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성진, "한나라 당권 도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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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진, "한나라 당권 도전하겠다"
  • 정세운 기자
  • 승인 2008.05.0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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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의 새로운 대표주자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이번 4.9 총선에서 당선됐다. 공 의원은 이번 당선으로 재선 배지를 단다.

 18대 국회가 들어서기까지는 한 달여 정도 남았다. 하지만 18대 국회 시작 전부터 공 의원의 ‘당 내 역할론’이 회자되고 있다. 당 내 3~4선급이 즐비한 한나라당의 사정에서 공 의원의 ‘당 역할론’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당 실세인 이재오 이방호 의원 등이 이번 총선에서 낙선함에 따라 현재 한나라당내에 친이계를 대표할 주자를 찾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친이계’가 내세울 대표주자로 ‘공성진’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공 의원은 2년 전부터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뛰어왔고,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아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가 정동영 후보를 압도적 표차로 이기는데 한몫했다. 이에 대한 공 의원의 생각을 듣기 위해 지난달 28일 의원회관 835호 사무실로 찾아갔다.

▲한나라당 공성진 의원은 친이계를 대표해 당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풍’으로 인해 이재오 이방호 등 친이계 낙선

-공 의원은 대외적으로 ‘친이명박’ 더 나아가 ‘친 이재오계’로 분류됩니다.

“친이라고 하면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친 이명박, 그러니까 범MB계가 있고 이재오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정치인도 친이라고 합니다. 제가 정계에 들어와서 ‘국가발전전략연구회’라는 연구회를 만들었고, 이재오 홍준표 김문수 박계동 등 기라성 같은 정치인들이 주요 참여인사였습니다. 40여명 가까운 의원들 가운데 초대 대표를 제가했고 그 인연으로 이재오 의원과는 동지적 관계를 구축해 왔습니다. 그러다가 당시 이명박 후보가 대권도전의사를 표명하면서 이재오 의원을 총괄 책임자로 영입한 것입니다. 그때 저는 이명박 당시 예비후보의 서울시 선거대책위원장이 되었습니다. 제가 그 직책을 맡게 된 것은 이재오 의원을 통해서입니다. 저를 범MB파이자 친이재오계라고 분류하더라도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사실 공 의원은 정치학박사이자 대학교수 출신이다. 지난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 함께 정치 스터디 그룹, 북악포럼을 만들었다. 이런 인연으로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 공 의원은 ‘미래를 여는 창’이라는 책을 써 당시 이회창 후보를 정책제안자로서 도왔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2007년 대선을 앞두고 공 의원이 쓴 ‘미래를 여는 창’이라는 책 제목을 자신의 캐츠프레이즈로 내 걸기도 했다.

-이재오 이방호 의원을 비롯해 ‘친이계’가 이번 총선에서 대거 낙선했습니다. 공천과정의 문제점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원인을 추적해보면 일부 그런 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공천에 불만을 표하고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며 아주 국민 감성에 호소하는 발언을 했잖습니까. 이를 계기로 영남을 중심으로 박풍이 불기 시작했고, 서울 은평을 이재오 의원 지역에 많은 박사모 들이 투입돼 낙선운동을 벌였습니다. 언론에도 그렇게 보도되고 경남 사천의 경우에도 박사모 정광용 회장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념이 다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을 지원할 수 있느냐’고 묻자 감정적으로 울먹이면서 ‘그건 박근혜를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공연연한 사실 아닙니까. 하물며 은평의 이재오의원의 경우는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이재오 의원이 박사모 때문에 무너졌다는 것은 너무 억측이 아닐까요.

