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가, 이재용 효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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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가, 이재용 효과 '없다'
  • 방글 기자
  • 승인 2016.05.24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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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지분율=주가' 공식, 제일모직·삼성ENG·삼성SDS는 '通'…삼성물산엔 '不通'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 삼성물산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뉴시스

총수 지분율이 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공식이 삼성에서는 빗나간 모양새다.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으로 야심차게 지주사 자리를 꿰찬 삼성물산이 이재용 부사장의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는 반대로 제일모직이나 삼성엔지니어링, 삼성SDS 등은 이재용 부회장과 주가 간 상관관계가 확실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이재용 부회장은 제일모직의 지분 23.2%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였다. 때문에 이 부회장의 보유 주식이 없던 삼성물산 주주들(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등)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합병 비율에서 불합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중한 탓이었다.

이미 업계에서는 총수 지분 비율이 높은 회사가 합병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많았다. 때문에 당시 합병 비율 논란은 삼성의 승계를 휘두를 만큼 위협적이었다. 결과적으로 양사 합병 당시 제일모직 주주들은 합병으로 이익을 봤고, 삼성물산 주주들은 상대적 손해를 봤다. 총수 지분율이 주주들에게 영향을 미친 셈이다.

올초에는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SDS가 이재용 효과의 주인공이 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SDS지분을 매각한 것이 양사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 것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 2.05%를 매각해 3800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확보한 현금을 부실 계열사인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 참여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SDS의 주가는 끝을 모르고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해 5월 33만5000원을 기록했던 것이 올해 1월 매각 소식 이후로 계속해서 내리막을 걷더니 4월에는 15만원대로 반토막 났다.

반면 연일 하락세를 보였던 삼성엔지니어링 주가는 반등으로 돌아섰다.

삼성SDS의 주식을 내다 팔아 현금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난 1월 29일에는 전일 대비 13.96% 오른 1만2650원에 장을 마감했고,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 302만4038주(1.5%)를 취득한 2월 26일에는 연일 계속되던 주가 하락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삼성SDI가 신규순환출자 금지에 걸려 삼성물산 주식을 내놓았을 때도, 이 부회장이 일부 사겠다고 나서자 모두 팔렸다. 총수 지분율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기대감에 투자자가 몰린 탓이다.

이재용 승계 주춧돌 삼성물산, 주가 하락세 계속
실적 악화 파장, 합병 효과 의구심으로 파장 확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용 부회사의 승계 주춧돌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삼성물산 주가는 정신 없이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월 이후 최저가를 찍는가 하면 최근 3개월간 25%까지 급락했다.

업계는 실적이 악화된 데다 제일모직과의 시너지가 불분명한 점, 지주사 역할이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이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합병 직후인 지난해 4분기 890억 원의 영업적자를 낸 데 이어 올 1분기에는 4450억 원으로 적자 폭을 키운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제일모직과의 합병에서 삼성 편에 섰던 국민연금까지 나서 주식을 내다 팔면서 주가 하향곡선에 힘을 보탰다는 설명이다.

결국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하던 6월 최고점(19만2000원) 보다 40% 빠지는 상황에 이르렀고, 시가총액 기준 순위도 4위에서 6위까지 밀려났다.

심지어 향후 전망도 불투명하다. 24일 동부증권 측은 삼성물선의 실적 개선은 2018년 이후에나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윤호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영업가치 상승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건설부문은 1분기에만 30개 현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했고, 바이오부문 영업 흑자도 2018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는 15만6000원에서 13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쯤되니 삼성물산을 향한 우려의 시각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삼성물산의 실적 쇼크가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도 “삼성물산이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회사인 만큼 주가가 끝을 모르고 하락하는 것은 그룹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합병이 소란스러웠던 만큼 당시 투자자들과 한 약속을 지키는 데 집중하고, 지주사로서의 구심적 역할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물산 주가는 전일 대비 2.9% 빠진 11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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