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의 균열③]‘저가커피’의 반란…대형 프랜차이즈 밀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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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의 균열③]‘저가커피’의 반란…대형 프랜차이즈 밀어내다
  • 안지예 기자
  • 승인 2016.10.30 0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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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프랜차이즈, 제값 못하는 커피 맛…도태 추세
저가커피, 가격+품질 가성비 무기…승승장구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안지예 기자)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 저리 비켜.” 프리미엄 커피의 대명사로 알려지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대신 그 자리를 ‘저가커피’가 차지하고 있고 있다. 최근 소규모 매장을 특징으로 하는 저가 커피전문점과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틱형·캡슐형 커피 제품 등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면서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대체하고 있는 모양새다. 커피가 일상생활에 밀접하게 자리하면서 이제는 프리미엄보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구매의 척도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이디야커피가 스틱원두커피 ‘비니스트 미니’의 이마트, GS25 입점을 기념해 지난 2014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빽다방·이디야, 돋보이는 성장

지난달 공정거래조정원(이하 조정원)이 발표한 10개 커피 브랜드의 가맹본부 일반 현황 및 가맹사업 관련 정보를 담은 ‘프랜차이즈 비교정보’를 보면 빽다방, 이디야커피 등 중저가커피 전문점의 약진이 돋보였다.

조정원이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가맹점 증가율은 빽다방이 1위에 올랐다. 반면 가맹점 폐점률은 카페베네가 14.6%로 가장 높았다.

빽다방 가맹점 수는 2014년 24개에서 지난해 412개로 대폭 늘었다. 가맹점 증가율은 1616.7%, 약 94%의 가맹점이 지난해 신규 개점한 것으로 집계됐다. 2위인 커피베이(증가율 33%, 신규개점률 33.3%)와 격차도 컸다. 영업이익증가율도 빽다방(더본코리아, 73.3%)이 가장 높았다.

이디야커피는 1577개로 가맹점수 1위에 오른 동시에 수익성·성장성 측면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디야커피는 수익성을 따지는 척도인 영업이익률(12.1%), 매출액순이익률(9.7%) 및 자기자본순이익률(45%)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커피 가맹사업뿐 아니라 전체 사업에 대한 재무 분석 결과 가맹본부 자산증가율도 119.2%로 조사 브랜드 10개 업체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스틱형 원두커피 판매량 고공행진

물만 부으면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스틱형 인스턴트 원두커피도 다양한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저렴한 가격에 별도의 커피 추출 기계나 포트도 필요 없어 호응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체 스틱원두커피 시장의 8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동서식품의 ‘카누’는 지난해 7억4000만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출시 첫해인 지난 2011년 판매량인 2억3000만개의 3배 이상이다. ‘카누 아메리카노’, ‘카누 디카페인’, ‘카누 미니’ 등 여러 종류의 제품이 출시되면서 다양한 소비자 요구에도 부합하고 있다.

판매량 증가에는 품질 개선 노력도 뒷받침됐다. 카누는 원두 고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기존 인스턴트 커피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와 압력으로 추출하는 LTMS(Low Temperature Multi Stage) 방식을 사용했다. 같은 양이라도 일반 인스턴트 커피보다 많은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원두커피 고유의 맛과 향미를 재현하기에 좋다.

이디야커피의 스틱원두커피 ‘비니스트’도 급성장 중이다.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비니스트 미니’는 지난 5월 출시 약 2년 만에 5000만 스틱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 2014년 5월 출시한 비니스트 미니는 용량을 기존 ‘비니스트25’의 절반인 1g으로 줄인 제품이다. 종이컵에 인스턴트커피를 타 마시는 한국인의 커피 음용 습관에 맞춘 포장을 적용했다.

비니스트 미니는 출시 당해 1000만 스틱이 판매됐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00% 성장한 2000만 스틱이 팔려나가 누적판매량 3000만 스틱 판매를 넘어섰다. 최근에는 매장뿐 아니라 대형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등으로 유통망을 확대한 데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가성비 좋은 제품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량이 늘고 있다.

취업준비생 정모(27) 씨는 “베트남 커피로 유명한 인스턴트 G7 제품을 즐겨 마시는데 누룽지 우린 듯한 맛이 구수해서 집이나 학원에서 수업 들을 때 주로 마신다”며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데다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홈카페족은 캡슐커피 ‘주목’

스틱원두커피와 더불어 캡슐커피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캡슐커피는 분쇄된 원두를 캡슐에 넣어 밀봉한 커피다. 전용 머신이 필요하지만 집에서 원두커피를 즐기는 ‘홈카페’ 문화에 익숙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밀워드브라운이 지난해 4분기 기준 ‘직장 내 커피 소비’에 대한 설문조사한 결과 직장에서 스틱원두커피나 캡슐커피를 소비한다는 응답자는 63%에 달했다.

네슬레코리아의 캡슐커피 브랜드 돌체구스토는 최근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슈퍼마켓 등으로 유통채널을 확보하면서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소비자가 원하는 날짜와 장소로 캡슐커피를 정기 배송해주는 ‘캡슐투도어(CAPSULE-TO-DOOR)’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지난 8월에는 다양한 종류의 캡슐을 담은 ‘아메리카노 컬렉션팩’과 ‘에스프레소 컬렉션팩’ 2종을 출시했다. 컬렉션팩 2종 모두 총 18개의 캡슐로 구성돼 있으며 아메리카노 컬렉션팩은 9가지 종류의 아메리카노 캡슐을, 에스프레소 컬렉션팩은 6가지 종류의 에스프레소 캡슐을 맛볼 수 있다.

네스카페 돌체구스토 관계자는 “한 종류의 캡슐만 맛볼 수 있는 기존 팩과 달리 여러 가지 맛의 캡슐로 구성된 컬렉션팩으로 소비자들에게 더욱 큰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캡슐커피를 즐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는 만큼 언제든 쉽고 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 채널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불황으로 인한 경기침체와 더불어 저가커피를 앞세운 업체들이 품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라도 커피 맛이 제값을 못하는 브랜드는 도태되는 추세”라며 “저렴한 가격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닌 저가커피가 원두 품질을 개선하는 등 가성비를 높이려는 노력도 더해지면서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유통전반, 백화점, 식음료, 주류, 소셜커머스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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