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두 달…´단말기 가격´에 대응하는 자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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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두 달…´단말기 가격´에 대응하는 자세는?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4.12.01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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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초기, 출고가 그대로 보조금 낮추고…단통법 두 달 출고가 낮추고 보조금 높이고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지난 10월 이동통신시장에 떨어진 커다란 화두 하나, 바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다.

이 법은 보조금이 과다지급되던 당시 휴대전화를 비싸게 산 다수의 국민들을 위해 보조금 차별을 막겠다며 새누리당 의원 10명이 발의해 지난 5월 본회의를 통과시킨 법이다.

이후 지난 9월까지 여러 논의와 삼성의 반대에 부딪치며 분리공시 없는 반쪽짜리 법으로 시작됐다.

결국 법 시행 당일 모든 이들이 우려한대로 기존 제도보다 극히 미미한 수준의 단말기 보조금이 공시되고 "보조금 차별 없이 모두가 비싼 휴대전화를 쓰게 됐다"는 비난을 받아야 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통신사들 배만 불려준 꼴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실제로 단통법 시행 당일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오히려 법 시행 전보다 더 비싸게 휴대폰을 사야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신 스마트폰들의 보조금 수준이 낮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두 달이 지났다. 단통법은 여전히 논란의 핵이고 해결 될 기미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미래창조과학부나 방통위 역시 "자리를 잡아가는 중"이라고 손 놓고 있다.

▲ 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은 뚝 끊어졌다. ⓒ뉴시스

 시장에서 사라진 공짜 단말기
시장에서 사라진 이통 가입자

앞서 말한 것처럼 단통법 이후 이동통신시장에서 공짜단말기는 사라졌다. 단통법 이전이었다면 재고정리 차원에서라도 공짜폰으로 풀렸을 오래된 단말기들이 10~20만 원대 가격표를 달고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가격 폭탄을 떠안은 셈이다. 단통법으로 보조금이 투명해지고 단말기 가격이 저렴해질 것이란 기대감은 무너져버렸다.

당연히 이동통신시장은 얼어붙었고 연쇄적으로 대리점과 이동통신사로 피해가 옮겨 붙었다. 지난 10월 한 달 동안 번호 이동한 가입자는 총 28만9849명으로 이는 지난 4월 이동통신사들의 순차적 영업정지기간동안 발생한 28만6151명을 간신히 넘는 숫자다.

시간이 지나면서 보조금액이 상향되긴 했지만 단통법 이전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통신사들은 불법인 보조금 대신 ‘중고가 선보상’제도를 들고 나왔다. 일정기간이 지난 뒤 단말기를 반납하는 조건으로 단말기 가격을 먼저 할인해 주는 것이다.

중고가 선할인 ´꼼수´…방통위 ˝보완 해라˝

LG유플러스는 ‘제로클럽’, SK텔레콤 ‘프리클럽’, KT ‘스펀지 제로 플랜’ 이라는 이름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가령 아이폰6를 구입하면 보조금과 함께 34~38만 원을 추가로 할인 받는다.

대신 18개월이 지난 뒤에는 단말기를 반납해야 한다. 사용 중 단말기가 파손되거나 분실되면 보상금을 물어줘야 하고, 최소 6만2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심지어는 상태 판별 기준이 이통사 주관적이고 낮은 등급이 나온다면 반납 자체가 거부된다. 휴대전화를 반납할 때까지 신줏단지 모시듯 지내야 한다.

▲ LG유플러스 제로클럽 안내 ⓒLG유플러스 홈페이지

방통위는 지난달 21일 이 프로모션에 대해 고객의 피해가 예상된다며 이통사에 보완책을 내놓으라고 지시했다. 아직 가이드라인은 없지만 프로모션 폐지 지시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1일 전국 통신소비자협동조합도 중고폰 선보상제에 대해 “18개월 사용 후 반납해야 하는 ‘임대폰’으로 통신사와 계약을 맺은 지 18개월 이후 통신사와 또 다른 휴대폰 공급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소비자를 묶어두려는 의도가 짙다”고 지적했다.

단통법에 대한 대안을 아무도 제시하지 못하자 최근에는 제조사가 나서 단말기 출고가 인하라는 강수를 두기 시작했다.

결국 출고가 할인…삼성전자 일부 저가 모델만 참여

LG전자는 지난달 25일부터 플래그쉽 모델인 G3를 10만100원 인하한 79만9700원으로 조정했다. 출시된 지 4개월가량 지난 G3비트는 39만9300원으로 낮아졌다. G Pro도 같은 가격대로 정해졌다.

특히 팬택 제품들은 파격적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베가 아이언2의 경우 출시 당시 출고가가 78만3200원 이었지만 이번 가격 인하로 43만여 원이 인하돼 35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 나온 베가팝업노트도 같은 가격에 출시돼 전량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일부 저가모델인 ‘갤럭시 그랜드’, ‘갤럭시 코어’ 등에 대해서만 출고가를 인하했다. 대신 플래그십 모델에 보조금이 상향되면서 가격 인하 효과가 어느 정도 발생했다. 갤럭시 노트4는 11만 원에서 22만 원으로, 갤럭시노트 엣지도 같은 금액의 보조금이 책정됐다.

그러나 소비자나 대리점은 여전히 단통법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주장이다.

소비자·대리점 ˝단통법, 현실 모른다˝

▲ 1일 국회에서는 단통법 시행 두 달을 맞이해 '통신비 인하 해법찾기' 토론회가 벌어졌다. ⓒ뉴시스

 참여연대 안진걸 협동사무처장은 1일 국회 회관에서 열린 ‘통신비 인하 해법찾기’ 토론회에서 “2010년 보조금 상한선이 27만 원으로 정해질 당시 단말기 평균 가격은 40~50만 원 선이었다”며 “현재 단말기 90~100만 원에 육박하는데도 보조금은 3만 원 인상되는데 그쳤다”고 비판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배상용 부회장도 같은 자리에서 “시장에서 유통되는 단말기는 70~100종에 이르는데 공시기간은 7일로 거의 매일 지원금이 공시되고 있다"며 "시장 혼란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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