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영 "탄탄한 연기력, 잡초 같은 근성과 절실함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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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영 "탄탄한 연기력, 잡초 같은 근성과 절실함이 관건"
  • 방글 기자 박상길 기자
  • 승인 2015.03.15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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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의 대화 통해 끊임 없이 연기 연구하고 캐릭터 소화력 키워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박상길 기자)

▲ 허인영ⓒJOYOUS TAK STUDIO 포토그래퍼 탁우영

연극 무대와 브라운관, 스크린 작품에서 흥행의 요소로 빼놓을 수 없는 한 가지는 조연의 활약이다. 한번 스타가 영원한 스타라는 법이 없듯이, 한번 조연이 영원한 조연이라는 법은 없는 법. 최근에는 양념 같은 재미를 안겨주던 감초 조연에서 출중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주연급으로 올라선 배우들이 적지 않다.

2015년 조연에서 주연으로의 도약이 기대되는 배우 허인영을 만나봤다.

-지난해 <뻐꾸기 둥지> 이후 4개월 만이다. 근황이 궁금하다

"
CTS 라디오 드라마 <웰컴 투 파라다이스>에 출연 중이에요. 경찰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공인 20단의 다부진 성격을 가진 박지수 경위 역을 맡았어요. 드라마 들어간 지는 2주 정도 됐어요.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게 큰 흐름이고 코믹과 정치·시사 풍자의 성격으로 풀어진 드라마에요. 최근에 이슈가 됐던 갑질 사건과 법을 우습게 몰지각한 사람들, 예를 들면 운전을 하면서 담배꽁초를 습관적으로 길바닥에 던지는 사람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예요. 그동안 까랑까랑한 목소리의 악녀 역할을 주로 했다가 당찬 경위역을 새롭게 맡아서 좋아요."

<웰컴투 파라다이스>는 대학청년들의 애정 이야기를 녹여낸 교회오빠, 사랑과 용서의 최고 단계를 그려낸 CTS라디오 송작가의 앱시트콤 <숨결> 후속작이다. 지난달 말 첫 촬영에 들어가 현재 13회분의 녹음이 완료됐다. 허인영은 극 중 당찬 여경 박지수로 분한다.

-첫 주연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

"
그동안 드라마를 하면서 역할의 경중을 의식하고 있진 않았어요. 첫 주연이라 막중하다 이런 부담보다는 새로운 역할을 맡아 도전하는 것에 기뻐요. 배우가 되기 전 성우가 되고 싶단 꿈도 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이번 드라마 <웰컴 투 파라다이스>는 제가 성우의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좋았어요."

-드라마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감독님과 크리스천 모임에서 자주 만났어요. 제 일상을 많이 봤던 분이라 특별히 캐스팅과 관련해서는 물어보지 않았어요. 늘 했던 캐릭터, 잘할 수 있는 캐릭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새하얀 백지에 새롭게 그려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이번 작품은 라디오다 보니 기존 작품과 다르게 목소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드라마 들어가기전에 중점적으로 준비했던 부분은

"TV드라마는 표정과 동작, 외적인 부분이 합쳐져서 나오기 때문에 배우가 무슨 대사를 할 지를 예상할 수 있어요. 하지만 라디오는 내레이션의 지문과 배우의 연기, 음악 정도가 전부이기 때문에 오로지 목소리를 통한 정확한 대사 전달이 중요해요. 그래서 정확한 발음과 포즈 연습을 집중적으로 했어요."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감독님이 절제되고 동요되지 않는 카리스마 있는 성격을 원했는데, 제 목소리가 하이톤이였던 게 힘들었어요. 대사가 대부분 군대식 말투인 ‘다나까’로 끝나는 것도 어색했고요. 요즘 예능프로그램 <진짜 사나이-여군특집>편을 보면 처음에 다들 어리바리했다가 회를 거듭할수록 자리 잡아가잖아요? 그런 모습과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회를 거듭할수록 박 경위와 닮아가는 중이거든요."

