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영어 조기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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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영어 조기 교육
  • 유재호 자유기고가
  • 승인 2008.12.03 14: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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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어 조기 교육에 관한 말이 많다.
8학군에서는 초등학교 때 영어를 시작하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고 영어 유치원을 나오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돼버렸다. 심지어는 6개월 신생아에게 들려주는 영어 CD가 있다니 얼마나 한국에서의 영어 열풍이 심각한 수준인지 알게 해준다.

어려서부터 영어의 환경에 노출을 시켜주겠다는 취지는 좋다. 언어습득은 어릴수록 좋은 것은 부인하지 못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서 찾아올 심각한 부작용들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어린나이에는 영어를 즐기면서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고 칭찬을 통해서 그 아이의 장점을 부각시켜 자신감을 주는 작업이 핵심이다. 영어는 90%이상이 자신감이라 하지 않던가.

하지만 영어 조기교육 중에 대다수가 아이들을 영어 Phobia로 만드는 현실이다. 실질적으로 초등학교 1학년 정도의 학생들 중에 과도한 학업으로 영어 공포증이 생겨 심리 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경우가 허다하다. 결국 어머니의 과한 사랑(?)이 아이를 심리 상담소로 몰고 있는 것이다.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유독 성장이 안 되고 수업을 즐기지 못하는 학생이 간혹 있다. 이런 경우 상담을 통해서 확인해본결과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학원 숙제 의외의 활동들을 시키거나 옆에서 스트레스를 주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Irony 하게도 부모님의 욕심이 아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영어 학원 강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단어를 외워야 되지 않을 까요? 초등학교 4학년인데 걱정되네요." "문법을 해야 되는 거 아닌가요?" 이런 질문에 문법을 하지 마시라고 대답을 해드린다.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모국어의 습득 원리를 한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 태어나서 듣기를 시작한다. 모르는 말을 그 상황에 맞게 들으며 이해하고 수만 번을 반복해서 듣고 옹알이를 시작한다. 옹알이를 하면 부모님들의 칭찬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갖고 옹알이가 더욱 정교해지기 시작한다. 글 읽기와 쓰기는 그다음 단계이다.

이러한 모국어 습득 원리에 입각해서 영어를 배워야지 말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한국 교육 현실은 그렇지 않다. 거꾸로 되도 한참은 거꾸로 된 교육방식이다. 문법을 말도 하기 전에 먼저 배우게 되면 영어로 말을 하려고 할 때 막힘 현상이 생긴다.

어법에 맞게 말하려고 머릿속에서 말하기 전에 생각하는 나쁜 버릇이 생겨서 말이 술술 나올 수가 없다. 예를 들자면 "She don't go school" 이라는 문법에 어긋나는 문장을 내뱉고는 흔히 말하는 '쪽팔린' 감정을 느끼게 된다.

미국에서 거의 10년을 살았지만 미국인들과 대화함에 있어서 Grammar Mistake 은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Grammar 가 틀렸다고 미국사람들이 비웃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감 없고 쭈뼛쭈뼛하는 태도가 미국 사회에 적응하는데 있어 제일 큰 방해물이 된다. 제일 중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자신감 있는 사람은 교육을 받지 못했더라도 받은 사람보다 훨씬 수월하게 미국인들과 대화를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유학생들 중에 자신감이 없어 영어로 말하기를 꺼려하는 유학생들도 술만 마시면 영어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것을 자주 목격한다. 그것은 바로 술이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마비시켜주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갖는 작업이 그토록 중요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술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더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칭찬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칭찬의 힘을 과소평과 하는 경향이 있다. 칭찬에 인색하고 비판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칭찬의 힘은 굉장히 놀랍다. 실제로 가르치면서 칭찬이라는 무기로 많은 효과를 보았다. 어디 가서 말 한마디도 안하는 학생의 입을 열게 한 것도 칭찬이었고 지루하다고 영어 그만둔다고 하는 학생을 사로잡은 것도 칭찬이었으며 가는데 마다 문제아소리를 듣는 학생을 영어 Lover로 만든 것도 바로 칭찬이었다.

칭찬을 하는 데에는 요령이 있다. 구체적으로 그 아이가 어떻게 잘했는가를 표현 해주어야 한다. 다소 과장된 동작과 몸짓으로 진심을 담아 칭찬을 해줄 필요가 있다. 또한 어떤 시점에서 칭찬을 해주어야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면 산만한 아이가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순간, 소극적인 학생이 한마디 내뱉는 순간 등이 바로 포인트이다. 사실 관심 있게 살펴보면 장점이 없는 학생은 거의 없다.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의 기준에 맞는 학생들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으므로 그 기준 이하의 학생들이 자신감을 찾기란 굉장히 힘들다. 

우리나라 영어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시험 위주 교육이라는 점이다. 시험을 보기 위해서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공부하고 시험이 끝나면 힘들게 외웠던 단어들을 다 까먹는 것들을 보게 된다. 하지만 진정으로 국민들이 영어를 '진짜로' 잘하게 만들려면 기존 시험제도부터 개선하여 더욱 효과적인 평가방법을 찾아야 한다.

즐기면서 영어하는 아이들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부모님들을 보면 안타깝다. 즐기면서 시험 없이 영어를 하나의 놀이 문화로 여기고 채화했을 때의 놀라운 효과를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기에 더욱더 그렇다.

영어에 올인 하는 사회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자는 것은 아니다.
이왕 영어에 투자 할 거면 옳은 방법으로 했으면 좋겠다. 영어 시험을 잘보고 싶은 것인지 영어를 잘하고 싶은 것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유재호(서초 Toss English 영어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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