“물론 문국현 후보가 ‘대운하 반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이재오 의원에게 도전을 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선이후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약 3개월이 흘렀는데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다고 ‘고소영’, ‘강부자’내각 인선문제 등으로 인해 이명박 정부에 실망하고 등을 돌린 국민들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내우외환이라고 할까, 사면초가라고 할까. 제대로 된 출범도 하기 전에 중간평가라는 시련 속에 이재오 의원이 무너졌고, 여타 영남에 분 ‘박풍’으로 인해 이방호, 김희정 의원 등이 낙마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사모들이 은평을 지역에 투입돼 이재오 낙선운동을 벌였다는 증거가 있나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박사모가 이재오, 이방호, 전여옥 의원 등을 지목하며 공개적으로 낙선운동을 벌였습니다. 이재오 의원의 은평을 지역에 처음에는 자유선진당으로 장재완 이라는 사람이 예비후보로 등록했었습니다. 그러나 정작 후보 등록 때에는 친박연대로 등록했고 선거 며칠을 남겨 둔 시점에서 후보를 사퇴했습니다. 나중에 선거결과를 보니까 장재완 후보의 표가 고스란히 문국현 후보에게 간걸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보더라도 박사모의 낙선운동이 효력을 발휘한 것을 알 수 있지요.”

4.9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대대적인 물갈이를 단행했고 공천을 받지 못한 원내 인사들은 ‘불공정한 공천’이라며 반발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도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며 이번 공천을 비난했다.

박 전 대표의 공천 불만에 대한 영향력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친이’ 인사들은 영남에서 전멸하다시피 했다. ‘박풍’은 서울 한복판에도 밀어 닥쳤다. 친이계의 좌장이던 이재오 의원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덜미가 잡혔다.

-한나라당이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연대를 정치적 실체로 인정해서, 당 내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받아들이자, 말자는 논의자체가 성립되어서는 안됩니다. 국민이 153석의 과반의석을 줬고, 이 의석으로 정치를 하라는 것 아닙니까. 물론 절대 과반이 안 된다면 여러 가지 다른 방법들을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보수를 지향하는 자유선진당도 있습니다. 친박연대나 친박 무소속연대 뿐 아니라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과반 의석이 필요하다면 그분(자유선진당)들 하고도 손잡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하지만 전당대회나 국회 개원도 하기 전에 이분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자유선진당하고는 문제의 차원이 다릅니다. 불과 몇 개월 전까지는 한나라당 사람 아니었습니까.

“공천의 문제점이 일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6인회의 멤버인 박희태 김덕룡 의원 등도 공천을 받지 못했습니다. 맹형규 박계동 안택수 권철현 등 중진 다선 고령의원도 다 낙천됐습니다. 이분들도 억울한 측면이 있었겠지만 탈당해 출마하지 않고 당의 결정에 대부분 승복했습니다.”

-그건 공천을 주도한 사람들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낙천 시킨 것 아닙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공천심사위원이 있고, 대통령이 있습니다. 공천심사위원이 바지저고리가 아닙니다. 공천심사위원들 나름대로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공천에 영향을 미치는 게 쉽지 않습니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그래도 공천 내용을 들여다보면 친박계 인사들이 대거 낙천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공 의원은 “모든 것을 의도적으로 본다면 끝이 없다. 다 합당한 논리가 있다. 박 전 대표가 공천이 잘못됐다고 얘기하지만 자기 계보원들을 낙천시키는 것은 잘못됐고 박희태나 김덕룡 의원 등 나머지 사람들의 낙천에 대해 함구한다면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천은 계파적 시각을 배제한다면 크게 하자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승민 유정복 이혜훈 의원 등은 모두 공천을 받지 않았습니까. 이름을 거론하지 않겠지만 일부이지만 선거사범이나 부정에 연루되고, 지역 여론이 좋지 않은 사람을 공천 줄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이들이 일거에 박근혜 바람으로 다시 살아 돌아온 것 아닙니까. 한나라당은 이번 총선에서 153석을 얻었습니다. 굳이 새 지도부가 출범도 하기 전에 받아 들이냐, 마냐 하는 식의 논의가 우선순위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지금은 국민통합과 경제회생에 정치의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이들을 받아들이면 당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그건 복당을 주장하는 분들의 논리이고 주장일 뿐입니다. 지난 25일 박근혜 전 대표께서 기자회견을 통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테니 모두를 복당시켜 달라’라고 말하며 이런 인식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생각을 해 보십시오. 당이 이들을 받아들인다면 이 사람들에 의해 떨어진 한나라당 공천자들은 어디로 갑니까. 박풍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진 낙선자에 대한 고려도 없이 받아들인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국민일부가 공천이 잘못되었기 때문에 복당시켜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희생당한 한나라당 당원들, 153석을 밀어준 국민들은 아무얘기도 하지 말아야 한단 말입니까. 박 전대표는 계보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말씀하시지만 자꾸 복당 주장을 하게 되면 이런 것들이 또 다른 계보정치의 한 행태로 비칠 수 있는 여지가 있게 됩니다. 지금은 감성적이고 정서적 논리에 매몰될 필요가 없습니다. 17대 국회 끝 무렵이고 전당대회가 시작되기 전 아닙니까, 이에 대해 아직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공 의원의 주장을 듣고 있자니, 결국 박 전 대표가 해당행위를 해 많은 한나라당 공천자들을 낙선시킨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박 전 대표도 해당행위를 한 것 아니냐.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해당행위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치적 타협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이를 해당행위로 볼 것인지는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을 우선시 할 것인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원동지들의 의견이 우선 중시돼야 합니다.”

