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세무사 대립 '격화'…눈치 보는 국회 법사위
변호사-세무사 대립 '격화'…눈치 보는 국회 법사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6.12.30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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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 취득 조항을 두고 변호사계와 세무사계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 시사오늘

변호사 자격을 취득할 경우 세무사 자격이 자동으로 주어지는 세무사법을 놓고 변호사와 세무사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이를 해소해야 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어서 대립 양상은 한층 격화되는 분위기다.

현행 세무사법 3조 3호에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자가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취득할 수 있도록 하는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규정'이 명시돼 있다.

한국세무사회, 한국세무사고시회 등 세무사 단체들은 대부분의 변호사가 조세법에 대한 전문성이 없는 만큼, 해당 규정을 폐지해야 수요자들에게 고품질의 세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윤성기 세무사는 지난 2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변호사들 다수가 본인 세무신고조차 못할 정도로 세무에 대해 세밀한 지식이 없다"며 "변호사는 법률 서비스를 전담하고, 세무 서비스는 세무사들에게 온전히 맡기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또한 세무사들은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규정'이 사실상 사문화된 상황이라는 점도 근거로 든다.

현행 소득세법·법인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세무법인, 회계법인 아닌 법무법인은 외부 세무조정대리업무를 수행하지 못한다.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세무사 등록을 하더라도 기장 등 단순 세무대리업무를 제외한 조정업무를 볼 수 없는 것이다.

반면, 대한변호사협회 등 변호사 단체들은 변호사들이야말로 법체계 전반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췄기 때문에 세법 부문에서도 확실한 전문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 대형로펌 소속 변호사는 3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세금은 법률적인 문제다. 게다가 현대의 세무업무는 조세법뿐만 아니라 민법적 접근도 필요하다"며 "시행령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가운데, 정작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키'를 쥔 국회 법사위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법사위에는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취득규정' 철폐를 골자로 한 세무사법 개정안이 계류 중에 있다.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동법에 대한 찬반 입장 피력을 피하는 모양새다. 국내 사회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양 집단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익명을 요구한 한 법사위 소속 야권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비슷한 내용이 담긴 세무사법 개정안이 이전 국회에서도 많이 발의됐었는데 매번 빛을 보지 못했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의원은 "그 안건은 말하기 곤란하다"며 아예 입장을 밝히지 않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회의 한 핵심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법안의 당위성은 법사위 위원들도 인지하고 있지만, 눈치 보기에 들어간 것 같다"며 "또 법사위는 율사 출신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동법 통과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의원이기에 앞서 이해 당사자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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