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초선들, 이유있는 '팽목항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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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초선들, 이유있는 '팽목항行'
  • 전남 진도=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5.29 2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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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팽목항 효과?…해수부에 '혹독한' 질의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남 진도/오지혜 기자)

▲ 더불어민주당 20대 당선인들이 29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 시사오늘

더불어민주당 20대 당선인들이 29일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았다. 이번 방문은 '세월호 변호사'로 이름을 알린 박주민 당선인이 기획했다. 

더민주 당선인 22명은 이날 오전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시민 등 100여 명과 함께 서울 여의도를 출발, 정오 가까이 돼서야 전남 진도 팽목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우선 세월호 팽목 분향소를 들려 단체로 분향, 헌화했다. 정춘숙 비례대표 당선인은 연신 눈물을 닦았다. 다른 당선인들도 침통한 표정을 숨기지 못 했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더민주당 당선인과의 간담회에서 선체인양에 힘을 모아달라고 한 목소리로 요청했다. 지난 세월호 참사에서 실종된 인원은 총 9명이다. 

▲ 더불어민주당 20대 당선인들이 29일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 시사오늘

다윤이 엄마 박은미 씨는 "여기 있는 의원님들도 한 가정의 엄마고 아빠라면 우리 심정을 잘 알 것"이라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세상을 떠나고 싶다고 몇번이고 생각했지만, 다윤이를 찾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에 참고 있다. 도와달라"며 눈물을 쏟아냈다.

다윤이 아빠 허흥환 씨는 "현재 인양 작업은 외국 업체가 주도해서 진행하고 있다"면서 "세월호와 그곳에 남아있는 9명을 꺼낼 수 있는 설비업체가 우리나라에 없다는 게 참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앞서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선체인양 업체에 대한 입찰공고를 진행, 중국 상하이샐비지를 최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상하이샐비지는 오는 7월 말 인양을 목표로 인양을 준비하고 있다.

더민주당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재근 씨 형 권오복 씨는 "정당 체질을 바꾸겠다고 들어가서 비슷해지는 경우를 여러번 봤다"면서 "도로 민주당이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당선인들은 고개를 숙이고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권 씨는 이날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사고가 일어나고 진도로 아예 내려와 살았다. 그런데 지난 2년간 이곳 상황은 많이 바뀌지 않았다"면서 "일단 배가 올라와야 진상규명도 할 수 있다. 인양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간담회는 곧 비공개로 전환됐다. 미수습자 가족과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진행된 직후여서인지, 해수부 관계자의 설명회에서는 당선인들의 날선 질문이 터져나왔다.

연영진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선체인양을 위한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연 단장은 "지난해 8월 컨소시엄을 정식 체결한 뒤 현장조사에 따라 유실방지망과 팬스 등을 설치했다"면서 "세월호 해역은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유속이 빨라 어려운 작업이 이어지고 있지만, 선체인양 작업은 미수습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절단 없이 선체가 누워있는 그대로 안전하게 인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호 세월호인양추진과장은 시뮬레이션 영상을 보며 인양 준비과정을 단계별로 설명했다.

이를 보고 손혜원 당선인은 "영상은 정말 그럴 듯 하게 보인다. CG 하나 하나 공 들인 게 보이는데, 실제로 단계마다 예상 날짜에 맞춰 정확하게 진행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또 유가족들에게도 제대로 보고가 됐는지 알려달라"고 질문을 던졌다.

연 단장이 "인양 과정이 복잡하고 불확실한 요소가 잠재해있는 것은 맞지만 한국 정부도 상하이샐비지도 책임지고 작업을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답하자, 박주민 당선인이 재차 유가족에 대한 보고 여부를 물었다.

이에 연 단장은 "지난해부터 4·16가족협의회 측과 1주, 또는 2주에 한번정도 만나 진행 상황을 말씀드렸다. 유실방지를 위한 사각펜스의 눈금 하나하나도 가족 측의 요구를 관철시킨 것이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부족한 면이 있을 것이다.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가족 측에서는 "인양 준비계획을 세우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소통이 많이 부족했다. 이제는 결정한 대로 실행해야 하는 단계인데 정례적 의견교환이 소용있겠나"라고 불만을 쏟아냈다.

표창원 당선인은 국내 기술부재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애초에 세월호 참사는 해경에서 바로 출동할 수 있는 긴급구조반이 없어 골든타임을 놓친 거다. 재난에 대처할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또 인양은 매번 발생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상업성이 떨어진다. 국가가 주도해야 하는 사업이라는 말이다. 상하이샐비지도 국영기업 아닌가. 결국 미래에 대한 이야기인데, 정부 측 입장은 무엇인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연 단장은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예산 등 여러가지 문제로 정부가 추진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20대 국회가 개원하면 당선인들의 지원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선체 보존 여부도 도마에 올랐다. 

연 단장이 "선체 보존은 수습이 완료된 다음의 문제"라면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답하자, 이재정 당선인은 "보존 가치는 선체가 얼마나 온전한지가 아니라 필요성에 따라 선택해야 한다"면서 "국민의 뜻과 전혀 배치된 의견을 말하고 있어 놀랍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해수부가 인양 업체를 선정하는 데 세월호특조위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대목도 논란이 됐다.

권영빈 세월호특조위 진상규명소위원장은 "지난해 국회에서 예산 의결 당시, 해수부에 40억 원을 편성하면서 특조위와 협의해서 사용하라고 조건을 달았다"면서 "그런데 특조위와 한마디 논의 없이 용역업체 입찰에 40억 원 예산을 발주했다"고 성토했다.

이에 당선인들이 해수부의 입장을 요구하자, 연영진 단장은 "인양 날짜가 다가오기 때문에 시급하게 진행해야 한다. 입찰 재공고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 세월호 선체인양 준비 작업 중인 상하이샐비지 ⓒ 시사오늘

설명회가 끝나고 당선인들은 직접 배를 타고 나가 사고해역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특조위 관계자가 "해수부가 상하이샐비지 측 대변인을 통해 정보를 확인할뿐,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 가족 측의 정보요구에도 묵묵부답이다"리고 토로하자, 김현권 비례대표 당선인은 "내가 20대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로 배정됐다. 지켜볼테니 긴밀하게 연락하자"고 답했다.

정춘숙 비례대표 당선인은 이날 마지막 순서인 해산식에서 "현장에 오길 잘 했다.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의원으로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앞으로도 진행과정에 관심을 두고 구체적으로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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