-역할에 대한 롤모델이 있다면

"경위 역할에 대한 롤모델은 따로 없었어요. 지금까지 매체나 주변에서 봤던 경찰의 직업을 가진 남녀노소, 군인들, 드라마를 통해 만났던 캐릭터들이 교보재였어요."

▲ 허인영은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 게 소망이라고 설명했다.ⓒ시사오늘

-연기에 대한 롤모델이 궁금하다

"좋아하는 여배우가 있고 롤모델은 따로 있어요. 팬의 입장에서 좋아하는 배우는 故 이은주 씨, 은퇴한 심은하 씨, 전도연 씨가 있어요. 특히 심은하 씨는 한참 좋아했을 때는 잡지 스크랩부터 시작해서 문방구에서 파는 일반 사진까지 모두 앨범에 정리할 정도였어요. 전도연 씨 작품도 늘 찾아보고 있고요. 롤모델은 차화연 씨요. 연기에 힘을 들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하지만 연기에 힘이 있어요. 감정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식적으로 극대화하지 않는 부분이 좋아서 어떻게 연기하는지 분석하려고 자세히 봐요."

-평소 선배 연기자로부터 연기 지도를 많이 받을 수 있나

"주로 상대역으로 나오는 선배 연기자에게 질문을 하면서 배워요.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현장에서 바로 조언해주는 선배도 있고요. 방에 따로 불러서 가르쳐주는 애정 어린 선배도 있어요."

-원래 꿈이 배우였나

"부산에서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상경했을 즈음인 1999년에 연예인보다는 성우의 꿈을 안고 있었어요. 부모님께서는 방송 활동에 대해 심하게 반대하셨거든요. 하지만 성우는 조용히 연기하고 더빙하고 그런 모습을 보셔서 그런지 허락해주셨어요. 그래서 KBS문화센터에서 성우과정을 들으며 시험 준비를 했죠. 그 때 같이 스터디했던 친구들 중에 지금 개그맨이 됐거나 저처럼 연기하는 친구들도 있어요."

-특채로 데뷔하게 된 계기는

"어린 나이에 연기를 시작해서 KBS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특채가 됐어요."

-특채가 공채와 다른 점이 있다면

"공채는 방송사마다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라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오죠. 대부분 어린 나이에 들어오고요. 그래서 어린 나이에 좀 더 큰 기회를 맞이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 소속감과 자부심도 있고요. 아무래도 어릴 때부터 감독님과 뵙게 되니까 많이 기억해주시고 챙겨주시는 부분도 있고, 선후배간의 친밀함도 끈끈하죠. 저는 특채가 된 이후에 이 절차를 밟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있죠. 동기가 없어 외롭기도 하고요."

▲ 허인영은 올해 스크린을 통해 관객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시사오늘

-그간 연기를 하면서 생긴 내공이 있다면

"어렵고 힘들더라도 해내고야 마는 근성이 생겼어요. 절실함이 있기 때문에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하죠. 특채가 되는 과정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거든요."

-끝으로 한마디 한다면

"연기자로서 관객의 가슴에 와닿은 매력을 뿜어내는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자기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해요. 왜 연기를 하고 싶은지, 왜 이 길을 가고 있는지, 내가 가야할 길이 어딘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포장되어 있는, 가지런한 길에 대해 착각할 수 있는 거죠. 그러면 근본적인 것은 생각하지 않고 껍데기만 쫓게 되거든요."

-앞으로의 꿈은

"꼭 주연이 되고 싶다기보다는 여러 가지 삶을 경험할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에요.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를 잘 소화하는 감초 역할을 할 수 있다면 기꺼이 하고 싶어요. 매력이 있어서 항상 찾는 배우가 될 거예요."

-활동 계획은

"지금 하고 있는 <웰컴 투 파라다이스>를 잘 해내고 싶고요, 또 올해에는 스크린에서도 관객들과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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