당헌당규대로 전당대회 치른다면 ‘당원, 대의원의 평가를 받겠다.’

-이번 총선에서 다선 의원들이 대거 낙선했습니다. 공 의원의 ‘당 내 역할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시당위원장으로서 경선, 대선, 총선 승리라는 3관왕을 이뤄내고 50대 중반에 재선 의원이라는 성숙한 정치인에 거는 기대를 담아 과분하게도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지난 2년간 이명박 경선 후보의 서울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이명박 후보를 만들어냈고, 대선 때는 서울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서울에서 무려 145만 표 차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압도적 승리를 일구어 냈습니다. 이번 총선에도 서울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서울 전역에 지원유세를 다니면서 48개 의석 중 40개 의석을 확보했습니다. 정치평론가들은 이런 기록이 앞으로 절대 깨지지 않을 거라고들 얘기합니다. 

 물론 이명박이라는 상품이 수도권에 어필하는 측면이 일등공신입니다. 한편 주변에서는 고맙게도 제가 많은 기여를 했다고 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또한 경선, 대선, 총선을 치르면서 당의 외연이 서울로 확장되었고 따라서 서울이 이에 걸맞는 역할을 해야 할 때라는 지적도 많습니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시당위원장이 당지도부에 들어가는게 온당하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필자는 ‘친이계를 대표할 마땅한 대표주자가 없다’고 물었더니, 공 의원은 “정두언 의원을 비롯해 여러분이 계시다”고 답했다.

정두언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과 동시에 핵심 실세로 여러 차례 이름이 오르내렸다. 하지만 정 의원은 20여년 가까이 총리 비서실에서 일했다. 때문에 스타일 자체가 ‘비서실장’이지 야전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때문에 결국 친이의 대표주자로 ‘공성진’을 지목하는 이가 많다.

 -7월 전당대회에 대표경선에 출마하실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봐도 됩니까.

“아직 여러가지 변수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도부가 어떻게 구성이 될지 확연히 나오지 않아 뭐라고 얘기하기가 그렇습니다. 당헌당규대로 구성하면 경선을 해야지만 당헌당규와는 달리 최고위원회를 구성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박 전 대표의 실체를 인정해서 지나친 당권경쟁 보다는 화합 형으로 가는 게 좋지 않느냐는 의견도 설득력 있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경선이 없을 수도 있어 도전한다, 안한다 얘기하는 게 좀 빠른 측면이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를 잘 뒷받침하기 위해 또다시 친이, 친박으로 나뉘어 경쟁하기보다는 합의를 통해 화합형 지도부를 구성하고 이번 전당대회를 축제 분위기에서 치렀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향후 한나라당 지도부는 어떻게 구성되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번 전당대회에서 구성될 한나라당 지도부는 철저하게 화합형, 통합형 지도부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부를 잘 뒷받침하여 지난 대선, 총선에서 나타난 경제 살리기라는 국민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화합형, 통합형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소위 대권주자로 일컬어지는 강재섭, 박근혜, 이재오, 정몽준 최고위원과 같은 분들은 이번 지도부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분들은 아무래도 당 운영을 함에 있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뒷받침보다는 자신의 대권을 향한 디딤돌로 당을 활용하려는 생각이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실제 그렇게 운영하지 않으려 한다 하더라도 그런 유혹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대권을 준비하는 분들은 5년이나 남은 대권경쟁에 몰두하고 이를 위해 당권을 잡으려고 하기 보다는 국민 속으로 들어가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지도부는 이명박 정부의 통치철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뒷받침할 수 있도록 대통령과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당의 화합을 이루고 당정청의 교량역할을 할 수 있는 신진세력들로 구성되어야 할 것입니다.”

