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36)>안명옥 ˝정치에도 여성적 가치 필요한 시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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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36)>안명옥 ˝정치에도 여성적 가치 필요한 시대 온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4.06.20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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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는 사람살리려는 것…사랑의 정치 필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사오늘 홍세미 기자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사랑입니다.”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의 이야기다. 여러 가지 일면을 지닌 정치는 종종 다양한 대상에 비유되곤 한다. 그는 그 중에서도 ‘정치는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국민대학교 북악정치포럼에서 안 교수는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6월3일 사랑의 정치와 여성적 가치에 대한 강연을 들려줬다.

강의를 시작하며 안 교수는 우선 애도를 표하며 세월호 참사를 언급했다.

“대한민국은 4‧16, 참사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아직도 16분(강의 당시 기준)이 실종상태다. 슬프고 안타깝다. 이 분들의 희생, 절대 일어나면 안됐을 사건으로 대한민국은 달라져야 한다. 중국과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나?’라고 했다. 우리는 준비가 안 돼 있었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재난청이 옛날부터 있었지만 9‧11이후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잘 변했다고 생각했으나 카트리나가 덮치자 또다시 문제점이 드러났다. 그 이후 일취월장 한 거다. 일본도 재난시스템은 20년전의 고베대지진을 기점으로 달라졌다. 이번 참사가 삼풍 상가, 성수대교 붕괴와 똑같이 지나가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재난은 병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 병에 걸리기 전에, 재난이 일어나기 전에 막는 것이 최선이다. 예방의학이라는 것이 그래서 있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정치를 통해 이런 대형 재난을 예방해야 한다. 그간 나 혼자 많이 상정했다. 이제 같이 생각해 봐야 한다.”

안 교수는 다음으로 여성적 가치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정치에서의 그 중요성을 강조하며 말을 이었다. 

“여성의 가치, 여성적 가치를 아는 사람이 미래를 평정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융이 말하길, 남자 안에도 여성성이 있고 여성 안에도 남성성이 있다고 했다. 남자라도, 자신 안에 있는 여성적 가치를 발현하며 살며 좋겠다는 의미다. 역사적으로도 현대에도 여성이 그 가치를 발현한 사례는 아주 많다. 우리나라에도 있다. 신화긴 하지만, 웅녀의 인고가 없었으면 단군은 탄생할 수 있었겠는가? 고구려 건국을 해낸 소서노도 있고, 선덕여왕, 진덕여왕 등도 있었다."

"지금 독일 수상인 앙헬라 메르켈을 보자. 뉴욕타임즈 인터내셔널 판에 이런 일화가 실린 적이 있다. 8살 난 꼬마가, ‘엄마, 남자도 수상이 될 수 있어?’라고 물었다는 이야기다. 8년 동안 유럽의 중심에 선 메르켈의 정치력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칠레 미셸 바첼리트 대통령도 있다. 85%의 지지율로 임기를 마감하고 다시 재선했다. 가톨릭국가 칠레에서 프랑스보다 빠르게 남녀 동수내각을 구성했다. 그는 증오를 거꾸로 돌리는 데 자신의 삶을 바쳐왔다고 한다. 본인이 스스로 증오의 생생한 체험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완성은 성평등이다. 여성은 마지막 남은 우리의 소중한 자원이다. 이 엄청난 역량을 놓치고 있다면 지혜롭지 못한 국민, 지혜롭지 못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경제적인 양극화 이야기는 많이 나오지만, 남녀의 평등이야기는 잘 나오지 않는 요즘이다. 진정한 의미의 남녀평등이 된다면 대한민국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중심에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어 안 교수는 사랑의 정치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정치를 사랑이라고 하니 굉장히 추상적으로 들을까봐 걱정되기도 한다”며 입을 열었다.

“법과 제도와 정치는 사람을 살리려고 있는 것이다. 생명 지향적이다. 사람을 사랑해서 존재한다. 정치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다. 돌봄의 정치에서 다름의 정치로, 이제 다름의 정치에서사랑의 정치로 가게 된다. 존경하는 정치인 중에 포콜라레 운동의 창시자 끼아라 루빅이 있다. 정치는 사랑중의 사랑임을 보인 인물이다. 2차 대전 초반, 노인과 아이 등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기 위해 피난을 가지 않았다. 당시 갓 20대인 여성들이 이를 몸으로 실천했다. 사랑의 정치의 일면이다.”

또 안 교수는 사람에 대한 사랑은 정치의 근간이 되는 윤리라고 설명했다.

“과거 국회의원 선서를 하면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다시 떠올린 적이 있다. 의사가 될 때 했던 맹세를 정치를 하며 다시 떠올렸다. 의사의 맹세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가 만들어질 당시는 B.C 400년이다. 직업이 분화됐을 때가 아니다. 그 선서는 사람을 살리려는 윤리 그 자체를 담고 있었다. 국회에 가서 앉아 있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의사는 한 명만 살리려고 해도 무결점주의를 표방하며 사는데 5천만 국민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실수해도 되는가? 그럴 리 없다. 사람을 사랑하고, 그래서 살리려는 그 윤리는 의학에도 정치에도 똑같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안 교수는 단테의 <신곡> 한 구절을 슬라이드에 띄웠다.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한다.” 

▲ 안명옥 차의과학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전 한나라당 국회의원)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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