었다는 것.

KT와 세월호, '오버랩'

문제는 ‘끼리끼리’식 문화가 재계에도 이미 퍼져있다는 데 있다.

최근의 KT가 대표적 사례다.

삼성 출신 황창규 KT 회장은 부임하자마자 조직개혁이란 명분 하에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하고 있다.

최근 KT는 무려 8300명으로부터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전체 직원의 26%에 달하는 수치다. 직원입장에서 보면 생존권이 걸린 문제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KT에서 근무하던 직원 여모(44)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생겼다.

구조조정 압박 여부를 떠나 황 회장 취임 3개월만에 벌어진 참사다.

더욱이 사 측은 이런 분위기를 짐작하고 전국 10여 개 지사 옥상을 폐쇄했다 다시 개방하는 해프닝을 겪기도 했다.

KT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옥상 폐쇄 목적은 ‘자살방지’였다.

결국 황창규 호의 구조조정은 ‘개혁’이란 미명 아래 목숨을 담보로 운행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구조조정과 더불어 황 회장은 요직에 삼성출신들을 대거 영입했다.

황 회장은 취임 열흘 후, KT의 돈가방인 재무실장에 김인회 전 삼성전자 상무를 임명했다.

지난달 23일에는 부동산 계열사인 KT에스테이트 사장에 최일성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 상무를 앉혔고, 26일에는 서준희 전 삼성증권 부사장을 계열사 BC카드의 사장 자리로 데리고 왔다.

지난 8일에도 경영진단센터를 신설하고 최성식 전 삼성화재 자산운용본부장을 센터장으로 임명했다.

그야말로 삼성 출신들이 ‘끼리끼리’ KT에 모여 앉았다. 자금이 흐르는 자리에는 모두 삼성출신 인사가 앉아있는 셈이다.

일련의 KT사태를 보면서 황창규 회장과 세월호가 오버랩된다.

또한 관피아들의 끼리끼리 문화와 지금 KT 황 회장이 영입한 삼성맨들의 상황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는 필자만의 생각이었으면 좋겠다.
 

담당업무 : 정치, 사회 전 분야를 다룹니다.
좌우명 : YS정신을 계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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