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인터뷰] 이혜훈, 당권 도전 “당원 요구에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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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인터뷰] 이혜훈, 당권 도전 “당원 요구에 결심“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6.09 21: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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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문재인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사람"
"초이노믹스, 한국경제 완전히 병들게 해...정상으로 돌려야"
"일자리 창출, 국가 주도 안 돼...비정규직 더 적합할 때도 있어"
"당 대표 출마, 주변 권유 압박에 90% 무릎 꿇은 상황"
"한국당, 홍준표가 당 대표돼도 친박 청산과 개혁 못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보수진영에서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지난 8일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의 평소의 소신이 문재인 정부가 말하고 있는 것과 어긋나는 게 굉장히 많다”면서도 “이런 부분이 부총리로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이 문재인 정부 ‘1기 경제팀’을 꾸리게 될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9일 취임 한 달을 맞이한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반면,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부총리를 역임했던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진영에서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꼽히는 이 의원은 지난 8일 오후 〈시사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 평소의 소신이 문재인 정부가 말하고 있는 것과 어긋나는 게 굉장히 많다”면서도 “이런 부분이 부총리로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즉, 문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동시에 최 의원에 대해서는 “초이노믹스가 한국경제를 완전히 병들게 했다”고 비판하면서 “그때 당시에 (자행됐던) 여러 가지 장치들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을 서서히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초이노믹스는 당시 최 부총리의 경제정책을 일컫는 말로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부동산을 담보로 쉬운 대출을 할 수 있고 금리는 낮게 유지하기 위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완화조치가 있다. 초이노믹스는 한국의 가계부채 급증의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국가가 고용주가 되겠다’고 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 관련해서는 “일자리 창출의 중심은 민간이 돼야 한다”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서도 “공공부문에도 비정규직이 더 적합한 곳이 있다”면서 “단 한명의 비정규직도 고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바른정당 차기 당 대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 의원은 “당원들의 요청을 내가 모른 채 하기는 어렵다. (출마 압박 때문에) 사실 지금 90% 정도 무릎을 꿇은 상황이다”며 당 대표 출마 결심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바른정당은 스스로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강론’을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오는 26일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당원대표자회의를 개최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인사청문회 분위기는 어땠나.

“김 후보자는 놀랍게도 특별히 개인적인 신상에 대한 문제가 별로 제기 안 되는 이례적인 후보다. 그래서 거의 정책적인 질문에 포커스가 맞춰졌다.

김 후보자는 다른 후보자와 다르게 그동안 자기 입장을 기사와 칼럼에 많이 이야기를 해놓은 사람이다. 그동안 평소의 소신이라고 밝혀왔던 부분하고 문재인 정부가 말하고 있는 것과 어긋나는 게 굉장히 많더라. 이런 부분이 문재인 정부 부총리로 적절하냐는 비판도 가능하지만, 이게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대통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누군가는 대통령을 설득해서 방향을 수정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서 ‘김 후보자가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우리는 (인사청문회를) 통과시켜 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진 의원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례적인 청문회였다.”

-김 후보자는 그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보나.

“충분히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그렇게 해주기를 많이 주문을 했다.”

-김 후보자에게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유예’에 대한 입장도 물었다. 

“이전 정부에서 재건축을 장려하는 차원에서 유예를 했다. 재건축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40% 정도 되는 준조세를 안 내도 되니까, 너도 나도 재건축에 뛰어들어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서 추진위원회도 만들고 조합도 결성했다. 그런데 내년에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한다고 하니까, 그럼 40% 정도의 수익이 확 떨어지는 거 아니냐. 그러면 이런 사람들에게 청천벽력 같은 소리다. 이런 분들에게는 3년 정도 유예 기간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김 후보자에게 유예를 해줄 의향이 없냐고 물었더니 즉답을 안 하더라. 예스(Yes)도 아닌 노(No)도 아닌 아주 노련한 전형적인 공무원식으로 대답을 했다. 문재인 정부 눈치 보면서 시키는 대로 하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이 됐다. 중간평가를 한다면. 

“지금 인사가 굉장히 난항을 겪고 있다. 대통령이 공약했던 5대 인사원칙(병역 면탈,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위장 전입, 논문 표절)을 보면, 과거에는 한국 사회에서 관행처럼 여겨져 왔던 몇 가지가 있다.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같은 것들. 그런 걸 가지고 굉장히 엄격한 잣대로 이것 중에 하나라도 걸리면 모든 공직에 안 된다고 하면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이렇게 해보니까 현실적으로 너무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 깨끗하게 사과하고 물러섰다면, 오히려 앞으로 나아가기가 훨씬 순탄했을 거라고 본다.”

