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심④-호남권]문재인 '남고' 안철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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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민심④-호남권]문재인 '남고' 안철수 '사라졌다'
  • 광주=오지혜 기자
  • 승인 2016.09.17 02:38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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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개인적 역량 뛰어나지만…아직 대선 뛰어들 체급 아냐"
"이정현 효과? 우병우 사태 한마디도 못해놓고선…역풍 불 것"
"세월호 문제로 정부여당에 반감 높아…야권 중심의 정권교체 필요"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광주= 오지혜 기자)

'민주당 텃밭' 호남이 변했다. 지난 총선에서 광주지역 의석이 전부 국민의당 차지로 돌아갔고, 전남·전북에서는 새누리당 의석이 2개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여당에서 '호남 연정론'을 띄우면서 지역 반응에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나 <시사오늘>이 지난 16일 들어본 지역민심은 대체로 '심드렁'했다. 기존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에 유독 혹평이 이어졌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호평은 듣기 어려웠지만, 나머지 야권 후보군에서 딱히 대체할 '체급'이 없다는 평이 나왔다.

반면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은 여전했다. 야권 중심의 정권교체가 간절해진 가운데,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호남득표 20%' 공언(公言)은 그야말로 공언(空言)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 '민주당 텃밭' 호남이 변했다. 지난 총선에서 광주지역 의석이 전부 국민의당 차지로 돌아갔고, 전남·전북에서는 새누리당 의석이 2개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여당에서 '호남 연정론'을 띄우면서 지역 반응에 이목이 집중됐다. 사진은 올해 광주 북구 국립묘지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전경. ⓒ 시사오늘

광주 동구에 사는 이모 씨(남·60세)

-기존 대선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호감도는 여전한가.

"안철수가 어려워졌다. 지난 설 때와 비슷한 의문이 되풀이되는 게 문제다. '새정치'에 대해 딱히 보여준 게 없다. 특히, 홍보비 리베이트 논란의 여파가 컸다. 의혹에 연루된 의원들 당원권을 정지하고 본인은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식으로 앞으로도 대처하겠다는 건지…. 반면, 문재인은 야권 대선주자로 위치를 굳힌 걸로 보인다. 호남은 '될 놈 밀어준다'는 게 있다. 문재인의 대권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다."

앞서 안철수 전 대표는 당내 홍보비 리베이트 논란이 불거지자 천정배 전 대표와 함께 지난 6월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의혹에 연루된 국민의당 박선숙 의원과 김수민 의원은 지난 8월 불구속 기소됐고, 공소시효를 한 달여 앞둔 가운데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나머지 야권 주자들도 대선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더민주 김부겸 의원과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모두 개인적 역량은 뛰어나다. 그러나 아직 대선에 뛰어들 체급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를 중심으로 이른바 '안풍(安風)'이 불었다. 본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만들어낸 바람이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대선주자들은 아직 현실적인 캐릭터다. 그만큼 대중적 호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으니 문재인 위에 설 수 없는 거지."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정도면 체급이 되지 않나.

"손학규는 정치권에서만 거론되는 인물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서로 영입하려고 하다 보니 덩달아 몸값도 오르는 것처럼 보이지만, 대중적 인기는 그렇게 많지 않다. 캐릭터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율이 단 2%에 불과했지 않느냐."

SBS가 여론조사 전문업체 TNS에 의뢰해 지난 14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에 따르면, 반기문 총장이 21.5%로 가장 높았고, 문재인 전 대표 14.8%, 안철수 전 대표가 6.9% 순이었다. 나머지 범야권 대선주자군 중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4.5%, 안희정 지사가 3.2%, 손학규 전 고문이 2.1%였다.

해당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전국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23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걸기(RDD·Random Digit Dialing)를 활용한 전화조사 방식(지역·성·연령 비례할당추출법)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호남지역의 반문(反文) 정서 때문에 안희정 지사가 대안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직까지 대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큰 것 같지는 않다. 예컨대, 문재인의 지지율이 새누리당 간판을 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지지율의 반 토막도 안 되는 상황이 오면 모를까, 현재 지역민심이 문재인에 완전히 쏠린 건 아니지만, 대선까지 1년 반이나 남았으니 지켜볼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이 씨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호남득표 공약에 쓴웃음을 지었다.

