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시위]의혹 부인하며 탈북자 간 갈등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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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연합 시위]의혹 부인하며 탈북자 간 갈등 '부각'
  • 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4.2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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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배은망덕한 者의 이야기일 뿐"…"기자들도 다 빨갱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오지혜 기자)

▲ 21일 <시사저널> 빌딩 앞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시위 ⓒ 시사오늘

보수 시민단체 '어버이연합'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참사와 한일 위안부 합의 등 국내 현안마다 열어 온 극우성향 집회의 배후에 청와대와 전경련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앞서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은 지난 11일 어버이연합이 세월호 반대 집회에 탈북자들에게 일당을 주고 동원했다는 내용을 보도, 파장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JTBC <뉴스룸>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어버이연합의 자금줄 역할을 했다고 지난 19일 보도한 데 이어, <시사저널>이 21일 "보수단체 집회를 지시한 최고 윗선은 청와대"라고 보도, 논란의 정점을 찍고 있다.

어버이연합 보도 논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정부가 시민단체 집회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탈북자들이 개인 신념을 떠나 일당을 받기 위해 동원됐다는 의혹이다.

어버이연합은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해당 보도매체 <시사저널>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서는 전경련과 청와대 배후설에 대한 사실관계보다 탈북자 간 갈등이 부각됐다.

이날 시위는 대한민국어버이연합과 탈북어버이연합 두 단체가 진행했다. 고령의 회원 100여 명이 '시사저널은 사실무근! 허위자료 제보!' 등 <시사저널> 보도에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이종문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보수단체들은 돈 하나 받은 것 없다"면서 "애국단체를 마녀사냥식으로 몰아가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고서 태극기를 펼쳐 국기에 대한 경례와 묵념을 진행했다.

이 부회장은 "우리 어르신들이 대한민국을 위해 일하는데 있지도 않은 회계장부 문제를 가지고서 허위로 보도했다"면서 "대한민국에 3만 명의 탈북자들이 있는데 개인의 의견만 가지고 기사를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은 연설 직후 기자들이 '돈을 받은 적 없다고 했는데 일당은 어떻게 처리한 것이냐'고 묻자, "탈북자들이 집회에 자주 나오니까 교통비라도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단체 회원들끼리 3천만 원을 십시일반 모아 나눠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김미화 탈북어버이연합 회장이자 자유민학부모연합 대표 역시 일당에 대한 사실은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탈북민들이 일당만으로 아스팔트에 앉아서 집회에 참여했겠느냐"면서 "북한 지뢰와 핵실험 관련 집회에 대해서는 일당을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전경련 입금내역에 대해서는 '탈북민 개인의 일탈'로 규정했다.

그는 "어버이연합 보도의 제보자는 이경옥 전 탈북어머니회 부회장"이라고 지목했다.

이 전 부회장은 탈북난민인권연합 여성국 국장으로 다른 탈북단체들과 친분을 맺고, 탈북어머니회를 조직해 탈북어버이연합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 전 부회장이 회원들 상대로 투자를 받는 등 문제가 생길 것 같아 탈북어버이연합에서 내보냈다"면서 "이에 앙심을 품고 없는 회계장부를 만들어 가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김 대표는 김용화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를 겨냥, "청와대 배후설을 제기해 이경옥 전 부회장과 함께 탈북민들을 이간질하는 사람이 있다"고 비난했다. 

▲ 21일 <시사저널> 빌딩 앞에서 열린 어버이연합 시위 ⓒ 시사오늘

시위에 참여한 탈북민들은 "이경옥과 김용화는 어버이연합에서 도움도 받았다. 배은망덕한 사람들이 지어낸 이야기"라면서 해당 인물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그러나 시위 참여자들은 전경련 의혹에 대한 질문에 "여기 기자들도 전부 빨갱이"라면서 "다 불태워버려야 한다"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이종문 부회장은 "전경련 입금내역이 찍힌 것은 이경옥 전 부회장의 개인계좌"라고 주장하면서도 '청와대와 전경련 개입설'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며 대답을 피했다.

한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지난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가 어버이연합 논란과 관련, "탈북민의 현실을 왜곡해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시켰다"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날 CBS 프로그램에 출연한 탈북민은 "탈북한 사람들 대부분 일용직으로 일하다 보니 급여도 높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다"면서 "어버이연합 집회에 나갔다면 사정상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이든지 고령이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건을 따져보기 전에 일당을 준다고 하면 일단 (동참했을 것 같다)"면서 "이같은 탈북민들에게 소일거리라든지 일자리를 줬다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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