▲ 이 의원은 ‘국가가 고용주가 되겠다’고 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 관련해서는 “일자리 창출의 중심은 민간이 돼야 한다”고 시각차를 드러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해서도 “공공부문에도 비정규직이 더 적합할 때가 있다”면서 “단 한명의 비정규직도 고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국가가 고용주가 되겠다’고 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일자리 창출의 중심은 민간이 돼야 한다. 정부는 민간부문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세제, 금융 등과 관련된 제도를 만들고 간접적으로 지원해주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인사청문회 때 김동연 부총리 후보자도 내 의견에 동의를 했다.

그런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에 중점을 두고 공공이 주도하려고 하고 있다. 특히 공공부문 일자리는 하는 일에 비해서 처우가 상당히 좋다. 이러니까 어느 누가 민간부문에 취직하려고 하겠나. 그러면 인재가 공공부문에 다 모이는데, 여기에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나 더 늘린다면, 인재가 어디로 가겠나. 창의와 혁신을 발판으로 성장의 엔진을 만들어내야 될 민간부문에 갈 인재를 공공부문으로 모조리 돌리는 것이다.

그러면 성장엔진이 민간부문에서 만들어지는데 걸림돌이 된다. 또, 국민의 세금으로 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월급을 줘야하는데, 오히려 국민들에게 부담이 된다. 민간부문 중심으로 성장의 방향이 되게끔 바꿔야 한다.”

-일자리 문제에서 가장 시급하게 도입돼야 할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나.

“중소기업이 사람을 고용하고 싶어도 자금이 부족하고, 여건이 어렵고 하니까 고용을 못하고 있는 거다. 대기업보다 월급이 너무 작으니까 사람들도 잘 안 가고.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중소기업에 사대보험 정도를 대주는 것이 좋은 방편이라고 본다. 정부가 한 사람을 아예 뽑는 비용을 대주는 것보다 사대보험 비용을 대주면, 민간에 일자리가 하나 생기는 것이다. 나중에 이 중소기업이 성장하면 35만 원(사대보험)의 지원을 안 해도 된다. 그런데 정부가 250만 원 주고 뽑아놓은 공무원은 나중에 400만 원씩 35년간 줘야 된다. 누가 81만 명의 월급을 세금으로 낼 거냐.”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데.

“공공부문이 비정규직 문제에 앞장서는 것은 찬성이다. 그런데 단 한명의 비정규직도 고용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공공부문에도 비정규직이 더 적합할 때가 있다. 출산‧육아휴직 대체자리 같은 곳은 어떻게 정규직을 뽑겠나. 또, 전문직 프리랜서들이 해야 할 일 특수한 자리들이 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융통성을 발휘해야 한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5일 일자리 창출을 위한 11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박근혜 정부가 워낙 세금 쥐어짜기를 해서 일 년에 20조 가량이 더 걷히는 상황에서 그 세수 중 일부를 경제를 살리고 경기를 일으키기 위해서 추경을 하겠다고 하는 것 아니냐. 추경을 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공무원 뽑는데 쓰는 것보다는 민간부문 일자리 창출에 똑같은 돈을 쓰면, 5배, 6배의 효과가 난다. 그런 방향으로 수정해줬으면 좋겠다.”

-현재 한국 경제에서 가계부채 문제도 매우 심각하다. 지난달 23일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7년 1분기 가계부채는 1359.7조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보다 17.1조 원이 증가했다.

“가처분 소득대비 부채비율이 갑자기 확 늘어난 게 2014년 초이노믹스(박근혜 정부 당시,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경제 정책) 때다. 초이노믹스가 한국 경제를 완전히 병들게 했다. 그때 당시의 (자행됐던) 여러 가지 장치들을 정상으로 돌리는 일을 서서히 장기적으로 해야 한다.

일단, 모든 부채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 악성채무자의 가장 큰 문제는 여러 금융기관에 돈을 빌리면서 돌려막기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 도입한다고 하는데, 기다릴 여유가 없다. 지금 당장 도입해야 한다. 부도가 날 정도가 되면 상담을 해서 다른 숨통을 튀어주고 해야지, 빚만 내게끔 내버려두면 안 된다.”

