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카메라, 캠코더를 넘보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를 넘보다
  • 천신응 자유기고가
  • 승인 2008.12.02 15: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풀HD 고급 화질 … 일부 기능 · 편의성은 오히려 월등

사용자 손수제작물이라는 불리는 UCC, 그 중에서도 동영상 UCC의 인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전세계 수십억 네티즌들이 직접 생성해내는 수많은 동영상들은 지금도 유튜브(www.utube.com)에서 많게는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동영상 UCC의 발전에는 디지털 카메라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카메라, 동영상은 캠코더’라는 너무도 당연한 상식(?)과 달리,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들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것. 초창기 조악한 화질의 ‘간이 기능’에 그쳤던 디지털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이 어느덧 전문 캠코더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향상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디카(디지털 카메라) 디캠(디지털 캠코더) 일체형 제품으로부터 동영상 DSLR에 이르기까지,디지털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이 어디까지 발전해왔는지, 그리고 동영상까지 훌륭히 소화하는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하기 위해 감안할 점은 무엇이 있는지 살펴본다.



인터넷 동영상으로 대표되는 UCC 열풍이 쉽사리 꺼지지 않을 낌새다. 관련 사이트가 속속 증가하는 한편, 포탈 업체도 관련 서비스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네티즌들에게 동영상 촬영과 편집 과정은 너무도 버겁다. 또 수십 수백만원대의 전문 캠코더와 편집 소프트웨어를 갖춰야하는 점도 부담스럽다. 공중파나 영화 등의 콘텐츠를 캡처하거나 이를 응용한 UCC가 대다수를 이루는 이유다.
 
디지털 카메라 동영상 기능 부각 = 이에 따라 많은 사용자들이 디지털 카메라에 주목한다.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의 대부분은 동영상 촬영 기능을 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전문 캠코더에 비해 화질과 기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높은 해상도와 화질을 요구하지 않는 UCC의 특성상 이 또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업계에서도 이를 감안, 최근 동영상 기능을 대폭 강화한 디지털 카메라 신제품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뒤로는 휴대폰에 치이고 앞으로는 DSLR에 밀려 설 곳을 잃어가는 보급형 똑딱이 디카의 새로운 용도로 동영상에 주목하고 있는 것.

실제로 최근의 디지털 카메라를 살펴보면 ‘1,280×720 해상도 HD 동영상 촬영 대응’, ‘시간제한 없이 메모리 용량만큼 동영상 촬영’ 등, 관련 기능을 부각시킨 제품들이 상당수다. 산요나 파나소닉, 카시오 등과 같은 기업은 아예 동영상 기능을 특화함으로써 동영상 디카 전문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전략도 세워두고 있다.
 
‘영화 같은 화질’ DSLR에도 동영상 기능 탑재 러시 = 최근에는 또 한걸음 진보하고 있다. 그 동안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동영상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던 렌즈 교환식 DSLR(Digital Single Lens Reflex)이 드디어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9월 출시된 니콘의 D90이 DSLR의 업계 최초로 HD 동영상을 지원한데 이어 파나소닉은 지난 9월 12일 컴팩트형과 DSLR의 경계에 위치한 신개념 디지털 카메라를 출시하는 자리에서 내년 봄께 출시하는 후속작에서 동영상 촬영 기능을 포함시킬 것이라고 공언했다.

D90의 경우 동영상 촬영 시 수동 초점만 가능하지만 이 후속작은 자동 초점도 지원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영국의 레드디지털이라는 독립제작자용 디지털 캠코더 제작 기업도 DSMC(Digital Still & Motion Camera)라는 새로운 개념의 동영상 디지털 카메라를 2009년에 선보일 것이며, 종전 DSLR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최근 밝혔다.

캐논도 17일 발표한 ‘5D Mark Ⅱ’ DSLR에 풀HD 동영상 촬영 기능을 삽입하며 관련 시장 공략을 천명하고 나섰다.
컴팩트형 디지털 카메라에서 이미 지원됐던 동영상 기능이 DSLR에 삽입된다는 사실이 중요한 이유는 역시 화질이다. 컴팩트 카메라의 사진 화질이 DSLR의 화질에 비교할 수 없는 것처럼 동영상 화질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DSLR과 컴팩트 형의 가장 큰 차별점인 센서크기(DSLR의 이미지 센서는 4~8배 정도 더 크다)로 인해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얕은 심도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초점이 맞은 대상만 또렷이 표현하고 배경이나 전경은 흐릿하게 뭉개는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참고로 동일한 효과를 구현하는 디지털 캠코더의 가격은 수억 원에 달한다.

DSLR 고유의 능력이 렌즈 교환 능력도 한층 빛을 발할 수 있다. 디지털 캠코더의 경우 보다 넓은 화각을 촬영하는 광각 표현 능력이 부족하다. 반면 DSLR의 경우 캠코더에서는 구현이 불가능한 수준의 광각 렌즈도 자유롭게 부착할 수 있다. 부분적으로 디지털 캠코더를 능가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영상 촬영용 디지털 카메라 체크포인트 = 이렇듯 디지털 카메라가 편의성, 휴대성, 부가 기능 등에서 캠코더를 능가하고 화질도 상당 부분 개선되다보니 가정용 캠코더의 위치를 상당 부분 침범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모든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가 이러한 기능을 지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상 모든 보급형 디지털 카메라가 동영상 기능을 지원하지만 아쉬우나마 캠코더와 비교될 정도로 우수한 동영상 촬영 기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는 그야말로 극소수다. 쓸 만한 동영상 기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인지를 파악하려면 다음의 기능을 확인하면 된다.
 
