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의 고공농성', 막 내린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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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의 고공농성', 막 내린이유?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1.02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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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M 사태, 노사합의로 일단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지난 12월 31일, 노사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고공농성장에서 서로 부둥켜 안는 씨앤앰 노동자들 ⓒ 뉴시스

'50일의 고공농성'이 막을 내렸다. 케이블방송사 C&M(씨앤엠) 해고 노동자들이 6개월이 넘는 농성 끝에 지난 12월 31일 사측과 합의를 타결함에 따라, 서울 프레스 센터 앞에 있는 20여 미터 높이의 광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였던 씨앤엠 노조원 임정균(38) 씨와 강성덕(35) 씨도 50일만에 지상에 발을 내디뎠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2001년 씨앤엠이 지역유선방송(SO) 인수함으로써 당시 SO에 정규직으로 입사했던 노동자들에 대해 2006년부터 외주업체 소속으로 고용형태가 전환됐기 때문이었다. 이후 2008년 MBK파트너스, 맥쿼리사모펀드가 씨앤엠을 인수하면서 이들 입사자는 모두 다단계 하도급에 따른 하청·재하청 노동자, 즉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고야 만 것.

사측이 하청업체를 바꿀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리며 쌓여만 가던 노동자들의 분노는, 올해 6월 씨앤엠이 하도급업체를 교체하면서 계약만료를 이유로 109명의 노동자를 해고하면서 거리로 터져 나왔다.

이에 씨앤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지난 7월 9일부터 노숙투쟁을 시작했다. 사측의 부당해고에 항의하며 복직을 요구했으나 씨앤엠은 거절했고, 결국 임 씨와 강 씨는 광고탑에 올라설 수밖에 없었다.

씨앤엠 노조 파업 204일째, 지난 12월 31일 사측은 결국 한 발 물러섰다. 109명의 해고자 중 이미 이직한 노동자를 제외한 83명을 재채용했으며, 임금 6개월분의 위로금도 지급하기로 노조 측과 합의했다.

제2의 씨앤엠 사태 방지책은?

이번 씨앤엠 사태의 가장 큰 쟁점은 '외주화'와 '하도급'이다. 씨앤엠은 영업 관리와 전송망관리·유지·보수 등은 원청에서 수행했으나, 영업(가입자 모집), 설치(TV수상기, 모뎀 등 기기 설치), 공사 등의 업무를 모두 외주화 했다.

또한 씨앤엠은 계약기간이 끝날 때마다 하도급업체를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위탁업체가 전체적인 영업 부분을 양수하면서도 겉으로는 새 계약을 내세워 선별적으로 고용을 승계한 사실이 드러났다. 노동조합에 참여한 노동자들을 배제하려 한 것.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은 지난달 29일 이슈페이퍼에서 씨앤엠 사태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제2의 씨앤엠 사태를 예방하고 방지하기 위한 입법적 대안을 제시했다.

민주노총은 "외주화의 무분별한 확산을 막기 위해 '상시적 업무 직접고용, 정규직 고용' 원칙을 법으로 규율해야 한다"며 "근로기준법 제9조 '중간착취 금지조항'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씨앤엠이 영업, 설치, 공사 등의 업무를 외주화한 것은 '상시적 업무'에서 도급, 용역, 파견 등의 명칭으로 제3자를 매개해 노동자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위법행위가 된다.

또 민주노총은 "하청업체 변경 시 고용승계 조항을 신설해 고용불안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하청업체의 변경으로 사업의 전부 또는 일부가 이전될 경우, 노동자에 대한 권리와 의무도 사업이전에 따라 승계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내세웠다. 아울러 "하청업체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원청 사업주의 책임을 명문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과 합의 과정에서 씨앤엠은 "이번 사태는 하청업체의 노사관계이며 원청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씨앤엠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우리는 주주일 뿐 경영과는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C&M 해고노동자들의 복직을 촉구하며 기도회와 연대활동을 전개해온 조계종 노동위원회 위원장 혜용 스님은 지난 31일 논평을 통해 "C&M 사태가 자본의 이윤보다 노동자의 권리·생존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데 경각심과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며 "'해고는 살인이다'라는 노동자의 절규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기업의 모습, 비정규직 문제해소를 위해 발 벗고 나서는 기업의 모습, 기업의 이익보다 노동자의 고용과 안전 그리고 행복을 우선 고민하는 기업으로 변할 때 우리사회는 그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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