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는 지금 ‘수입과일 천하’…원인은 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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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는 지금 ‘수입과일 천하’…원인은 FTA?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05.14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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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과일 수출 상승세로 농민들 한숨 돌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 이마트 용산점 내 과일코너 ⓒ뉴시스

결국 자유무역협정(FTA)이 작금의 사태를 야기한 것일까. 지난 2003년 자유무역협정 체결 이후 수입 농산물이 국내 시장으로 물밀 듯이 밀려오면서 다양한 수입과일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해 농민들의 깊은 한숨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시간이 갈수록 수입과일의 입지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 과일업계 또한 남모를 근심이 늘어가는 눈치다.

지난 13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과일수입금액은 무려 9억2900만달러, 수입량은 68만2000t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 2억8600만달러보다 3.3배 증가와 더불어 수입량도 44만6000t에서 1.5배 올라간 수치다.

FTA가 수입과일 장악 야기?

FTA 체결 전에도 국내 시장에 수입과일은 존재했다. 다만 오렌지, 바나나, 키위 등이 주를 이뤘고, 그 외에 다른 열대과일은 보기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시장은 예전과 판이하게 다르다. 체리, 레몬, 자몽 등 과일 코너에서 좀처럼 보기 쉽지 않았던 다양한 수입 열대과일들이 한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시작한 것.

선택의 폭이 보다 넓어진 소비자로서는 익히 알고 있는 맛인 국산과일보다 새로운 맛인 수입과일에 더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고, 당분간 수입과일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과일의 국내 시장 입지 현황을 보면 5대 열대과일로 알려진 오렌지·바나나·키위·포도·파인애플의 비율은 지난해 84%로 대폭 준 반면 레몬, 망고, 자몽 등 타 열대과일이 15%를 차지하게 됐다. 우리나라와 FTA 체결을 맺은 과일류 비율과 국가 간 시장점유율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미국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칠레 등 FTA 체결국의 과일류 비율은 지난해 금액기준 92.8%(8억6200만달러), 무게기준으로는 94.8%(64만8000t)로 집계됐다.

이중 미국이 37.9%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아세안(35.5%)이 2위를, 칠레와 페루는 각각 17.6%, 1.6%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수입과일 가운데 FTA 체결국으로부터 수입되는 과일이 90% 이상 차지하게 됐다.

수입과일 붐이 불면서 대형마트 내에서도 국산과일을 제쳐두고 수입과일로 경쟁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이마트에서 판매된 과일 매출 중 수입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로 과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수입과일 매출량이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뉴질랜드 키위, 이탈리아 키위, 페루산 포도 등 해외산지 개척에 힘쓸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근 들어오는 수입과일 일부는 무관세”라며 “무관세 효과가 확대될 시 마트 측면에서는 질 좋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들여와 선보일 수 있어 소비자에게도 이점”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수입과일의 상승세로 인해 '국산 과일이 점점 소외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염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전문가 측의 입장은 다르다.

현재 수입과일 시장 현황이 아무리 긍정적이라고 해도 산지 작황 상황에 따라 관세 효과가 상쇄돼 국산과일 매출의 구성비를 뛰어넘기에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세계적으로 폭염과 한파로 인해 수입과일 품질이 현저히 낮아졌다. 뉴질랜드의 경우 키위생산지역에 때 아닌 풍토병 바람이 불면서 생산량 60% 이하로 떨어져 키위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고, 북미지역은 사망자가 연이어 발생할 정도로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면서 포도와 오렌지 당도가 급격히 떨어져 수출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국산과일 수출량도 크게 늘어…

아울러 최근 몇 년 간 국산과일의 수출량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국내 과일시장에 수출 증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있다.

지난해 국산과일 수출액은 1억2000만달러로 10년 전의 5000만달러보다 약 2.2배 상승했다. 품목별로 나열하면 배가 5500만달러(1.8배), 딸기와 감은 각각 2980만달러(6.6배), 140만달러(4.6배)다. 그동안 수출액이 가장 높았던 배의 비율은 줄었지만 딸기와 감의 수출 비율이 반대로 높아졌다.

이는 앞으로 국산과일 수출 품목이 더욱 다양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앞으로 국내 대형마트 내에서 수입과일 품목은 지금보다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시장에 다양한 품목과 독특한 맛을 앞세우며 빠르게 안착한 수입과일처럼 국산과일도 활발한 수출을 통해 품목을 늘려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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