-경선을 한다면 당권에 도전할 생각이 있는 겁니까.

“만약 당헌당규대로 진행된다면 앞서 말씀드린 대로 경선, 대선, 총선에서 나름의 역할을 한만큼 서울을 대표하고 그간 저의 활동에 대해 당원, 대의원 동지 분들께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보고 싶습니다.”

-공의원께서 그리는 한나라당의 모습은 어떤 것입니까?

과거 야당시절 모습에서 환골탈태해야 합니다. 야당 때에는 책임도 그다지 없고 문제를 지적하는데 그쳤던 부분도 있었지만 이제 한나라당은 집권여당이 되었고 더욱이 지난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획득함으로써 막중한 책임의식을 느껴야 합니다. 국민은 그 어느 때보다 한나라당에 책임 있는 여당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력한 책임감과 정권을 만들어낸 주인의식을 갖고 당이 앞장서 사회전반에 개혁의 바람을 불어넣는 것이 필요합니다. 과거 정권을 타산지석 삼아 당정청의 새로운 관계모델도 재정립해야 할 것입니다. 과거 민자당, 신한국당 시절처럼 집권여당이 청와대의 눈치나 보고 일방적으로 끌려 다녀서도 안되겠지만 또 그렇다고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처럼 도대체 여당이 있기나 한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엇박자가 나고 불협화음이 밖으로 표출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행 야당시절에 제정된 당헌 당규를 전면 손질하여 여당에 맞게 개정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정례적인 당정청 협의체를 통해 의사소통이 원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한 정책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합니다. 20~30대 유권자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많이 내놓아야 합니다. 당의 정책전문 인력 충원을 통해 당의 전문화, 당 전체의 연구소화를 이루어내야 합니다. 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인 만큼 이에 걸맞는 입법정책 보좌와 지원도 강화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선거는 과거처럼 대규모 유세보다는 TV 등 대중매체에 의한 홍보의 중요성이 더 높아질 것입니다. 이에 맞춰 당의 PR기능을 강화하여 미국식 캠페인형 정당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와 더불어 ‘이슈 무브먼트’를 전개하여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합니다. 아쉽게도 이번 총선에서 호남과 충청에서 국민적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습니다. 이로 인해 호남,충청지역의 여론을 당에 전달할 창구가 없습니다. 따라서 당은 이들 소외지역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이들 지역의 인재를 당정청에 골고루 등용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한나라당이 국민 여러분으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정당이 되도록 하여 100년 정당의 기반을 마련해야겠습니다. 열린우리당이 창당하면서 100년 정당을 만들겠다고 호언했지만 불과 3년만에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현재 정당 가운데 가장 역사가 깊습니다.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정당, 역사에 남을 정당을 만들고 싶습니다.

▲공 의원의 이재오 전 의원은 자신의 정치선배이자 동지라고 말했다

-‘친이계’ 대표 주자로 원내대표에 도전할 생각은 있습니까.

“원내대표는 원내경험이 많은 사람이 하는 게 옳다고 봅니다. 당 내에 3~4선급 의원이 많습니다. 그 분들이 하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

필자는 질문을 돌려 ‘잘못하면 이재오 의원과 라이벌 관계가 성립되겠다’고 넌지시 농 비슷한 질문을 했다.

