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지지율이 높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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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지지율이 높은 이유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6.08.0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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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새누리당 당권을 놓고 이정현·이주영·정병국·주호영·한선교 다섯 후보가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몇몇 여론조사에서 이정현 의원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현 의원은 요즘 인기가 안 좋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한다. 게다가 얼마 전에는 '세월호 사태' KBS 보도에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이 뿐만 아니라 이 의원은 새누리당의 지역적 기반인 영남 출신이 아니라 호남 출신이다.

이 정도면 이 의원은 애당초 당권 도전에 나서지 말았어야 했다. 그럼에도 그는 당권 도전에 나섰고 높은 지지율은 아니지만 어쨌든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 이정현 의원이 새누리당 당권 경쟁에서 예상 외로 주목 받고 있다. ⓒ뉴시스

이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릴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소위 비박 주자들이 흡입력 있는 이슈를 제시하지 못한 채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지난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참패했다. 무엇보다 친박 세력이 공천권을 불공정하게 휘둘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친박 윤상현 의원과 최경환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대통령 뜻을 내비치며 공천 포기를 종용하는 녹취록까지 공개돼 충격을 자아냈다. 사실상 새누리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바닥까지 추락했다.

이 정도면 새누리당을 재창당하는 수준으로 개혁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 대통령을 팔아 공천에 관여한 인사들을 강도 높게 징계하겠다는 주장도 나와야 한다. 당명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법 하다. 이 정도는 돼야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것이다.

하지만 비박 주자들은 이런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비록 개혁을 외치고 있지만 그저 기존 새누리당 테두리 안에서 조금 고치겠다는 것으로 비칠 뿐이다. 심지어 당 주류인 친박세력의 눈치를 살피는 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이번 당권 경쟁에서 ‘개혁’ 이슈는 사라지고 자잘한 정치공학만 난무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정현 의원의 약점은 거꾸로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나칠 정도의 충성심과 그 연장선상에서 나타난 ‘세월호 방송 개입’은 오히려 요즘 좀처럼 보기 어려운 ‘의리’라는 덕목으로 비치고 있다. 사실 대통령과 거리를 둘만한데도 이 의원은 끝까지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가 호남 출신이라는 점은 약점이 아니라 ‘새누리당 최초 호남 출신 대표’라는 기대감을 자아내고 있다.

개혁이라는 이슈가 사라진 여당 당권 레이스, 그래서 볼거리가 사라진 지금 그나마 이 의원이 관심 거리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그의 지지율 1위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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