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소통, 毒일까 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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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소통, 毒일까 藥일까
  • 이해인 기자
  • 승인 2010.07.23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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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이미지 신종 마케팅 툴로 각광…‘양날의 칼’ 기업 도입 꺼리기도
기업인 이찬진, 소설가 이외수 등을 시작으로 지난 6·2지방선거 때 트위터가 돌풍을 일으키며 크고 작은 기업들이 하나 둘씩 트위터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소비자들과의 친밀감 형성 등 또 다른 마케팅 툴로서 트위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말'이 많은 곳엔 꼭 '사건'이 따라다니기 마련. ‘말'이 핵심 콘텐츠인 만큼 조용할 리가 없는 트위터. 파랑새가 날라다 주는 것은 과연 달콤한 열매뿐일까?
 
즉각 대응, 기업이미지에 플러스
 
트위터의 강점은 두 가지로 들 수 있다. 빠른 정보 전달과 상호 소통이 가능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 정용진 신세계부회장의 트위터.     © 시사오늘
특히 빠른 정보 전달은 생각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지난해 12월 미국 콜로라도 주에서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미끄러지는 사고가 한 탑승객의 트윗으로 2~3분만에 사람들에게 알려졌다는 일화는 이미 유명하다.

지난 1월 뉴욕 허드슨강에 비행기가 비상 착륙했을 때도 트위터 속보가 뉴욕타임스보다 15분이나 빨랐다.

트위터의 이러한 강점은 언제 어디서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및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과 함께 맞물리며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더구나 클릭 한 번으로 내가 보고 있는 정보를 리트윗(RT)해 나를 팔로윙(following)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순간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는 네트워크를 타고 순식간에 수 천, 수 만 명의 사람들에게 퍼져나간다.

▲ KT의 트위터.     © 시사오늘
만약 100명의 팔로워(follower)를 갖고 있는 사람이 어떤 사람의 트윗을 리트윗했다면, 리트윗 한 트윗은 그 사람이 갖고 있는 100명의 팔로워에게 동시 전달된다.
 
또 그 트윗은 받은 사람이 100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고 그 트윗을 리트윗할 경우 또다시 100명에게 퍼져나간다. 클릭 두 번으로 200명의 사람에게 퍼져나가는 것이다. 결국 ‘일당 백’이란 말이 딱 어울리는 표현인 셈이다.

이렇듯 ‘빠른 정보 전달 속도’라는 장점을 이용, 기업들은 신제품 활용 등에 트위터를 마케팅 도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더불어 트위터는 기업의 이미지 업그레이드에도 한 몫 한다.  

재계 트위터 광풍을 불러일으킨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트위터 사용으로 IT기술에 관심이 많은 대기업 CEO이자, 직원들과 격의 없이 지내는 소통형 경영인으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더불어 트위터와 메신저를 통해 직원들과 격의 없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모습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두산’의 이미지마저 젊고 활기찬 기업으로 바꿔 놓았다. 두산 관계자는 “박 회장이 트위터를 통해 직원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대기업 회장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호감을 얻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 도미노피자 트위터.     © 시사오늘
트위터를 통한 CEO들의 사고 대처 또한 눈에 띈다.

재계 트위터리안 중의 한 명인 정용진 신세계부회장은 최근 신세계백화점 화재사고때 자신의 트위터에 “안전교육을 직접 챙기겠다"는 등 화재의 원인을 직접 설명해 네티즌들로부터 신뢰를 얻었다.

얼마 전 트위터 시작 1주년을 맞았던 KT역시 트위터를 고객과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 빠른 대응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해 7월 시작해 현재 3만1000여명의 팔로워와 소통하고 있는 KT는 아이폰 출시, 신규 서비스 발표 등 고객들과 네티즌들이 궁금해 하는 점들을 즉각 알려 평판이 좋아졌다.

실제로 KT가 트위터 오픈 1주년을 기념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트위터 경영의 성과로 실시간 고객 커뮤니케이션을 36%로 가장 높게 평가했다. 이어 고객 의견 수렴을 통한 서비스 개선이 20%, 젊고 혁신적인 기업이미지 변화가 18%로 3위를 차지했다. 

KT의 트위터 담당자는 "기업과의 소비자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고객센터와는 다른 긍정적인 효과들을 얻었다"며 "커뮤니케이션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공기업의 무거운 이미지도 트위터를 통해 젊고 역동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빨라도 너무 빨라, 자칫하면 '독'
 
트위터는 개방성과 실시간 소통이라는 강점으로 소셜미디어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빠른 전파력이 때로는 ‘독(毒)이 된다. 게다가 트위터는 정보가 걸러지지 않고 전파되기 때문에 사실과 다른 헛소문 혹은 기업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정보도 빠르게 전파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심장의 진동에 맞춰 온몸으로 독소가 빠져나가듯, 치명적 글들이 온 세상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말 故 박용하의 자살이 알려진 후 트위터에서 '하루 뒤 박용하의 아버지도 사망했다'는 거짓 정보가 급속히 퍼져나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다행히 오보로 밝혀졌지만, 정보의 진실, 거짓여부와 상관없이 모든 정보가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트위터의 역기능을 우려해야 할 대목이다.

트위터의 역기능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도미노피자의 웃지 못할 마케팅 에피소드도 있다.

도미노피자는 지난 2일 개인의 팔로워 수를 인증 받으면 100명당 1000원씩 최대 2만원까지 할인해주는 '도미노 해피 트위터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이벤트를 겨냥해 묻지마 팔로윙 등 의도적으로 팔로워를 늘리는 네티즌이 늘어갔다. 각종 사이트에는 '팔로워 늘리는 비법'이 돌아다녔으며 이벤트를 겨냥해 팔로워를 늘리기 위한 카페도 생겨났다.

이벤트가 황당한 방향으로 흐르자 도미노피자는 결국 지난 12일 긴급사과문을 내고 애초 8월 5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이벤트를 16일 서둘러 종료했다.

온라인서비스인 만큼 보안에 취약하다는 점도 또 하나의 단점으로 꼽힌다.

영국 이동통신사업자 보다폰(vodafone)은 지난 2월 보다폰 트위터 계정에 이 회사가 동성애를 혐오한다는 내용이 떠 곤욕을 치른 바 있다.

트위터 사용자 중 일부는 보다폰 트위터 계정이 해킹 당했을지 모른다고 알렸지만 많은 팔로워들이 이 내용을 그대로 전파하고 회사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또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미국 방문 중 갤럭시S의 로밍 오작동으로 난감하다는 트윗을 올렸던 것이 순식간에 갤럭시S의 품질론으로 번지기도 했다.

이렇듯 한 번 시작되면 수습할 겨를 없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다는 것 역시 트위터의 장점들과 함께 피할 수 없는 트위터의 약점이다.

또한 위기상황을 맞이했을 때 논리적이고 계획적으로 트윗하지 않을 경우 자칫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약점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트위터가 이미지 쇄신, 즉각적인 대처, 소통 등 여러가지 장점이 있는 것은 맞지만 역기능과 예상치 못할 돌발 상황 등 단점도 존재한다"며 “이같은 단점으로 인한 리스크로 아직까지 도입을 꺼리는 기업이 많다"고 전했다.

장점과 단점을 함께 갖고 있는 양날의 칼 ‘트위터’. 국내 기업들의 트위터 활용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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