 “뭐 부모자식 간에도 권력은 나눠가질 수 없다는 말이 있지만 이재오 의원은 나의 정치 선배이자 절친한 동지입니다.”

그러면서 공 의원은 “이 의원은 훌륭한 정치인이다. 돈 문제나 여타 비리문제로 단 한 번도 거론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공 의원은 이 의원이 청렴하게 정치를 해 왔다는 것을 강조하는 듯 보였다. 이 의원은 사실 재야 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단칸방을 전전하며 살았다. 국회의원이 된 후에도 여전했다. 1990년 2000만원 대출을 받아 구산동에 23평짜리 단독주택을 구입했다. 그 집에서 이 의원은 아직까지 살고 있다.

“큰 정치인들은 좌절과 굴곡이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조지타운으로 망명 아닌 망명을 간 것 아닙니까. 하지만 큰 정치인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의원한테도 그런 기회가 다시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위기관리 연구회’, ‘미래전략위원회’ 설립 등 미래학자 출신으로서 미래를 준비하는데 노력을 기울일 터…

-18대 국회에서는 어떤 상임위에서 활동할 계획이십니까?

“생각중입니다. 제 지역구인 강남(을)은 재개발 재건축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문제가 가장 큰 현안입니다. 이를 효과적으로 풀기위해 국토해양위를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 의원이 말하는 국토해양위는 옛 건설교통위원회를 말한다. 

 -재선이 되시는데 그 밖에도 18대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계신 게 있다면.

“날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향후 10년, 20년을 내다보고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는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따라서 국회에 미래전략특별위원회 설치를 주도하겠습니다. 당장의 성과에 급급하기보다는 장기적, 거시적 안목을 갖고 향후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지난 해 태안 기름유출사건이나 숭례문 화재사건에서 보여준 우리의 대처 능력은 너무도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북한 급변사태 등 각종 국가적 위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평소에 준비를 잘 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위기관리연구회’라는 연구모임을 만들어 각국의 위기 대처 사례를 연구하고 철저한 위기 대응매뉴얼 등을 준비하겠습니다. 이명박 정부는 실용정부로 불립니다. 그래서 이런 이명박 정부의 통치철학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당의 원내외 인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실사구시’(실용사회 구현을 위한 시스템)모임을 만들어 국민 여러분이 가장 필요로 하는 민생정책을 연구하고 이를 당 정책에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물어보지 않아 하지 못한 말이 있을 듯싶습니다.

“정치인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과 더불어 해야 합니다. 정치는 월급쟁이가 아닙니다. 국민 한분도 좋고 5천만 국민 전부를 생각해야 합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게 정치입니다. 새로운 국회가 시작되면 그야말로 한국정치사의 한 획을 긋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려고 합니다. ‘정치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지역이나 계파정치나 하고 국민의 이해는 상관없이 사리사욕만 채우는 게 정치인의 품평이었다면 그걸 불식시키는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저는 ‘5의’의 정치를 하고자 합니다. ‘5의’ 즉, ‘정의(正義)’, ‘대의(大義)’, ‘신의(信義)’, ‘동의(同義)’, ‘성의(誠意)’의 정치를 하겠습니다. 사회 전반에 ‘정의(正義)’가 바로 서고 살아 숨 쉴 수 있도록 ‘대의(大義)’를 좇아 ‘신의(信義)’와 ‘동의(同義)’를 바탕으로 성심 ‘성의(誠意)’를 다하는 정치를 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필자는 공 의원에게 ‘공 의원을 두고 한국의 희망이다. 도덕성과 리더십을 갖춘 정치인이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덕담을 건넸다.

공 의원은 이에 대해 “칭찬해 주면 고맙지만 한편으론 두려움이 있다. 기대를 하면 편견을 가지고 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릇되거나 어긋나면 비난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 더욱 열심히 할 생각이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선 의원이 되면 정치적 발언도 많이 하고 내 특유의 정치를 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아마도 7월 전당대회에 나서겠다는 생각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듯싶었다. 성공하면 그는 4관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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