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52)>나승일, "한국 경제 재도약, 교육 혁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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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52)>나승일, "한국 경제 재도약, 교육 혁신에 있다"
  • 박근홍 기자·서지연 기자
  • 승인 2015.04.02 14: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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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 중심에서 능력 중심으로 나아가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서지연 기자)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나타난 경이적이고 급속한 경제발전은 인간자원에 기초를 둔 것이며 교육은 지적이며 근면한 국민을 양산하는 데 이바지했다."

-UNESCO 보고서, 'Republic of Korea: Educational Services in a Rapidly Growing Economy'

▲ 나승일 서울대 교수 ⓒ 시사오늘 서지연 기자

교육은 국가 발전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써, 인적자본 증대와 기술발전 등을 이끌어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기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나라가 이뤄낸 지난 60여 년간 이룩한 급속한 경제발전의 배경에 '높은 교육열과 교육기회의 확대'가 깔려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교육과학분과 전문위원을 역임하고 박근혜 정부 들어 교육부 차관을 지낸 나승일 서울대 교수는 IMF 이후 줄곧 경기 침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가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다시 한 번 '교육'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 3월 31일 국민대 북악정치포럼 연단에 선 나 교수는 학력과 학벌 사회에서 능력 중심 사회로 나아가야 저성장의 늪에서 헤쳐 나올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교육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많이 아느냐?' NO,  '무엇을 할 수 있느냐?' YES"

"경제 재도약과 선진국 반열 진입을 위해서는 결국 인재가 필요하다. 인재란 교육을 통해 육성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교육 현주소는 입시 위주, 학력 위주의 시스템에 머물러 있다. 이제껏 해왔던 대로 하면 도약은 포기해야 한다. 학벌과 스펙 중심의 사회, 전부 무용한 것은 아니지만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꼭 머리가 좋고, 교과 성적이 좋아야 조직이 필요로 하는 인재인지 생각해보라. 현행 교육 시스템의 지향점과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려면 학벌 중심의 사회에서 능력 중심의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그 진전에 우리나라의 희망이 있다."

"'무엇을 많이 아느냐'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느냐'의 방향으로 교육 내용을 혁신해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 학벌 찾으랴, 스펙 쌓으랴 너무 힘들게 청춘을 보내고 있다. 좋은 일자리 구하겠다고 취업 재수, 삼수 고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가만 보면 훌륭한 스펙은 갖췄는지 모르지만 자신이 앞으로 할 일과는 무관한 방향으로 공부를 하더라. 지금까지 그렇게 배워왔기 때문이다. 앞으로 교육 혁신을 거쳐 취업 시장에서도 직무능력 중심의 평가가 될 수 있도록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이어 나승일 교수는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역량체계(NQF, National Qualifications Framework) 사업이 우리 사회가 능력 중심 사회로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정부는 '모두가 함께하는 행복교육, 창의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 혁신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혁신 사업으로 NCS와 NQF를 들 수 있다. 사회 각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수행하는 직무를 면밀히 분석하면 그 분야에서 요구되는 지식과 기술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가 있는데, 이 작업을 국가 차원에서 하는 게 바로 NCS다. 우리 교육 시스템을 보면, 상급학교로 진학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 없이 좋은 교육이나, 구인·구직 시장에서는 선호하는 형태가 아니다. NCS는 우리 학교 교육을 현장 중심의 교육 시스템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NQF는 쉽게 말하면 학력, 자격증 및 기타 증서, 그리고 경력 등을 상호 비교할 수 있는 일종의 기준표를 의미한다. 나는 우리나라가 학력 사회로 치달았던 이유 중 하나로 이 같은 상호비교를 위한 객관적인 잣대가 존재하지 않은 점을 꼽는다. 이미 NQF를 시행하고 있는 스코틀랜드는 꼭 석사나 박사 학위를 받지 않더라도 특정 자격증을 얻거나 일정 기간 경력이 있다면 학위를 인정해주고 있다. 이게 바로 NQF의 장점이다. 세계적인 피겨 스케이팅 선수, 김연아 선수도 앞으로 지도자의 길을 밟으려면 대학을 가야하고 학위를 받아야 하는 게 우리 사회 현실이다. 이런 부분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 나는 박근혜 정부가 옳은 방향으로 교육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나승일 서울대 교수 ⓒ 시사오늘 서지연 기자

강의를 마친 후 가진 질의응답 시간에 한 학생이 나 교수에게 물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또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 정책이 왔다 갔다 한다. 최소한 교육만큼은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가야 나라에 미래가 있고 희망이 있다고 보는데, 교육부 차관을 지낸 나 교수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 교수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

"정부는 마치 대한민국 미래를 향해 항해하는 배와 같다. 그 방향은 분명히 일관되게 가야하는 게 맞지만, 이를 추진하기 위한 과제에 있어서는 미세한 조정이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국민들은 입시 정책이 매년마다 자꾸 바뀐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쉬운 수능 기조로 점진적으로 바뀌는 것일 뿐이다. 자주 바뀌는 게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일관성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겠느냐."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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