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전술 이야기⑨]3-5-2 포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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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전술 이야기⑨]3-5-2 포메이션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6.09.04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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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지도를 받은 리오넬 메시는 역대 최고의 선수였다. 그러나 헤라르도 마르티노 감독 하에서의 리오넬 메시는 마치 머리카락을 잘린 삼손 같았다. 같은 선수가 같은 팀에서 같은 동료와 함께 뛰었음에도 이런 차이가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서는 ‘전술’이라는 참고서가 필요하다. 〈시사오늘〉은 16-17 시즌 개막에 맞춰 축구 전술을 다루는 시간을 준비했다. 오늘은 3-5-2 포메이션에 대해 알아본다.

▲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아르투로 비달 등의 다재다능한 중앙 미드필더와 콰드오 아사오마, 스테판 리히슈타이너 등 공격력 뛰어난 윙백을 보유했던 11/12 시즌 유벤투스는 3-5-2에 적합한 선수구성을 갖추고 있었다 ⓒ 유벤투스 공식 홈페이지

3-4-1-2가 힘을 잃어 가는 것과 달리, 3-5-2는 특유의 전술적 유연성을 바탕으로 여전히 종종 활용되고 있다. 3-4-1-2과 3-5-2가 다른 점은 중앙에 세 명의 미드필더가 투입되기 때문에, 측면 커버 플레이를 비롯한 다양한 수비 방법을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선수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시스템의 틀을 벗어난 공격을 구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 3-5-2다.

3-5-2의 장점은 중앙에 세 명의 미드필더가 위치한다는 점이다. 즉, 4-2-3-1이나 4-3-3과 같은 포메이션을 상대할 때도 수비에서 수적 열세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4-2-3-1가 3-5-2를 상대한다고 가정해보자. 3-5-2는 측면에서 수적 열세에 몰리게 된다. 그러나 3-4-1-2와 달리, 3-5-2는 세 명의 커버 플레이 요원이 존재한다. 3-5-2는 3-4-1-2와 달리 한 사람이 커버해야 하는 좌우 폭이 좁기 때문에 기동력 있게 커버 플레이만 펼칠 수 있다면 구조적인 약점은 거의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3-5-2의 문제는 공격 부분에 존재한다. 3-4-1-2는 미드필드와 공격을 이어주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있었다. 하지만 3-5-2에는 그것이 없다. 공격이 윙백의 돌파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이것은 공격의 단순화라는 문제를 야기하는데, 3-4-1-2가 공격 면에서의 창조성을 위해 미드필드에서의 수적 열세를 감수했다면, 3-5-2는 미드필드에서 수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공격 면에서의 창조성을 희생시키는 셈이다. 이는 스리백이 가지는 불가피한 구조적 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수비 지역에 한 명의 수비수를 더 두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필연적으로 선수 한 명분의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3-5-2의 공격 매커니즘

3-5-2의 기본 매커니즘은 양쪽 윙백이 미드필드와 공격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고, 투톱이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통해 돌파구를 여는 것이다. 3-4-1-2와 달리 따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지 않는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해 윙백이 전진한 뒤 공간을 커버하게 한다. 3-4-1-2가 중앙 공격 중심에 윙백이 보조 역할을 한 시스템이었다면, 3-5-2는 측면 공격 중심에 중앙 미드필더가 보조 역할을 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3-5-2가 가동되는 방식은 이러한 모습에 국한되지 않는다. 윙백의 공격 가담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자칫 3-5-2는 5-3-2로 변화, 수비에 치중하면서 투톱의 개인 기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3-5-2는 양쪽 윙백의 공격 가담이 부진할 경우에 대비한 다양한 옵션을 갖춰 놓는다.

3-5-2가 가장 일반적으로 취하는 방법은 활동량 많고 다재다능한 미드필더를 중앙에 투입하는 것이다. 11/12시즌 3-5-2 시스템으로 세리에A 무패 우승을 달성했던 유벤투스는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와 아르투로 비달이라는 활동량 많고 공수 양면에 능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해 윙백에게 편중될 수 있는 공수 연결 고리 역할을 분담시켰다.

