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결국 매각 수순 밟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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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결국 매각 수순 밟는 이유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12.0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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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권 점포 5~6개 순차적 매각 움직임…실적부진·분식회계 등 연이은 악재가 결정적 원인(?)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홈플러스가 또 매각설에 휩싸였다. 지난 1999년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작사로 탄생한 홈플러스는 테스코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고유 브랜드를 사용할 정도로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최근 연이은 악재로 인해 매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 설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 매각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홈플러스가 영남권 내 일부 점포에 대해 순차적 매각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

메가마트·화룬완자 등에 인수 의뢰…매각가 예상 외 낮을 가능성↑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농심그룹 계열사인 메가마트에 영남지역 5~6개 점포의 인수를 의뢰했다. 또한 중국에만 30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최대 유통기업 화룬완자 등을 상대로 매각 협상을 시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가 우선 매각을 시도하는 이들 점포는 전국 140개 점포 가운데 상대적으로 매출이 저조한 곳이다.

홈플러스 매각설이 흘러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매각설은 매년 거론되어 왔었고, 때마다 회사는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올 하반기 들어 실무 차원의 협상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매각 수순에 급물살을 탔다.

홈플러스 매각 작업은 지난 10월 영국 테스코 본사의 사령탑을 취임한 데이브 루이스 회장이 극비리에 한국을 방문해 홈플러스 점포를 둘러보고 현황을 보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영국 테스코는 3개 홈플러스그룹 내 계열사인 홈플러스·홈플러스테스코(옛 홈에버)·홈플러스베이커리를 일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들의 전체 몸값이 최소 5조 원에서 최대 7조 원으로 평가되자 계열사별 매각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삼성물산·현대백화점그룹·신세계그룹 등과 계열사별 매각을 추진했으나, 골목상권 침해 논란과 비싼 인수 대금 등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이마저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 홈플러스 매각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뉴시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라도 최소 5조 원대에 달하는 홈플러스를 통째로 인수하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며 “매각가가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결국 회사는 점포별 매각으로 계획을 변경했고, 농심그룹 계열사 메가마트와 중국 유통기업 화룬완자 등을 상대로 영남권 점포 5~6 곳에 대한 매각 협상을 타진했다.

이처럼 홈플러스가 점포별 매각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은 3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며 실적부진이라는 수렁에 빠졌고, 본사인 테스코도 대규모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는 이중고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실제로 회사는 2011년 당시 영업이익이 5683억 원이었지만 2012년 4476억 원, 지난해 3382억 원까지 떨어졌다.

또 홈플러스 모기업인 테스코가 올 상반기 4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좀처럼 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9월부터는 46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분식회계를 저지른 것이 발각돼 영국 금융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필립 클라크 회장을 비롯한 테스코 경영진 8명이 전원 사퇴하고 유니레버 출신의 데이브 루이스 회장이 전격 영입됐다.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전문가로 통하는 루이스 회장은 취임 직후 테스코 해외법인의 실적을 우선적으로 검토한 뒤 매각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경품행사 조작과 개인정보 유출로 고객 신뢰도가 급격히 추락한 것도 홈플러스 매각을 앞당기는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관측이 많다.

경품 사기 등 연이은 악재 매각 앞당겨…홈플, “매각 사실화, 시기상조”

올 7월, 홈플러스 임직원이 고객 대상의 경품행사를 조작해 불법으로 경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뿐만 아니라 9월에는 고객 개인정보 575만 건을 무단으로 수집해 보험사에 판매한 혐의로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까지 받는 등 악재가 겹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한편, 홈플러스 매각 논란이 확산되자 메가마트 모회사 농심 측은 “의뢰가 들어온 것은 사실이지만 제안서만 받았을 뿐 인수 협상은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점포별 매각과 관련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각설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그러나 (매각 작업과 관련해)본사조차도 모기업인 테스코 측으로부터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설사 (매각이)진행된다고 해도 매각 작업은 영국 본사인 테스코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이지 본사 차원에서 말씀 드릴 부분은 없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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