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회장 ‘하마평’ 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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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회장 ‘하마평’ 무성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0.05.3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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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사회 선임 예정...관계·금융계 들썩
황영기 전 회장 사퇴 이후 8개월 째 공석인 KB금융의 회장에 누가 올 것인지를 두고 금융계는 물론 정계가 들썩이고 있다. KB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20일 2차 회의를 열어 외부 헤드헌터사 3곳으로부터 추천받은 인물 가운데 중복 인원을 빼고 회장 후보군 33명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후보군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윤용로 기업은행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등 그동안 자천타천으로 거론된 이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조만간 3차 회의를 열어 후보군을 10명 이내로 압축할 예정이다. 후보군에 대한 검토를 거쳐 회추위 위원들이 점수를 부여해 높은 순서대로 추릴 계획이다. 후보군을 대상으로 면접에 응할지 등에 대한 본인 의사를 확인해 4명 안팎의 인터뷰 대상자를 정하게 된다.
 
회추위는 다시 인터뷰 대상자를 상대로 외부 전문기관 등에 평판조회를 의뢰한 뒤 내달 중순 면접을 거쳐 회장 내정자를 선출해 이사회에 추천하게 된다.
 
▲ KB금융 회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사진 왼쪽부터) 이철희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 어윤대 국가브랜드 사장     © 뉴시스

후보군으로 지목된 인사 중 관 출신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주목할 만하다. 먼저 관 출신 인사인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당초 김 대표는 관 출신이라는 이유로 하마평에서 제외돼 왔지만, KB회장 인선작업을 이끌고 있는 KB금융 이사회가 출신을 따지지 않겠다는 의중을 밝히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김 대표와 함께 꾸준히 유력후보로 대두되는 관료 출신인 어윤대 국가브랜드위원장이다. 어 위원장은 이 대통령의 측근이자 어 위원장의 고교 후배인 노치용 산은캐피탈 사장이 KB투자증권에 내정되면서 한때 유력후보로 거론됐으나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어 위원장이 다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상태다.
 
그 외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과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사장도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이 사장의 경우 KB금융 회장직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이 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KB금융지주 회장에 지원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사진 왼쪽부터)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     © 뉴시스

최근 윤진식 청와대 정책실장도 KB금융 회장 후보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윤 실장이 한번 고배를 마신바 있는 충북 충주 보궐선거에서 7월에도 낙선할 경우 KB금융 회장으로 나설 것이는 것.
 
그러나 KB금융은 회장선출에 있어 이전까지만 해도 관료 출신 인사들을 회장 후보에서 배제하겠다는 금융당국의 기존 입장을 KB금융 회추위가 뒤집는 의견을 내놔 다시 한 번 관치 논란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월까지만 하더라도 “오해를 만들 이유가 없기 때문에 KB금융지주 회장에 관료 출신이 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강정원 국민은행장 겸 회장대행이 회장 내정자로 선임된 뒤 물러나면서 불거졌던 관치금융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금융당국의 의지 표명이었다.
 
하지만 KB금융 회추위는 “관료 출신을 포함해 특정 그룹을 제외할지를 회추위에서 논의한 바 없다"며 "때문에 사전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전해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권 출신으로는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과 윤용로 기업은행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이화언 전 대구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중 이덕훈 전 행장은 황영기 전 회장 선출과정에서 최종 후보에 올랐던 경력이 있어 유력시 되고 있다.
 
회추위가 후보 선출 작업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후보 선정을 둘러싼 공정성 논란이 이번에는 불식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9월 황영기 전 회장의 사퇴 이후 KB지주 회장 선출작업이 시작됐지만 결국 공정성 시비와 관치 논란 끝에 무산되고 말았다.
 
이번 회장 선출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를 없애려면 회장 선출 방식을 공모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었으나 회추위는 이를 외면했다. 과거와 같이 1차 후보군을 회추위에서 직접 정하지 않고 외부 헤드헌터사에서 추천받고, 회추위 구성원인 사외이사 중 상당수가 경영진과 친분이 없는 인사들로 바뀌어 공정성을 갖췄다는 게 회추위의 설명이다.
 
그러나 공모제에서처럼 투명하게 선출 방식이 공개되지 않는다면 이번에도 잡음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올해 KB금융의 최대 과제는 M&A를 통한 ‘리딩뱅크’ 입지 사수다. 이를 위해 외환은행 인수 등 1등 은행이 되기 위한 계획이 서있다. 하지만 선장 없는 배가 순항 하기란 무리. KB금융이 더 이상 회장직을 공석상태로 놔둘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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