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수신금리 변천사]'두 자릿수 금리' "아 옛날이여"…1%대 初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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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신금리 변천사]'두 자릿수 금리' "아 옛날이여"…1%대 初로↓
  • 서지연 기자
  • 승인 2016.06.21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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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10% 초반→IMF 이후 20% 육박한 뒤 다시 한자릿 수→2015년 1%대로 추락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서지연 기자)

은행들이 수신금리 인하에 여념이 없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에 발맞춰 너도나도 대표 예금상품 금리를 1% 초반대로 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 9일 인하한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13일부터 예·적금 수신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대표예금인 우리웰리치주거래예금 1년물을 1.40%로 연 0.2%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의 대표예금인 ‘e-파워정기예금’ 1년물은 1.50%에서 1.20%로 0.30%포인트 하락했다. 신한은행 또한 적립식예금상품인 신한S드림 적금·신한S드림 기업적금의 기본금리를 12개월 기준 1.05%로 내렸다.

시중은행에 이어 지방은행도 수신금리 인하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목돈만들기 예금과 표지어음, 정기예금 등을 0.10%포인트에서 0.25%포인트까지 하향 조정했으며, 부산은행은 일반정기예금과 메리트정기예금 등의 금리를 0.15%포인트~0.20%포인트 내렸다. 경남은행과 전북은행 역시 비슷한 규모로 금리를 인하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룸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설명회 후 이동 중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뉴시스

하지만 이런 은행들도 고금리 경쟁하던 시대가 있었다. IMF 직후 금융기관들은 서로 이자를 더 주겠다고 난리였다고 한다. 당시 은행 사장과 임직원들이 모여서 "우리 이제 고수익 상품 과당경쟁을 지양하고 금리인하 노력에 동참하자"고 합의할 정도였다. 금리인하를 위해 눈치보고 있는 지금의 은행에서는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다.

1990년대 초 은행들의 수신금리는 12~14%대를 맴돌았다. 1992년 제일·조흥·산업·신한은행의 수신금리는 14%선에서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수신금리가 일제히 한자리 수로 떨어진 건 1990년대 중반부터다. 1996년부터 은행들은 지급준비율인하에 맞춰 금리를 잇따라 내렸다. 국민은행은 일반대출 기준금리를 8.25%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도 같은 수준으로 인하했다.

이 즈음부터 은행들은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중시하기 시작했고 수신이 급증하는 정기예금 금리를 집중적으로 내리기 시작했다. 3개월 만기의 경우 대부분 은행들이 연 9%로 낮췄고, 연 10%에서 11%대였던 1년 만기도 한자리수가 되기 시작했다.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체제 때는 IMF의 요구로 인한 초고금리 정책으로 금융기관들이 너도나도 높은 금리를 내세우며 고금리 경쟁을 벌여 20%대까지 육박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1998년 8월, 정부의 한자릿 수 금리인하 정책으로 다시 예금은행의 수신금리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IMF체제 이후 9개월만이다.

2004년에는 3%후반 대에서 머물렀다. 씨티은행은 당시 1년 만기 정기예금의 경우 1억원 이상은 연 4%, 4000만~1억원은 연 3.95%, 4000만원 미만은 연 3.9%를 적용했다. 국민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은 3.4%로, 우리은행은 만기 1개월 이상 2개월 미만의 정기예금 금리를 연 2.8%에서 2.6%로 인하했으며, 만기 2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은 연 2.7%였다.

은행의 수신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연 1%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부터다. 지난 2013년 12월 연 2.67%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3월 연 1.97%로 떨어지면서 사상 첫 1%대 예금금리에 진입했다. 

담당업무 : 은행, 보험, 저축은행 등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Carpe Diem & Memento M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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