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즈 스터디센터, 골목상권 침해 우려…왜?
스크롤 이동 상태바
토즈 스터디센터, 골목상권 침해 우려…왜?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08.11 17: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최대 게임업체 NHN 자본으로 프랜차이즈 독서실 사업 확장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피투피시스템즈 토즈 스터디센터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반 독서실 자영업자들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 피투피시스템즈 홈페이지

피투피시스템즈(대표 김윤환)가 운영하는 프리미엄 독서실 토즈 스터디센터가 골목상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업계에 확산되는 눈치다. 대기업 자본을 빌려 영세 독서실 업자들의 생존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투피시스템즈는 공간 임대라는 독특한 사업을 국내 최초로 개척한 회사다. 2002년 모임공간 토즈, 2009년 토즈 비즈니스센터를 열어 각종 동호회 회원, 취업준비생, 예비 창업인, 직장인 등 편한 공간을 찾는 사람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피투피시스템즈가 독서실 사업에 뛰어든 시기는 2010년이다.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는 쾌적한 공간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싶다는 명분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게 토즈 스터디센터다.

이후 토즈 스터디센터는 '프리미엄 독서실'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워 가맹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유명 연예인까지 전속모델로 쓰면서 사세 확장에 집중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2013년 24곳에 불과했던 가맹점은 2014년 61곳, 2015년 118곳, 2016년 160곳(4월 기준)으로 급속히 증가했다. 피투피시스템즈는 올해 안에 지점 250~300개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투피시스템즈의 영업이익도 2014년 -19억7800만 원에서 2015년 30억8000만 원으로 크게 올라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토즈 스터디센터가 회사의 든든한 기둥이 된 셈이다.

▲ 피투피시스템즈는 유명 연예인 이수민 씨와 전속모델 계약을 맺는 등 토즈 스터디센터 프랜차이즈 사업 확장에 매진했다 ⓒ 피투피시스템즈 홈페이지

문제는 피투피시스템즈가 토즈 스터디센터를 키우는 과정에서 국내 최대 게임업체 NHN엔터테인먼트(엔에이치엔엔터테인먼트)의 자본을 끌어들였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투피시스템즈는 2014년 8월 김윤환 대표 소유 주식 76만 주(액면가 3억8000만 원)를 담보로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30억 원(이자율 8%) 규모의 자금을 차입했다. 이때 빌린 돈 대부분이 토즈 스터디센터로 흘러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의 힘을 이용해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영세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서울 목동역 근처 학원가 지역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11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토즈 스터디센터가 목동역 근처에만 4~5개"라며 "이런 식으로 장사하면 다른 독서실은 어떻게 살라는 거냐"고 토로했다.

경기 일산의 한 독서실 사장 B씨도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프랜차이즈 독서실이 생기는 바람에 문을 닫는 업자들이 많다고 들었다"며 "일반 독서실 형편으로는 프랜차이즈 독서실과 같은 환경과 시설을 구비하기 어렵다.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토즈 스터디센터의 높은 이용요금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토즈 스터디센터의 월 요금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2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 다른 독서실보다 많게는 10만 원 정도 비싼 금액이다. 하루 요금 역시 일반 독서실은 5000~9000원인 반면, 토즈 스터디센터는 1만5000원 가량에 이른다.

피투피시스템즈의 모임공간 토즈 1호 신촌점 단골고객이었다는 직장인 김 모 씨(32, 남)는 "신촌 토즈는 5000원의 행복이었다. 단돈 5000원으로 음료를 맘껏 즐기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었다"며 "그런데 학생들이 이용하는 토즈 스터디센터 이용요금이 비싸게 책정됐다니 아쉬움이 느껴진다.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피투피시스템즈 측은 11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차입한 자금이 토즈 스터디센터에 쓰인 건 사실"이라며 "보다 좋은 공부환경 조성과 가맹사업 확장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30억 원의 채무는 예정대로 2023년까지 NHN엔터테인먼트에 상환할 것"이라며 "액면가와는 달리, 담보로 잡은 김윤환 대표 주식가치가 이미 30억 원을 훌쩍 상회한다"고 덧붙였다.

▲ 피투피시스템즈는 토즈 스터디센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내 최대 게임업체 NHN엔터테인먼트로부터 30억 원을 빌렸다. 게임업계 대기업에게 차입한 자금으로 독서실 사업을 펼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단위: 1000 원) ⓒ 전자공시시스템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