"자꾸 이정현을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으로 추켜세우는데, 절대 아니라고 본다. 전남 순천에서 당선된 것도 야권 후보들이 갈라진 틈을 파고들어 '예산폭탄'이라는 공약을 던져 가능했던 것이지, 이 대표의 정견이나 식견을 고려한 게 아니라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정현 대표의 공약이 대선에서 호남민심을 흔들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 지난 16일 들어본 지역민심은 대체로 '심드렁'했다. 기존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대표에 유독 혹평이 이어졌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호평은 듣기 어려웠지만, 나머지 야권 후보군에서 딱히 대체할 '체급'이 없다는 평이 나왔다. 사진은 올해 5·18 전야제 당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 걸린 현수막. ⓒ 시사오늘

광주 남구에 사는 김모 씨(남·54세)

-기존 대선후보에 대한 호감도에 변화가 있나.  

"개인적으로 지난 대선 때 문재인이 아니라 안철수로 후보 단일화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민의당 창당도 반겼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안철수는 나라를 책임지고 운영할 만한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포용하는 면도 부족한 것 같다. 박근혜 정부를 겪고 보니까 대통령의 리더십과 포용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문재인과 안철수 기존 대선후보로는 대선가도가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재인 전 대표도 내년 대선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문재인이 지난 대선 때 준비가 안 됐었다고 말했다더라. 국민 가지고 장난치는 거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면 안철수에게 후보 자리를 양보하고 차기를 준비했어야 했다. 물론 안철수가 됐어도 성공했을지는 의문이지만, 그때 문재인에게 몰표를 준 민심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 아닌가. 박근혜 정부의 5년을 겪어보니 너무 억울하다. 그 책임을 못 지는 문재인도 싫다. 지난 총선에서도 호남이 버리면 정계 은퇴하겠다더니 은근슬쩍 찾아오고…. 친문세력이 너무 완강해서 스스로 그만두고 싶어도 멈추지 못할 거다."

-그럼 나머지 대선주자 후보군에서 누가 유력하다고 보는가.

"개인적으로 손학규가 가장 안정적인 것 같은데 대통령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워낙에 대중적 이미지가 약하다. 차라리 노무현 전 대통령 때처럼 새로운 물결이 밀려온다고 생각하고, 그 물결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김부겸은 본인이 아직 대선주자급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서, 그나마 안희정이 유력하다는 생각이 든다."

-안 지사가 호남지역에서 전폭 지지를 받을 수 있나. 

"호남은 이길만한 후보를 밀어준다. 이번 대선 때 안희정이 올라오면 가능하다."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이 궁금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호남 연정론'을 띄웠는데.  

"이정현은 한마디로 '현혹하고 있다'고 본다. 말에 알맹이가 하나도 없다. 우병우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한마디 못해놓고 뭘 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 지역민심 가지고 장난치고 있는 것 아닌가. 진솔된 면이 없다는 말이다. '정부에 맞서는 게 정의는 아니다'라고 했다던데, 청와대 홍보수석도 아니고 당 대표로서 할 말인가. 분명 역효과가 날 거라고 생각한다. 내년 재보궐에서 판가름 나겠지."

-더민주도 추미애 대표의 '전두환 예방' 계획으로 논란이 일었다. 

"오버한 거다. 더민주가 지금 유리하다고 보고 여러 가지 논란을 없애자고 한 게 '긁어 부스럼'이 된 셈이다. 그래도 결국 취소했으니 '해프닝' 정도로 넘어갈 것이라고 본다. 오히려 예방을 반대한 양향자 최고위원 등이 할 말 했다고 인기가 올라갔겠지."

인터뷰를 마무리할 즈음, 김 씨는 "안철수에게 개인적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철수에게 개인적으로 부탁하고 싶은 말은 연말까지 해보고 안 되겠으면 불출마 선언 하라는 거다. 나머지 세력들이 합칠 수 있도록. 그게 결국 국민의당을 살리고 정치인 안철수를 살리는 길인 걸 알았으면 좋겠다."