바른정당 차기 당 대표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이 의원은 “당원들의 요청을 내가 모른 채 하기는 어렵다. (출마 압박 때문에) 사실 지금 90% 정도 무릎을 꿇은 상황이다”며 당 대표 출마 결심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바른정당은 스스로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강론’을 강조했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이제 개인적인 질문으로 넘어가 보겠다. 지난 7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당 대표 출마에 대해 긍정의 의사를 내비쳤다.  

“‘(라디오 방송에서) 주변에 많은 분들이 하도 압박을 많이 하셔서 제가 거의 무릎을 꿇을 지경이다’라고 말을 했는데, 사실 지금 90% 정도 무릎을 꿇은 상황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당 대표 출마를 권유한 사람은 누군가.

“우리 바른정당의 당원들이다. 바른정당을 창당할 때 같이하자고 설득해서 모시고 오신 분들의 압박을 내가 무시하기 어렵다. 나를 믿고 자기들의 정치 생명과 인생을 걸고 이 가시밭길을 가고 있는 분들인데, 그분들이 요청한 것을 내가 모른 채 하기는 어렵다.”

-유승민 의원과 가까운 이 의원이 당 대표 선거에 나오면, 친유승민계와 비유승민계 간의 계파대결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선거의 장이 펼쳐지면 많은 사람들한테 지지를 받고 있는 특정인을 딱 지목해서 ‘나는 그 특정인의 복식이다’, ‘그 특정인이 나를 밀어주고 있다’고 하는 그런 것은 항상 있는 일이다. 이제 이런 건 지양해야 한다.”

-현재, 이 의원 외에 김영우·이학재·정운천·하태경·황영철 의원 등이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가장 강력한 라이벌 한명을 꼽는다면.

“모두가 강력한 라이벌이다. 하하.”

-당 대표가 된다면, 바른정당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계획인가.

“지금 바른정당은 뿌리를 든든하게 세워야 할 가장 결정적인 시기다. 우리가 창당한 지 4개월 조금 넘었는데, 당 대표가 선출되는 시기가 딱 5개월 되는 시점이다. 5개월이면, 사람으로 치면 겨우 뒤집기 하는 시기다. 서기는 고사하고, 혼자서는 앉을 수도 없는 시기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스스로 자립하는 것부터가 중요한 일이라고 본다.

강력한 대통령제를 가진 나라는 대부분 양당구도다. 만국 공통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대통령제를 가지고 있다. 늘 보면 당이 몇 개 생겼다가도 항상 양당제로 회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당제 시스템을 가지고, 군소정당을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이라는 지양돼야 할 보수정당을 개혁하려고 만든 게 바른정당인데, 우리당이 바로 서지 않으면 보수의 미래가 없다고 본다.

보수와 진보라는 건강한 양 날개가 있어야 대한민국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다. 바른정당이 제대로 서느냐 못서느냐는 대한민국이 살아남느냐 못 살아남느냐의 중요한 문제다. 사명감을 갖고 바른정당의 뿌리를 든든히 세우는 게 중요하다. 이게 이번에 선출되는 새로운 당 대표가 최우선 순위를 둬서 집중해야 될 문제라고 본다.”

-당내에서는 연합과 합당을 지지하는 의원들도 있지 않나.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고 본다. 우리가 든든히 서야 한국당도 우리 주도로 끌어올 수 있다.”

-요즘 한국당 행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한국당은 자성을 모르는 당이다. 보수가 이렇게 초토화된 것은 보수 대통령의 실패로 온 거다. 보수 대통령의 실패는 한국당이 같이 만든 일이다. 그것에 대한 반성과 사과 이런 게 아무것도 없다. 그렇게 하면 미래가 없다.

지금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당 대표가 될 가능성이 많지 않나. 현재 한국당은 친박이 압도적 다수다. 2012, 2016년 두 번의 총선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주 독단적인 공천을 하면서 완전히 친박들로 채워졌다. 초‧재선은 올(all) 친박이다. 초재선이 80명쯤과 대부분의 다선도 친박들이니 완전히 한국당은 친박당이다. 친박 표가 많은데도 친박이 내세울 인물이 없어서 홍 전 지사가 이번에 당 대표는 되겠지만, 워낙 친박이 많기 때문에 홍 전 지사가 친박을 청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당은 홍준표라는 간판을 가지고도 개혁과 청산이 안 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그래서 거기에는 미래가 없다.”

담당업무 : 국회 및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출입합니다.
좌우명 : 세상을 밝히는 등불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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