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CP 무더기 발행…'오너 리스크'로 자금조달 '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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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CP 무더기 발행…'오너 리스크'로 자금조달 '적신호'?
  • 최정아 기자
  • 승인 2016.08.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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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최정아 기자)

검찰조사가 장기화되고 있는 롯데그룹이 기업어음(CP)을 무더기로 발행하고 있는 가운데, 그 배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롯데그룹의 기업어음 조달규모는 다소 ‘파격적’이다. 지난해 7월 롯데家의 ‘형제의 난’ 발생 이후, 지난해 7~8월 두 달 간 기업어음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3조7000억원이다. 이후 롯데 주요 계열사들은 기업어음을 추가 조달해갔다. 이에 따라 롯데그룹이 올해 상환해야 할 기업어음 잔량은 (지난 6월 14일 기준) 4조8625억 원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업계에선 “기업 신용도가 높은 롯데그룹이 이렇게 CP를 대량 발행하고 있는 것은 매우 이례적”라는 반응이다.

실제로 ‘회사채 시장의 대부’로 꼽혔던 롯데케미칼은 4년만에 대규모 기업어음을 발행했다. 지난 7월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기업어음 규모만 3000억원이다. 롯데물산 또한 지난 7월 22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2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을 조달했다. 업계에선 두 주요 계열사에 대한 검찰수사 강도가 높아지면서 회사채 발행이 쉽지 않아졌기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 검찰조사 장기화로 롯데그룹이 자금조달에 적신호가 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뉴시스

한 기업체가 회사채 발행을 하려면 몇 가지 의무사항이 따라온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며, 신용평가기관의 기업신용평가도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어음의 경우, 회사채와 달리 회사재무상태를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롯데물산, 롯데칠성음료, 롯데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잇달아 취소하고, 기업어음을 선택한 데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금융 관계자는 4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기업이 여러가지 이유로 불안정하면 신용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며 “때문에 회사채가 아니라, 단기자금조달 수단인 기업어음을 발행해 단기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선 기업어음 발행규모만 보고 ‘무조건적으로 재무구조가 약화됐다’고 해석하는 것은 ‘다소 무리’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기업어음의 절대금액만으로는 회사 재정구조가 나빠졌다고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기업어음의 조달 목적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추이를 봐야한다”고 전했다.

▲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뉴시스

한편 검찰은 롯데그룹 총수를 비롯, 주요 계열사 수장들에 대한 수사를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2006년부터 허위 회계자료를 이용해 정부를 상대로 세금 환급소송을 제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소송에서 롯데케미칼의 전신 KP케미칼은 법인세와 가산세 등 200억 원 가량을 환급 받았다. 이러한 소송사기를 주도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로 검찰은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을 지난달 23일 구속한 바 있다.

또 검찰은 이미 신영자 이사장을 지난 7월 26일 구속기소 했으며,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에 대한 수사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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