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카카오톡 대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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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램, 카카오톡 대안 될까?
  • 홍세미 기자
  • 승인 2014.10.11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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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필담>우리는 왜 '사이버 망명'을 신청하나
'카카오 신화', 텔레그램 아성에 무너질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홍세미 기자)

▲ ⓒ 텔레그램 로고와 카카오톡 로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앱, ‘카카오톡’을 떠나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이동전화 가입자 5500만 명 중 스마트폰 사용자는 3800만 명이다. 이 중 카카오톡 이용자수는 3649만 명이다. 스마트폰 사용자의 96%가 카카오톡을 쓰고 있다. 카카오톡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라는 이름 하나로 정상에 올랐다.

2010년 3월 18일 만들어진 카카오톡. 4년 사이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을 수 있는 위치까지 섰다. 설립한지 4년 반밖에 되지 않은 벤처회사가 포털사이트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1일 합병한 것으로도 카카오톡의 위치를 말해준다. 바야흐로 카카오톡 전성기 시대다.

카카오톡 이전 대한민국 SNS역사를 보면 짧지만 많은 변화를 거쳤다. 1세대 SNS인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프리챌에 이어 2세대 싸이월드, 네이트온을 지나 3세대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카카오톡까지. IT 강국답게 짧은 시간에 다양한 SNS을 이용한 국민들은 빠르게 변하는 SNS 환경에 발맞춰 적응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하느냐’는 SNS에게 가장 중요한 ‘무기’다. 그런 점에서 카카오톡은 이제까지 대한민국 국민들이 거쳤던 SNS와는 다른 가장 큰 ‘무기’를 가지고 있다.

SNS 태동기인 1세대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프리첼은 지금처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았고, 각자 취향별로 이용하는 사이트가 달랐다. SNS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취향대로 사이트별로 나뉘어 활동했다.

2세대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의 경우 연령별 이용자 수 차이로 한계를 보였다.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은 20~30대가 집중적으로 이용한 반면 40~50대들에겐 인기가 없었다. 스마트폰이 없던 상황에서 PC 데스크탑을 이용해 접속했기 때문에 어린 연령대가 많이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

SNS의 변화를 보면 취향별로, 연령별로 이용자가 나뉘는 것을 볼 수 있다. 카카오톡은 달랐다.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96%는 카카오톡을 이용한다. 취향과 연령, 성별과 성향등을 막론하고 카카오톡을 이용한다는 의미다. 스마트폰의 가입자 수가 늘어날수록 카카오톡 가입자 수도 늘었다. ‘얼마나 많이 이용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SNS 세계에서 카카오톡은 독보적이다. 그것도 이전의 SNS와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이렇듯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카카오톡. 하지만 카카오톡은 최근 위태로운 상황에 놓였다. ‘탈(脫)카카오톡’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카카오톡 검열’이 발단이었다. ‘카톡 검열’ 논란 이후 1주일만에 카카오톡 가입자 41만 명이 탈퇴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대화가 이뤄지는 나의 카카오톡이 수사 대상이 된다면?’

이 두려움은 삽시간에 대한민국을 뒤덮었고 ‘사이버 망명’을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톡을 탈퇴하는 사람들의 ‘사이버 망명지’는 독일 앱 ‘텔레그램(Telegram)’이다. 텔레그램 가입자 수는 150만 명을 넘으며 순식간에 급증하고 있다. 텔레그램 측은 “한국에서 갑자기 가입자 수가 늘어 깜짝 놀랐다”면서 7일 재빠르게 한국어버전을 출시했다.

‘가카의 톡’으로 전락한 카카오톡?

탈 카카오톡 현상의 발단은 검찰의 수사의지에서 비롯됐다. 검찰은 인터넷 허위사실 유포를 엄단할 목적으로 ‘사이버허위사실유포전담수사팀’을 발족했다. 사이버 수사팀의 주재로 개최한 '엄정수사 및 상시 모니터링을 위한 범정부 유관기관 대책회의'에서 카카오톡 대표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동당 정진우 부대표의 40일치 카카오톡 내용을 검찰이 수사 대상에 포함시켜 들여다 본 것이 알려지면서 사태는 겉잡을 수 없이 흘러갔다. 검찰은 “카카오톡을 상시 모니터링을 하지 않는다”면서 “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만 검열 대상”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논란을 진압하기엔 이미 늦은 상태였다.

아이폰용 '앱스토어'에서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의 평 ⓒ 앱스토어 캡처 화면

텔레그램, 카카오톡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텔레그램도 ‘보안’을 강조하며 대한민국에게 어필하고 있다. 텔레그램은 한국 계정 트위터로 10일 “텔레그램은 강력하게 암호화된 데이터로 통신하기 때문에 데이터 유출이나 감청같은 문제도 무사합니다”라고 언급했다. 한국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이폰을 사용 중인 필자는 텔레그램을 어렵지 않게 앱스토어에서 볼 수 있었다. 텔레그램은 현재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받는 앱 1위를 기록했다.

평을 들여다봤다. 아이폰 앱스토어 카카오톡 평가는 별 5개 만점에 2개인 반면, 텔레그램은 5개를 받았다. 카카오톡을 평가한 인원은 1000명 초반인 반면 텔레그램은 평가 인원은 1800명 정도로 더 많았다. 텔레그램 리뷰 내용은 ‘검열 피해서 왔다’는 내용이 많았다.

안드로이드의 경우 카카오톡 평가는 4.3이었고 텔레그램은 4.6으로 평가가 더 높았다. 카카오톡 평가 인원은 백만이 넘었지만 텔레그램은 2천 정도로 나타났다.

며칠 전 텔레그램을 시작한 김 씨(28세, 여)와 10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 씨는 “카카오톡 친구는 100명이 넘는데 텔레그램은 아직 10명도 되지 않는다”면서 “게다가 우리나라 앱이 아니다 보니 익숙치 않아 불편하긴 하다”고 언급했다.

김 씨는 “그래도 계속 사용할 예정”이라며 “이용자 문제와 적응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해결할 것이라고 본다. 검열에 대하는 카카오톡의 자세가 신뢰를 하락한 결정적 계기였다”고 언급했다.

카카오톡 이용자 이 씨(35세, 남)는 다른 의견을 내놨다. 이 씨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나 “텔레그램이 카카오톡의 대안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이제까지 SNS변화를 보면 유행처럼 변했다. SNS을 ‘갈아 탄 이유’는 딱히 없었다. 그저 사람들이 다른 SNS을 많이 이용하니 따라 옮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하지만 이번 카카오톡에서 텔레그램으로 이동하는 것은 다르다. 정치적 사안이 연계돼 있다”라며 “그래서 옮기는 것이 찬성, 반대로 나뉠 수밖에 없다. 전 국민이 이동한다기 보단 현 검찰 수사방향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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