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환, "소통하는 사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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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환, "소통하는 사회 만들겠다”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05.2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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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서 정치가로...서민과 함께 사는 세상 목표

오는 6월 2일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 중 화제를 모으는 후보가 있어 눈길을 끈다. 바로 MBC 드라마 ‘주몽’에서 현토성 태수 양정역, KBS 드라마 ‘추노’에서 청나라 장수 용골대 역으로 인기를 모은 배우 윤동환(42)이다. 그는 서울 강동구 서울시의회 의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1993년 드라마 ‘억새바람’으로 데뷔한 윤동환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주몽’ ‘에덴의 동쪽’ ‘추노’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그리고 연극에서까지 종횡무진으로 활약을 펼쳤다. 
 
또한 그는 뉴욕과 프랑스에 배운 영화에 관한 것들을 서울예대, 서울대, 한신대 등에서 후학들을 가르치는데 아낌없이 전수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문화교실’이라는 사이트를 열고 드라마를 통해 심리 치료를 할 수 있는 드라마 세라피를 운영하며 자신의 재능을 다방면에 응용했다.
 
이처럼 연기 밖에 모르는 영락없는 배우쟁이 윤동환이 정치를 하겠다고 나섰다니 놀랄일이 아닐 수 없다. 
 

▲ 6.2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원 후보로 나온 탈랜트 윤동환씨는 서민과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KBS 추노 사이트 캡쳐>     © 시사오늘
소형 오토바이를 타고 인터뷰 장소로 나타난 그에게서 이유를 발견하기란 어렵지 않았다.

“사람 앞에서 말하는 것이 두려워요”

- 배우활동을 하다 시의원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정치도 사회적인 배우라고 할까요. 어느 순간 연기는 카메라 앞에서만, 무대 위에서만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먹고, 자고, 사랑하는 이 모든 것이 일종의 또 하나의 연기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포괄적인 연기 개념을 갖게 됐고, 그러다 내가 쇼셜 엑터로서 무엇을 할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정치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습니다. 위험하고, 더럽고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순수하게 보면 정치는 그냥 정치일 뿐이거든요. 종교학이나 철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정치학이나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아서 이쪽으로는 무식합니다. 

하지만 분야가 다르다고 사람이 산다는 것이 예술 따로, 정치 따로 분리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이 팔 따로 다리 따로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밥 먹는 것 따로 사람 만나는 것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모두 연결돼 있지 않습니까.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이 모든 것이 다 한 덩어리죠. 

예술가니까 정치를 안 한다, 정치가니까 예술을 안 한다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얘기죠. 우리는 정치와 예술을 너무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보편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는데요. 우리는 분리시키는 것을 너무 상식적으로 생각해 왔죠. 다시 생각해 보면 분리이전에는 분리 안 된 상태가 있잖아요. 

편리상 분리한 것뿐이죠. 정치·경제와 문화·예술이 또한 분리가 안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굳이 분리한단 말이죠. 편의상 분리 할 수는 있는데 분리 하더라도 더 큰 덩어리로 봐야 합니다. 분리 되었다고 단정하고 더 이상 생각을 한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봅니다."
 
- 정치에 대한 생각은 언제부터 갖게 됐으며, 주위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예전부터 정치에 대한 생각은 조금 가지고 있었습니다. 내가 시의원에 나간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너 엉뚱하다’ ‘웃긴다’ 등의 말을 하는 사람도 있고, 한 친구는 ‘절대로 나가지 마라, 나가면 안좋다’라고 얘기하더군요. 또 어머니도 ‘위험하다’며 무척 반대했어요. 

그러나 이 같은 주위의 반응은 원론적으로 보면 이상한 반응입니다. 왜냐하면 반장·부반장 선거에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죠.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은 국민들을 대표하는 자리잖아요. 반장·부반장과 다를 것이 무엇이죠? 학생들을 대표해 학교나 집단에 도움이 되는 방향을 결정하는 반장과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과 무엇이 다릅니까. 

나도 정치라고 하면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 했지만, 원론적으로 생각해 보니 반장선거나 다를 것이 없잖아요. 중간자 역할. 누군가는 해야 되는 것이고, 그 역할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맡으면 좋은 것이죠. 주위에서 우려하듯이 정치인이라 하면 욕도 많이 먹고 질타도 많이 받는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얘기하는데, 사실 걱정했던 것은 난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것을 두려워해요. 

마찬가지로 연극 활동도 많이 하지만 무대 공포증도 조금 있고요.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강의도 많이 했고, 드라마 세라피도 하면서 점차 낳아지고 있습니다. 정치를 함에 있어서 주저한 이유도 ‘사람들 앞에서 말을 어떻게 하지?’ ‘토론회 같은데 나가면 말을 잘 못하는데…’ 이런 것에 걱정했던 것이지 정치 자체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주저함은 없었습니다."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할 때”

- 주요 공약은 무엇입니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개념으로 자연과 기업과 서민이 함께 잘 사는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쏟을 것입니다. 현 사회는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하고 소통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쉽게 말해서 정치가는 국민의 말을 듣고 또한 소통해야 되는 것이죠. 

