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춘자, "'행복한 실버'와 함께 행복한 노후생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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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춘자, "'행복한 실버'와 함께 행복한 노후생활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5.01.27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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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울 송파 행복한 실버 고춘자 대표
"사회복지사들에게도 '복지'가 필요하다"
"내 꿈은 차별화된 노인 요양원 만드는 것"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근홍 기자)

▲ 행복한 실버 고춘자 대표 ⓒ 시사오늘 김병묵 기자

'100만 사회복지사 시대'가 머지않았다. 지난 2004년에 고작 10만 명에 불과하던 사회복지사 수는 매년 10만 명씩 늘어 지난해 기준 70만여 명에 이르렀다. 이처럼 사회복지사가 쏟아지고 있는 까닭은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기 때문. 바꿔 말하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사회복지사가 늘고 있다는 얘기다.

'실버 케어(sliver care)', 노인을 대상으로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단순히 '돈이 되겠다'는 심산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고 '노인 요양원' 등을 차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환자를 봉사대상이 아니라 돈벌이로 바라보고 있으니 서비스 질이 좋을 리 만무하다. 심지어 최근에는 일부 복지사들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상대로 성폭행 등 범행을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 사회적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윤리의식과 봉사정신이 부재한 복지사와 관련 요양 기관이 많아지고 있는 가운데, 편안한 노후와 효도의 기쁨을 어르신들에게 드리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세가족이 함께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해 꾸린 '재가노인복지센터 행복한 실버'가 이목을 끌고 있다. <시사오늘>은 27일 서울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소박한 사무실에서 행복한 실버 고춘자 대표를 만나고 그의 얘기를 들었다.

"'효(孝) 지킴이'가 되고 싶다"

-행복한 실버에 대해 소개해 달라

"2009년 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상대로 봉사활동을 계획한 적이 있었는데, 우연찮게 지금 사무실을 분양 받게 됐다. 이참에 제대로 된 실버 케어 서비스를 어르신들에게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에 남편과 외아들과 함께 사회복지사 자격을 취득하고 행복한 실버를 꾸렸다. 주 업무는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요양 서비스 제공하는 일이다. 현재 요양선생님(요양보호사) 70~80여명 가량을 전국 방방곡곡에 파견 보내고 있다."

-상당한 규모 같은데

"그렇지는 않다. 다만 우리는 '실버 케어(sliver care)' 사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커지기 전부터 시작해 자리를 잘 잡은 케이스다.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남편과 외아들이 같이 했기 때문에 이 정도까지 크지 않았나 싶다. '사업'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르신들에게 봉사하는 기쁨으로 임할 뿐이다. 행복한 실버가 앞으로 '효(孝) 지킴이'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어떻게 온가족이 함께 일하게 됐나

"시작할 때는 나 혼자였다. 그러던 중 어느 순간부터 남편과 아들도 사회복지사 자격을 따더니 일을 거들더라. 초등학교 교원이었던 남편이 행정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아들은 요양선생님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지역에서 봉사활동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웃으며) 그렇게 내세울만한 건 아니지만 송파 지역 소회계층을 대상으로 반찬 봉사를 하고 있다. 200인분 정도의 반찬을 매주 다른 메뉴로 조리해서 드리고 있는데, 어르신들이 맛있다고 참 좋아하신다. 교회 성도들과 함께 하는 일이라 힘들진 않다. 또 연말·연초에는 구세군 자선냄비 봉사도 하고 있다. 사회복지사 일을 시작하기 전부터 사회봉사에는 관심이 많았다."

행복한 실버 고춘자 대표 ⓒ 시사오늘 김병묵 기자

"사회복지사들에 대한 '복지'가 필요해"

-어르신들에게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르신들 보면 참 행복하다. 그렇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거다. 사회복지사들이 가난하지만 마음은 부자다. 하면 할수록 보람있다. 애초에 돈 욕심으로 시작한 일이 아니다. 사실 우리 복지사들보다는 요양선생님들이 고생이 많다. 요양선생님들 대부분이 여성이다. 청소하고, 식사를 돕고, 몸을 씻겨주고 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겠나. 또 외로운 어르신들이 요양선생님들에게 정신적으로 의지를 많이 하기 때문에 그 분들 어르고 달래는 일도 같이 해야 한다. 가끔은 어르신들로부터 폭력이나 성희롱을 당하기도 한다. 파출부처럼 대하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참 어려운 일인데 우리 요양선생님들이  정말 애 많이 쓰신다."

-어떤 일들을 하는지 구체적으로 소개해 달라

"어르신들 목욕하실 때, 식사하실 때 도와드리고, 청소·세탁부터 음식을 하기 위해 장까지 봐오기도 한다. 또 병원 가실 때, 다른 일로 외출하실 때 동행해 살펴드린다. 사실 육체적으로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심리적으로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이 많이 외롭고 정신적으로도 힘드시기 때문에 마음도 터치를 해드려야 한다. 어르신들이 복지사와 요양선생님들을 며느리보다 가깝게 느낄 수 있어야 좋은 요양 서비스가 아니겠는가."

-정부에서 나서서 개선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면

"우리나라 정도면 정말 잘 돼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사회복지사들에게도 복지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육복지다. 노동부에서 복지사들에 대한 교육에 더 투자해 줬으면 좋겠다. 지금도 물론 잘 돼있지만 조금만 더 체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한다. 특히 대표 사회복지사에 대한 교육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훌륭한 대표 사회복지사가 양성될 수 있도록 정부에서 힘썼으면 좋겠다."

"내 꿈은 차별화된 노인 요양원 만드는 것"

-앞으로 행복한 실버를 어떻게 꾸려나가고 싶나

"시작할 때는 미처 몰랐지만 일하면 할수록, 이렇게 어르신들 위해 봉사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의 행복한 노후와 행복한 가정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 이를 위해 행복한 실버를 바탕으로 해서 차별화된 노인 요양원을 만드는 것이 내 꿈이다. 돈벌이만 매진하는 요양 기관이 아니라 어르신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도 안정된 일상을 펼칠 수 있도록 '행복과 활력의 주춧돌' 역할을 할 수 있는 노인 요양원을 만들어 보고 싶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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