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쇼크②] 금융권, 브렉시트 장기화에 따른 중·장기적 대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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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쇼크②] 금융권, 브렉시트 장기화에 따른 중·장기적 대비 필요
  • 윤슬기 기자
  • 승인 2016.07.04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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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윤슬기 기자)

브렉시트 쇼크가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브렉시트가 장기화될 여지가 있어, 금융권은 상황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중‧장기적 대응전략을 수립해 브렉시트로 야기되는 위기를 최소화 할 방침이다.

국내 은행들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여파’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작이었던 ‘리먼 브러더스 쇼크’보다 금리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브렉시트로 인해 달러부족 사태나 은행 유동성 위기로까지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달러 조달비용이 상승하거나 유럽계 은행들이 채권회수에 나서게 될 경우 외화 유동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4일 시중은행 자금담당 부행장 긴급 회의를 주재하고 외화유동성 점검을 비롯해 여신, 자금조달, 현지 법인 상황에 대해 점검했다. 이에 대해 은행들은 외화유동성 경색에 대비해 긴급 대응방안을 마련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외화유동성 점검에 많은 시간 논의를 진행했는데 브렉시트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영국 및 유럽계 은행들이 국내 은행에 빌려준 자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브렉시트 쇼크가 장기화되면, 시중 은행들은 영국과 유럽 은행들에게 차용한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이 높아 내부적으로 긴장상태를 유지하며 외화유동성 점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외화유동성 비율은 만기 3개월짜리 외화자산을 외화부채로 나눈 것을 말한다. 지난달 24일 기준으로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외화유동성 비율은 108.5%로, 100%를 넘어선 것은 은행들이 필요한 자금보다 더 많은 외화를 조달했다는 의미다.

국내 5대 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외화 유동성 비율은 신한은행이 127.05%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로 우리은행이 124.99%, 국민은행이 115.73%, NH농협은행이 105.92%, KEB하나은행이 105.15%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들이 충분한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엔 대비할 수 있지만, 브렉시트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장기적으로 진행 될 경우 이에 따른 영향은 예상보다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시장에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라 예측하기 어려워 환율, 금리, 주식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며 “글로벌 메이저 금융 기관의 움직임에 따라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달러 조달금리도 장기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달러 조달금리가 더 높아지면서 차입금 차환 시 비용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조달 비용의 판단기준인 FX스왑포인트가 하락하면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하다는 신호로 달러조달 비용이 상승하게 된다.

지난달 27일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광화문 서울정부청사에서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금융권별 대책회의'를 열고 “브렉시트와 관련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국내 은행들은 지역별 외화차입금, 대외 익스포져(위험 노출액) 관련 특이동향 등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며 “앞으로 외화자금시장 관련 특이사항을 일별로 점검하고 필요시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자산가격 추이ⓒ대신증권 리서치자료

한편 브렉시트로 인한 변동성 확대로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투자로 인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값이 급등했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금테크’ 상품인 신한은행의 골드리슈에 투자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 27일 기준으로 신한은행의 ‘골드리슈 골드테크’에 투자된 금액은 4805억원으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317억원이 증가했다.

또한 은행들은 유럽 지수를 기준으로 한 ELS에서 안전자산 중심으로 투자자산을 옮기고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유럽 경제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환매문의가 계속돼 고객들의 자산운용, 편입 비중을 재조정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이 높은 유럽펀드와 주가연계증권을 추천해왔으나 고객들의 불안감이 최고조에 달했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향후 전망과 투자 방향 등을 정리해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브렉시트에 따른 저성장 장기화 및 저물가에 대해 3분기 경기부양책을 집중시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세부계획을 빠르게 추진해 저성장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비스경제 발전 전략, 프리미엄 소비재 육성전략을 발표하고, 조선업 밀집지역인 거제, 울산을 중심으로 지역경제 지원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현재에 최선을 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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