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5대 건설사, 올해 3Q '누가 진짜 선방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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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5대 건설사, 올해 3Q '누가 진짜 선방했나'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0.3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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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건설업계의 2016년 3분기 성적표가 공개됐다. 대부분의 업체가 글로벌 경쟁력 상실에 따른 해외수주 악화, 경제 침체로 인한 분양시장 침체, 각종 비리 연루 의혹 등 악재에도 선방한 눈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구체적인 실적을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시사오늘>은 상장 5대 건설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올해 3분기 실적과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어느 기업이 진짜 선방에 성공했는지, 또 어느 기업의 전망이 어두운지 짚어봤다.

▲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2016년 3분기에 선방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내실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나온다 ⓒ 뉴시스

삼성물산, 영업익 증가했지만…계열사 의존도↑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9770억 원, 영업이익 153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분기에 비해 매출은 2450억 원 감소, 영업이익은 350억 원 가량 증가했다. 표면적으로는 선방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실 없는 성적표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3분기 국내에서 1조240억 원, 해외에서 6280억 원을 수주했다. 지난 2분기와 비교했을 때 국내수주는 100억 원, 해외수주는 7080억 원 준 것이다.

여기서 삼성전자로부터 수주한 물량(화성 반도체 17라인, 평택 반도체 생산라인) 등 그룹 관계사 관련 국내수주를 제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성장이다. 그룹 일감 의존도가 크게 증가한 모양새다.

실제로 삼성물산 측 역시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해외 주요 프로젝트 등의 준공이 임박하면서 매출은 감소했으나, 관계사 등 국내외 프로젝트들의 순조로운 진행으로 이익이 증가했다"며 이를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이 국내외를 막론하고 건설사업에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2017년 신규 수주와 매출 전망이 어둡다"고 내다봤다.

현대건설, 2016년 3Q 신규수주 1위…불공정행위도 1위

현대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 4조4641억 원, 영업이익 2751억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2%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4.1% 늘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3분기 누적 신규수주에서 7조540억 원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대형 건설사 가운데 가장 양호한 성적표를 거둔 눈치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영업외비용을 차감한 당기순이익에서 지난해 동기보다 16.8% 감소한 1356억 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19.2% 줄었다. 관계당국으로부터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 받은 영향이라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실제로 지난 국정감사 당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공개한 '2012~2016년 9월말 기준 업종별 공정거래법위반 현황'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2408억3500억 원을 부과 받아, 이 부문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또한 지난 4월에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기반시설 구축사업 '원주~강릉 고속철도 공사' 입찰 담합 의혹으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불공정행위를 자체적으로 줄이는 게 현대건설의 당면과제라는 말이 업계에서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건설업 위기 속에서 현대건설은 선방에 성공한 모양새다. 해외수주도 괜찮았고, 수익성도 개선됐다"면서도 "하지만 반칙왕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변화하고 있는 환경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대우건설, 매출·영업익 하락…매각 '걸림돌'

대우건설은 2016년 3분기 매출 2조7812억 원, 영업이익 979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매출은 6.8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8.95% 감소했다. 상장 5대 건설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줄었다.

이는 저가 해외수주 여파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대우건설 측도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해외 현장 손실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부진이 한동안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에도 걸림돌이 될 여지가 상당하다는 말까지 나온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 프로젝트 부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우건설의 저가 해외 사업장 마무리는 내년이 돼야 종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선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내년 초에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올해 3분기 실적이 좋지 않은 데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기 때문에 과연 인수자가 나타날지 의문"이라며 "박창민 신임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림산업, 선방은 했지만…신규수주 급감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9006억 원, 영업이익 560억 원을 기록하면서 선방에 선공했다. 국내 주택건축을 본격화하면서 회사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향후 실적은 점차적으로 하락할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견해다. 이번 분기 들어 신규수주가 급감하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건설사업부는 2016년 3분기 토목 부문 1832억 원, 건축 부문 8562억 원, 플랜트 422억 원 등 도합 1조816억 원을 신규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4조2000억 원 가량이나 감소한 수치다.

이와 관련, 윤석모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긴 했지만, 대림산업은 여전히 해외 신규수주가 저조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며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GS건설, 순손실 발생 '적자전환'…실적 개선 '어둡다'

GS건설은 올해 3분기 매출 2조5746억 원, 영업이익 383억8600만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매출은 7.6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52.68%나 늘었다. 하지만 순손실이 발생했다. 당기순손실이 -186억9600만 원으로 적자전환한 것이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환율 영향으로 해외자산에 대한 평가손실이 발생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서는 수익성 악화의 징조로 풀이하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GS건설은 지난 상반기만 하더라도 5조8600억 원의 신규수주로 업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단 1분기 만에 상황이 역전됐다. 올해 3분기 신규수주 2조8750억 원에 그쳐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경쟁업체에 밀린 4위로 떨어진 것이다.

해외사업 잠재 리스크가 증가하면서 신규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GS건설은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시설 증설 현장', '쿠웨이트 석유화학 플랜트' 등 해외 현장에서 직간접적 손실을 입고 있는 실정이다.

김형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해외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손실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다"며 "GS건설의 실적 개선이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해외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실적에 추가로 반영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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