▲ 한편,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은 여전했다. 야권 중심의 정권교체가 간절해진 가운데,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호남득표 20%' 공언(公言)은 그야말로 공언(空言)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광주 동구에 위치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 ⓒ 시사오늘

광주 광산구에 사는 양모 씨(남·35세)

-청년층에서 문재인과 안희정이 양대 축이라던데.

"그래도 아직은 문재인 지지도가 더 높다. 안희정한테는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워낙 문재인에 대한 지역 반감이 컸는데, 안희정이 대권 도전을 시사하면서 긍정적인 효과가 보이는 것 같다. 이번엔 무조건 야권 중심의 정권교체가 돼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때문에 안철수는 불안하다는 의견이 많다. MB인사가 주변에 많다고 해서 결국 새누리당하고 합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여전하고…. 확실한 야권 인사를 밀어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른 대선주자들에 대해서는.

"아까 말한 것처럼 이번엔 꼭 야권 중심으로 정권교체해야 한다. 그러니까 믿을만한 후보가 필요하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의원, 안희정 지사 모두 고마운 인재다. 그러나 아직은 문재인만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새누리당에서는 호남에 신경 쓰는 모습이다.

"친구들끼리 대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꼭 세월호 참사가 나온다.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선 그런 비극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그런데 세월호 참사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박근혜 정권과 KBS 보도개입으로 논란이 있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 대해 여론이 좋을 리가 없다. 반기문 총장도 현정권 지지를 등에 업은 채 정계에 들어서면 곧바로 비호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TK도 PK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민심 이반이 있다고 들었다. 이번 대선은 여권에 꽤 어려운 싸움이 될 거라고 본다."

-유승민 의원은 새누리당 소속이어도 젊은층에 인기가 많다고 들었다.

"박근혜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점에서 반사이익이 있는 건 분명하지만, 현안에 대해서는 존재감을 부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세월호 문제 등에서도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고 지난 원내대표 연설 때처럼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하면 대권가도는 어렵지 않겠나."

담당업무 : 국회 및 야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本立道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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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노 2016-09-17 13:30:07
19대 대선은 50대 젊은 정치인이 많이 등장하고 대권의 주인공 또한 그랬으면 합니다. 저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적극 지지합니다. 시대정신과 비전이 훌륭하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며 책임성도 확실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를 제대로 알고 그들을 위해 늘 고민하는 모습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적임자 라고 생각이 듭니다.

정민수 2016-09-17 13:42:11
중도, 새정치 말하며 다른사람들을 모두 구태 좌익으로 몰아버리면 자신에게 표가 쏟아질 것이라 생각하는 철부지 안철수가 대통령을?

중도 2016-09-17 19:31:49
개인적 의견을 전체 의견으로 호도하는 기자의 좁은 정세관도 탓하지 않을 수 없지만, 남구 사는 54세 김모씨, 안철수씨에 대한 충정도 엿보이지만 당신도 틀렸다. 현실 권력을 두고 싸우는게 정치인의 자세인데 그걸 포기하란것도 웃기고, 또 포기해서 야권통합에 일조한다고 친노세력이 순순히 차차기를 넘겨 줄까?

중립 2016-09-17 22:21:08
도대체 호남에거주하는 사람이 5백만이 넘눈데 겨우 몇명 인터뷰하고 마치 전체의 의견인양 기삿거리쓰는 저의가 무엇인가? 적어도 몇십명 은 인터뷰했다면 또 인정해주겠다. 발품팔어 기사쓰는 척하지 말고 실제 인터뷰한건지 책상에서 가상글 썼는지는 모르지만 기자의 양심이 있어야지 속으로는 노빠 문빠아닌가

안빠는박멸 2016-09-19 16:26:54
/중립 언제는 언론이 다 새누리 빨아제낀다고 하더니 이제는 또 노빠 문빠란다. 안철수 안빨면 큰일나는줄 아는 놈이 중립이라니 닉이 아깝다 간철수보고 뭐라고 하니 ㅂㄷㅂㄷ 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