자동 초점 = 디지털 카메라라면 당연히 지원하는 기능이 자동 초점 기능이지만 동영상 촬영에서는 예외인 경우가 종종 있다.
동영상 모드로 설정하고 촬영하다보면 초점이 초기 상태로 고정되고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라 자동 조절되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카메라 액정에서는 선명하게 보여도 정작 동영상을 PC에서 확인해보면 흐리멍덩하게 나오기 일쑤다.
 
 ▷ 줌 기능 = 이 기능 역시 마찬가지다. 정지 영상 촬영에서는 줌 기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도 정작 동영상 촬영 시에는 줌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 모델이 의외로 많다.
간단한 동영상 클립을 만드는 정도라면 상관없지만 캠코더 대용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반드시 동영상 촬영 시 줌 기능이 동작하는 제품으로 구입해야 한다.
 
 ▷ 동작 소음 = 자칫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다. 자동 초점이나 줌 기능이 동작할 때 구동 모터의 동작 소음이 함께 녹음되는지 꼭 확인해봐야 한다.
음질이 동영상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서 불필요하게 녹음된 동작 소음은 전체 결과물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특히 전동식 줌 기능을 갖춘 디지털 카메라 다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 스테레오 녹음 = 비교적 체감하기 어렵지만 본격 캠코더 대용으로의 활용하기 염두에 두고 있다면 이 역시 필수적으로 체크해야할 부분이다.
사실상 대다수 디지털 카메라는 동영상 촬영 시 음질을 ‘모노’로 녹음한다. 어디까지나 간이 동영상 클립 정도를 생성하는 용도로서 기획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실제 촬영에서 스테레오 지원 여부는 시청자의 실감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 좀더 전문적인 편집까지 고려하고 있다면 두말할 나위도 없다.
 
 ▷ 외부 마이크 단자 = 이 또한 디지털 카메라의 동영상 촬영 기능에 날개를 달아주는 기능이다. 동영상 촬영 기능이 특화된 일부 디지털 카메라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동영상 기능에 있어 사실 화질보다 음질이 아쉬운 경우가 많다. UCC용으로 편집하다보면 화질 차는 구별하기 어려운 정도까지 좁혀지는 반면, 갈라지고 탁한 음질은 캠코더와의 차별을 실감나게 한다.

이 경우 별도의 외부 마이크를 연결하면 본체의 조악한 마이크와 비교할 수 없는 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
 
해상도 · 프레임 · 촬영 시간 = 가장 기본적으로 확인해야할 항목이다. 구형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최대 320×240 해상도에 초당 15프레임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으며, 최대 수 분 내외로 촬영 시간이 제한되는 경우가 잦았다.

만약 캠코더 대체용의 강력한 동영상 촬영 기능을 원한다면, 640×480 이상의 해상도에서 30프레임 촬영을 지원하는지, 또 메모리 용량이 가득 찰 때까지 촬영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부 고급형 모델은 1,280×720 와이드 해상도에서 초당 30프레임을 지원하기도 한다. 한편 이러한 정보는 대부분 제품 사양에 함께 공개되므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렌즈 밝기 · 교환 능력 = 자칫 간과하기 쉽지만 렌즈 밝기는 꼭 확인할 요소다. 대개 저가형 제품의 경우 F3.5(숫자가 낮을수록 밝다) 정도의 렌즈 밝기를 지원하는 반면 고급형 제품은 F1.8~F2.0 정도의 렌즈 밝기를 지원한다.

밝은 낮에는 별 차이가 나타나지 않지만 저녁이나 밤과 같이 어두운 환경에서는 표현 능력에 큰 차이를 보인다. 동영상 촬영에서 보조 조명을 휴대하기 어렵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DSLR의 렌즈 교환 능력은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F1.4 정도의 렌즈를 부착한다면 촛불 한두 개 정도의 밝기에서도 무난히 밝은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상 전문 디지털 카메라는 뭐가 있을까
80만원 정도의 산요 VPC-HD1010는 디지털 카메라임에도 풀HD급 화질의 동영상 촬영을 지원한다. 10배 줌 렌즈로 뛰어난 해상력을 자랑하며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촬영할 수 있는 ISO 3200의 고감도 촬영 기능도 지원하고 있다. 렌즈 밝기도 F1.8에 달한다.

동영상 촬영 기능은 HDTV 화면 주사율인 1080p(1920X1080) 크기의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프레임 레이트는 60프레임을 지원한다. 동영상 포맷은 MPEG4와 AVC/H.264를 사용하고 있으며, 8GB SD 메모리를 사용했을 때 HD급 화질은 4시간 촬영, 일반 화질은 8시간까지 촬영이 가능하다. 이만하면 어지간한 캠코더 부럽지 않은 수준이다.

디지털 카메라와의 겸용을 노리고 좀더 저렴한 제품을 찾는다면 삼성테크윈의 VLUU NV24HD도 검토해볼만 하다. 3.6배 줌이 다소 아쉽지만 102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로서의 기능과 간이 동영상 기능이 잘 조화돼 있다. 1280X720 해상도의 HD급을 촬영할 수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 메모리 용량이 허락하는 만큼 얼마든지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을 감안하더라도 남다른 동영상 화질을 얻고 싶다면 현재로서는 니콘의 D90과 캐논 5D mark Ⅱ가 해답이다. 공식 발표 이후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이들 두 제품은 DSLR인만큼 우수한 화질과 얕은 심도를 맛볼 수 있게 해준다.

단 D90의 경우 130만원대, 5D mark Ⅱ의 경우 300만원대 초반의 비싼 가격을 감안해야 한다. 또 이들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가의 렌즈도 필수적이다. 참고로 D90의 경우 동영상 촬영 시 수동초점만 가능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