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이재오 엇갈린 위상
이상득-이재오 엇갈린 위상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09.0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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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민간인 사찰 배후’ 지목…이재오 ‘90도 인사’로 소통
한나라당 친이계 두 축인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의 엇갈린 위상에 정치권 안팎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MB정부 초기 ‘모든 일은 형님으로 통한다’는 만사형통(萬事兄通)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당내 SD인사들의 거침없는 행보를 막후 지원했던 이 의원은 MB정부 3기 국무위원들의 인사청문회가 끝나자 여야 가릴 것 없이 비판대상으로 전락하며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한나라당 정태근, 남경필, 정두언 의원이 또다시 불법사찰 배후 의혹을 제기하자 이 의원은 1일 국회 본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싸우기 싫다.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묻지 말라"고 말하면서 "고발하려면 고발하라고 하라”라고 말하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당 분란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정치인은 하고 싶은 말은 다 한다. 그냥 듣고 있으면 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나라당 친이계뿐 아니라 민주당 등 야당이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이상득 의원을 정조준 하며 9월 정기국회 내내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여 이 의원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에 빠졌다.

이날 오전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강하게 비판한데 이어 오후엔 같은 당 전현희 대변인이 “민간인과 정치인에 대한 불법사찰에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관련돼 있다는 주장이 한나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면서 "조지오웰의 소설 '1984'에 등장하는 빅브라더가 대한민국에서 재연되고 있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불법사찰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이제야 몸통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면서 "검찰은 이제라도 제대로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검찰이 덮어두려 한다면 특검과 국정조사로 갈 수밖에 없다"며 파상공세를 폈다.
▲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과 이재오 특임장관(오른쪽).     © 뉴시스

한편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이재오 특임장관의 행보는 가볍다.

정권 실세 중 실세로 불리며 지난 18대 총선 이후 2년여 만에 중앙정치 무대에 오른 이 장관은 첫 업무 날인 어제부터 지하철로 출근하며 시민들과는 소통을, 여야 정치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특유의 90도 인사법을 통해 몸을 낮추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장관은 어제 민주당 워크숍에서 민주당 박지원 비대위 대표에게 90도로 인사하며 복숭아 20박스를 건넨데  이어 9월 정기국회 시작일인 1일엔 박근혜 전 대표와 야당 대표들에게 90도 인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이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 전 대표를 찾아가 "오랜만에 뵙는다"고 90도 인사를 한 뒤 허리도 펴지 않은 채 두 손으로 악수를 청했고 박 전 대표는 웃으며 인사를 받았다.

정권실세인 이 장관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 장관에게 상생의 정치를 주문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7.28 재보선 당선 10일 만에 정부요직을 차지해 자칫 야당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최대한 튀는 행보를 자제하고 개인적 욕심이 아닌 정권과 국민을 위해서만 일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 장관은 이날 옛 민주화 동지인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몸을 낮췄다.

노 대표는 이 자리에서 "진보신당에 오니까 옛날 고향생각이 나지 않지 않느냐. 무단가출한지 오래됐는데"라며 말을 건네자 이 장관은 "진보신당을 찾아오는 게 별로 쑥스럽지는 않다"며 "국회에도 방이 있으니까 급한 일이 있으면 그때그때 만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노 대표가 "개헌은 하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 장관은 "진보신당이야 전국정당이지만 한나라당은 호남, 민주당은 영남에서 (당선이) 안 돼 갈등과 대립의 원천이 된다"며 "권역별 정당명부제 등으로 가야하지 않는가 생각되지만 (청와대가) 먼저 나서면 정략적이라고 비판하니까 국회와 각 당의 눈치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개헌과 선거구제를 연동하면 선거구제 개편이 오히려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선거구제 개편은 진짜 반대가 많다"며 "큰 틀에서 선거구제를 바꿔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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