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선發 현대家 일감 몰아주기 논란, 현대차 '영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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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선發 현대家 일감 몰아주기 논란, 현대차 '영향' 우려
  • 방글 기자
  • 승인 2016.04.13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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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통한 내부거래 비중 '관심'…승계 자금창구 현대글로비스 '긴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이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15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오후 정 전 명예회장의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 자택으로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현대家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의 갑질 의혹으로 현대의 내부거래가 다시 지적받고 있는 가운데, 일감 몰아주기 불똥이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승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와 주목된다.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진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오너일가의 사익 취득이라는 부정적 여론에 부딪친 탓이다.

현대가에 일감 몰아주기 논란의 불씨를 다시 살린 것은 정의선 부회장의 사촌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의 갑질 논란이 전파를 타면서다. 정일선 사장이 안정적으로 갑질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형제기업인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무조건적으로 매출을 견인해줬기 때문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정일선 사장은 故 정몽우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장남으로 정문선 현대비앤지스틸 부사장과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사장의 형이다.

앞서 한 매체는 정일선 사장이 수행기사들에게 갖은 욕설과 폭언, 폭행을 일삼은 사실을 보도했다. 인격모독적인 말은 물론, 까다로운 갑질 매뉴얼까지 세상에 알려지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정일선 사장은 즉각 사과문을 올리고 개인적으로도 용서를 구하겠다고 전했지만, 비난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갑질 논란, 현대家 일감 몰아주기 논란으로 ‘불똥’

정일선 사장의 갑질 논란이 확산되자 불똥은 현대비앤지스틸과 현대머티리얼로 옮겨붙었다.

현대머티리얼은 정일선 사장이 2010년 지분 100%를 출자해 설립한 개인 회사로 2013년까지 현대차그룹 등과의 거래를 통해 수천 억원의 매출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거래 비중에 대한 규제 기준을 좁히자 정일선 사장은 돌연 대표이사와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았다.

당시 정일선 사장은 현대비앤지스틸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 현대머티리얼의 수익 창출 루트가 사라졌기 때문 아니냐는 의혹을 내놓기도 했다.
 
이번 논란에서도 현대비앤지스틸과 현대머티리얼이 언급된 이유는 매출의 대부분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현대머티리얼의 경우는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제철 등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를 통해 고정 매출을 확보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1년 국내 매출 743억 원 중 82%에 달하는 609억 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나왔고, 현대제철이 519억 원, 비앤지스틸이 90억 원의 매출을 책임졌다.

현대비앤지스틸의 경우 지난 2014년 기타특수관계자 매출이 2336억 원 가량을 차지한다. 회사 전체 매출 7116억 원의 32% 수준이다. 내부거래 배중은 40%를 넘어선다. 2011년 26.4% 수준이던 현대차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2014년 40.8%까지 증가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비앤지스틸의 지난해 실적은 70% 이상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145억2523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484억1383만 원) 대비 300억 원 이상 줄어든 것. 매출액 역시 689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줄었고, 순이익은 87.2%까지 줄어들었다.

기업의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정일선 사장은 12억3000만 원을 보수로 받아갔다. 전년 대비 2200만 원 줄어드는 데 그친 것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이 제제 대상에서 제외된 데는 지분율이 한 몫했다는 지적이다. 현대비앤지스틸의 최대 주주가 정일선 사장이 아닌 현대제철(41.12%)이기 때문이다. 정일선 사장과 두 동생 정문선‧정대선 형제는 각각 2.52%, 1.74%, 0.72%를 보유하는 데 불과했다.

현대家 내부거래 비중에 ‘관심 집중’…승계 자금 견인차 글로비스 ‘화들짝’
오너 중심 이익에 부정적 여론 형성…법적 문제 없지만 도덕적 이미지 타격

상황이 이쯤에 이르자 내부 거래 비중이 높은 현대차그룹 계열사들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그 중에서도 정의선 부회장이 승계 재원으로 이용할 것으로 알려진 현대글로비스가 대표적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각각 6.71%, 23.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지난해 두 사람의 보유 지분을 30% 미만으로 낮추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것도 이번 논란의 함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올해 현대‧기아차 운송 물량을 대폭 확대했다.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운송을 담당했던 유코카캐리어스가 빠지면서 그 물량이 현대글로비스로 이전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2017년 12월 31일까지 1조4000억 원대 일감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60%대로 떨어졌던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중이 올해는 7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계열사들이 해외 사업을 확대하면서 내부거래가 증가세로 돌아선 탓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2분기 이란 자동차 시장 재진출을 계획하고 있고, 기아차는 올해 연산 30만대 규모의 멕시코 공장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의 해외사업 확대 등이 현대글로비스의 내부거래 비중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이 올해 현대글로비스의 매출 확대 등 호재에 힘입어 승계 재원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 확대가 현대글로비스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정의선 부회장이 수혜를 입게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관심이 모아지면서 정의선 부회장 승계 작업도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일선 사장의 갑질 논란을 잘 해결하는 게 관건”이라며 “이미 현대차그룹의 형제 기업간 내부거래 비중에 관심이 집중된 만큼, 현대글로비스의 꼼수도 여론의 화살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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