또한 투톱 중 한 명을 아래로 내려 3-5-1-1처럼 변화하는 방법도 최근에 자주 활용되는 전술 중 하나다. 투톱 중 한 명이 내려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함으로써 투박한 공격 전개 과정에 창조성을 불어 넣는 것이다. 11/12시즌 유벤투스는 투톱 중 한 자리에 공격형 미드필더 성향이 강한 세바스티안 지오빈코를 투입, 미드필드와 공격진의 연결 고리 역할과 창조적인 찬스 메이커 역할을 모두 맡겼다. 여기에 콰드오 아사모아와 스테판 리히슈타이너라는 공격력 강한 윙백들이 수비형 미드필더의 커버를 믿고 주저 없이 전진함으로써 4-2-3-1 못지 않은 공격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3-5-2의 수비 매커니즘

지난 편에서 3-4-1-2의 경우 공격형 미드필더의 존재가 수비에서의 수적 열세를 불러온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그렇다면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지 않는 3-5-2는 어떨까? 3-5-2의 최대 장점 세 명의 센터백과 세 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수비적 안정감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포메이션과의 상성 관계를 통해 좀 더 정확하게 살펴보자.

3-5-2가 4-4-2를 만났을 때

스리백을 기반으로 한 대부분의 포메이션이 그렇듯이, 3-5-2도 4-4-2에 대해서는 상성상의 약점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특히 3-5-2는 3-4-1-2와 달리 별도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존재하기 때문에 측면 지역에서의 수적 열세를 비교적 쉽게 커버할 수 있다. 4-4-2가 양쪽 풀백을 모두 과감하게 전진시키지 않는 한, 3-5-2는 측면 수비에 대한 부담도 적은 편이다.

3-5-2가 4-2-3-1을 만났을 때

3-4-1-2도 4-4-2에 대해서는 상성이 뒤지지 않았다. 문제는 4-2-3-1부터였다. 이는 3-5-2도 마찬가지로 겪는 문제다.

3-5-2가 4-4-2를 상대로 할 경우 수비형 미드필더가 좌우로 움직여 측면에서의 수적 열세를 커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상대가 4-2-3-1을 들고 나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상대 공격형 미드필더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에 4-2-3-1의 윙 포워드와 풀백이 협력 공격을 펼치면 3-5-2의 윙백은 수적 열세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3-5-2는 3-4-1-2와 다른 한 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바로 전문 공격형 미드필더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공격 상황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수비 상황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달리, 3-5-2의 중앙을 구성하는 미드필더들은 평균 이상의 활동량을 지닌 선수들이다. 따라서 3-5-2는 중앙 미드필더의 활동량을 바탕으로 풀백의 전진과 수비형 미드필더의 전진을 적절히 봉쇄한다. 단, 수비 지역에 한 명의 잉여 자원이 존재한다는 구조적 약점이 극복되는 것은 아니므로, 중앙 미드필더가 활동량으로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할 경우 일방적인 수세에 놓일 우려가 있음은 감안해야 한다.

3-5-2가 4-3-3을 만났을 때

4-3-3은 따로 공격형 미드필더를 두지 않는다. 4-2-3-1을 상대했을 때와 달리, 수비형 미드필더가 자유롭게 측면 공간을 커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3-5-2는 4-3-3에게 공격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크다. 3-5-2의 투톱이 4-3-3의 센터백 두 명과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3-5-2는 공격 시 수비형 미드필더가 전진해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거나, 중앙 미드필더가 풍부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투톱의 움직임을 지원해 줘야 한다. 어쨌든 3-5-2와 4-3-3은 특별한 상성상의 우세와 열세가 보이지 않는 매치업이다.

3-5-2가 3-4-1-2를 만났을 때

3-5-2와 3-4-1-2는 상성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 세 명의 센터백이 투톱을 막는 것, 3:3의 중앙 매치업, 1:1의 측면까지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진다. 다만 3-4-1-2의 공격형 미드필더와 3-5-2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만나게 되므로, 3-4-1-2는 득점 기회를 창출하는 면에서, 3-5-2는 공격 전개라는 측면에서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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