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재벌家, '민낯' 드러낸 막장드라마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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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결산]재벌家, '민낯' 드러낸 막장드라마 연출
  • 방글 기자
  • 승인 2015.12.31 0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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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베테랑, 내부자들, 성난 변호사

올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인기있던 영화로 꼽히는 작품들이다. 영화계는 최근 몇 년간 계속된 이슈로 재벌 갑질을 꼽았다. 또, 그에 상응하는 응징을 담은 영화들이 올해 한국 영화시장에서 사랑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남양유업의 밀어내기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 등이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것이 영화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다. 무엇보다 사회 현실을 반영한 데 그치지 않고 통쾌한 복수로 끝난다는 데서 국민들을 흥분시켰다는 해석이다. 특히 베테랑의 일부 장면들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재벌들의 막장 드라마도 나날이 진화하는 모습이다. 올해도 계속된 ‘그들만의 전쟁’을 돌아본다. <편집자주>

SK 최태원 혼외자 고백…노소영 “가정 지키겠다” 최태원 “내연녀 책임지겠다”
롯데家 ‘형제의 난’…치매 논란 신격호 두고 신동주-신동빈 ‘격돌’
박삼구-박찬구, 형제갈등 금호-석화 계열분리에서 화해 불발까지

연말을 핫하게 달구고 있는 이슈는 단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혼외자 고백이다.

최 회장은 직접 언론사에 편지를 통해 노소영 관장과의 이혼을 계획하고 있으며 혼외자식과 그 엄마가 있는 가정을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이미 수년전부터 별거 중이고, 이혼에 대해 구체적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사실 재벌가의 혼외자 논란은 꾸준히 있어왔다. 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혼외자녀들이 ‘상속 재산 협의 분할 계약 변경’ 소송을 제기한 사실은 이미 유명하다. 당시 유전자 검사를 통해 친딸임이 밝혀졌고, 각각 70억 원의 유산을 배분받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혼외자에 대해 밝히고, 이혼을 요구한 경우는 처음이라 관객들의 관심도 뜨겁다.

일각에서는 이혼하고 싶어 안달난 최태원 회장이 최후의 방법으로 ‘언론’을 이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특별사면을 받은 지 4달만이고, 간통죄가 폐지된 후의 고백이라는 점에서 도덕적 논란도 일고 있다.

법원이 유책배우자의 이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태원-노소영 주연의 드라마가 어떤 결말을 맞이할지 주목된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혼외자를 직접 밝히면서 재벌家 혼외자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뉴시스

올해 막장드라마의 최고봉은 롯데 신동주-신동빈 형제의 난이다. 두 형제의 경영권 싸움으로 신격호 회장은 치매논란에, 롯데는 일본기업 논란에 시달려야했다.

그동안 조용하던 롯데였던 터라 극은 ‘절정’을 찍었다.

지난해 12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계열사 곳곳에서 해임되면서 경영승계는 신동빈 회장에 집중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회장을 대동,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형제 갈등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진흙탕 싸움에 국민들이 지쳐갈 무렵 경영의 투명성 논란도 불거졌다. 기업구조 개선과 경영투명화 없이는 국민들의 반롯데 정서를 잡기 힘들어 보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반롯데 정서로 인해 월드타워 면세점의 특허권을 잃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신동빈 회장의 원리더 체제로 막을 내리긴 했지만, 여전히 분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 신동주(오른쪽)-신동빈(왼쪽), 롯데家 형제분쟁이 올해 새로운 이슈로 떠올랐다. ⓒ 뉴시스

지난 29일 금호산업을 인수하면서 그룹 재건에 종지부를 찍은 금호家도 수해째 형제간 다툼이 진행 중이다. 특히 올 한해 금호와 금호석유화학은 법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데다 화해와 거부를 반복하면서 계속해서 재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법원이 박삼구 회장의 금호그룹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에 경영권 분리를 인정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는 박삼구 회장이 금호석유화학 8계 계열사를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 소속 회사로 지정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공정위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은 지난 13일 금호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을 분리해 보는 게 맞다고 확정했고, 업계는 박삼구 회장과 동생 박찬구 회장이 실질적으로 갈라선 것으로 해석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이 두 번의 화해를 시도했다는 데 있다.

법적으로는 분리 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에서도 가족간 화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는 반응이다.

박찬구 회장 역시 박삼구 회장의 진심을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지난 9월 금호산업 주식매매계약 체결 뒤 박삼구 회장이 “가족간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지만, “언론을 통한 화해 의사였을 뿐, 직접적인 사과는 없었다”며 진정성을 의심했다.

박삼구 회장의 화해시도는 지난 29일 금호산업 인수대금을 완납한 후에도 계속됐다. 박 회장은 동생과의 갈등에 대해 “자신의 잘못”이라고 단정 짓고,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찬구 회장이 “박삼구 회장의 화해 발언을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는 일종의 카드일 뿐”이라며 거부해, 2015년에도 두 사람이 화해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다.

이 외에도 곳곳에서 막장드라마는 연출됐다.

실제로 재벌닷컴에 따르면 40대 재벌그룹에서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곳은 삼성과 현대를 비롯해 17개에 달했다.

현재는 롯데와 금호 외에도 효성이 진행 중이다.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차남 조현문 효성 전 부사장은 지난 2013년 회사를 떠나면서 형인 조현준 사장은 물론, 아버지까지 공격했다. 특히 올해는 해당 사건을 특수부가 맡으면서 다시 한 번 이목이 집중됐다. 애초 조사부에 배당됐던 사건이 특수부에 재배당되면서 효성그룹의 비리 수사가 그룹 수뇌부를 정조준,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편, 남자 신데렐라로 알려진 임우재 전 삼성전기 부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소송도 세간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지난 8월 임우재 부사장이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새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연말 인사에서 상임고문으로 발령나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두 사람의 이혼소송 선고기일은 내년 1월 14일로 예정돼 있다.

 

담당업무 : 재계 및 정유화학·에너지·해운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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