우리들이 알고 있는 이 모든 문제들이 소통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소통에 대한 인식에 없는 것에 안타까움이 있죠. 쉽게 말하면 소통이 잘되면 건강하고 잘 안되면 병에 걸립니다. 예를 들어 암에 걸렸다 하면 소통이 안 되서 암에 걸린 것입니다. 체세포가 순환이 안 된 것이죠. 순환은 곧 소통입니다.

세포가 순환이 안 되면 썩어서 암이 되잖아요. 곧 사회가 순환이 안 되고 소통이 이뤄지지 않으면 전쟁이나 폭동 등 암이 발생하죠. 이런 최소한의 얘기들이 문제시 되는 분기가 안타깝습니다. 4대강 얘기는 사실 토목공사잖아요. 문제가 되면 뭐가 문제가 되는지, 뭐가 어떻게 되는지 등 소통이 이뤄져야 되는데 소통이 안 되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게이트 키핑도 하는 것이지요.
 
가장 전반적인 문제는 인간이 나와 남을 분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이기심이 발생하고 이기심에서 분리가 생기죠. 남이 죽어도 나는 잘살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는 성격에 말도 잘 못하고, 소극적인 면도 있어서 처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정치가들이나 사회운동가들이 알아서 하지, 난 예술이나 하고 강의나 하는 예술인이니까 정치에 나서는 것은 하지 말자’라고 스스로에게 얘기했죠. 그러나 만족스럽게 나서는 사람도 없고 소통이 충분히 잘 된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죠. 조금은 기존의 정치하는 사람들에게 불만을 느꼈다고 할까요."
 
- 목표는 물론 당선이겠습니다. 당선 후 최종목표는 무엇입니까.

"일단 당선이 되면, 잘 할 것입니다. 사회에 새로운 정치적인 패러다임을 구축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인문학을 공부한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자는 ‘정치학도 경제학도 모르지 않느냐’며 비아냥거릴 수 있지만, 모르는 것은 나의 약점이고, 철학이나 종교학, 미학, 예술학에 강점이 있으니 문화 쪽에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종목표라 함은 좋은 사람이 되는 거죠. 죽을 때 후회하지 않는 그런 좋은 사람이요."
 
- 그간 보여준 악역이 정치적 이미지에 마이너스가 되지 않을까요.

"마이너스가 되겠지만 할 수 없죠.(웃음) 악역 이미지를 바꿀 특별한 전략은 없어요. 그래도 요즘은 악역 연기자를 나쁜 사람으로 보는 건 벗어난 것 같고요. 보는 시각이 많이 틀려졌기 때문에 큰 걱정은 안합니다."
 
- 주위 특별히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는지요.

"급하게 서둘러 준비하는 바람에 처음 후보사무실도 집에 차렸다가 그것마저도 작은 문제로 인해 사무실도 없어요. 급하게 소집하고 했는데 지금은 특별히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남은 기간동안 준비 해야죠. 이 외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친구들이죠.
 
친구가 많이 없는 스타일인데 문화모임을 하면서 만난 친구들, 연극을 하면서 만난 친구들, 학교 친구들이 중심이 되서 많이 도와줍니다. 이번 계기로 친구들을 다시 한번 꾸리게 돼서 나름 재밌었습니다."
 
- 자신의 당선 가능성을 점쳐 본다면.

"당선 가능성도 좀 있는 거 같아요.(웃음) 총 5명이 출마하는데 5명을 100%를 5로 나눠도 20%인데 좀만 노력한다면 30~40%정도 되지 않을까요? 자신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거죠. 배우로서 조금은 홍보력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공약이겠죠. 자기가 어떤 식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 사람들한테 인식이 되고 이 사람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와 이 지역에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겠죠."
 
-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전에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많이 않았습니다. 나를 포함해서 많은 젊은 친구나 중장년들이 투표를 거의 하지 않습니다. ‘왜 투표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니 답이 나오더라고요. 일반적으로 투표를 안 하는 기본마인드가 ‘내가 투표한다고 해서 바뀌는 게 뭐있어?’ 이거죠.
 
일반사람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투표밖에 없습니다. 집회 같은데 나가봐야 먹히는 것도 없고, 투표하는 것만큼 정치참여 할 수 있는 것은 그마저도 없는 것이죠. 투표의 중요성을 느끼게 됐죠. 자기반성을 하게 된 것이죠.
 
나 또한 이번에 후보들이 누가 누군지 하나도 몰라요. 그 사람이 그 사람 같고, 정치인은 다 같은 것 같고… 이중에 좋은 사람도 있고, 투표하면 안 될 것 같은 사람도 있고, 우리는 다 싸잡아서 정치인으로 똑같다는 식의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모두가 소통에 대해 관심을 갖고 중요성에 인식하고, 나와 남을 분리 하지 않는 것. 정치가와 국민을 분리하지 않는 것이죠. 정치나 경제 쪽에서 기득권을 가진 리더들이 이 모든 것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노동자와 기업이 분리되지 않고, 자연과 기업이 분리되지 않고, 분명 부메랑 효과는 있습니다. 내가 선을 베풀면 선이오고, 악을 저지르면 악이 돌아오는 것. 전체적인 통합된 우주적인 시각, 이런 시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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