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은 '용광로 대표'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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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은 '용광로 대표' 될 수 있을까
  • 송오미 기자
  • 승인 2017.06.27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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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김무성 "이혜훈에게 할 말 없다"...당내 갈등 봉합이 급선무
내년 지방선거 승리, 더 큰 정치무대로 가는 발판될 수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송오미 기자)

▲ 이 대표가 약속한 ‘용광로 리더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내 갈등 봉합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보인다.ⓒ뉴시스/그래픽디자인=김승종

바른정당 신임 당대표로 이혜훈(3선‧서울서초구갑) 의원이 선출됐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 대표는 지난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서 5개 권역별(충청권·호남권·영남권1·2·수도권)로 진행한 당원투표 70%(책임당원 50%·일반당원 20%)와 일반 국민대상 여론조사 30%를 합산한 결과, 36.9%(1만 6809표)를 얻어 당대표직을 거머쥐었다. 하태경·정운천·김영우 의원은 각각 33.1%(1만 5085표), 17.6%(8012표), 11.5%(5701표)를 얻어 신임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고 크고 작은 갈등을 녹여내는 ‘용광로 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바른정당이 보수의 본진(本陣)이 되어 대한민국의 새로운 역사를 열겠다”고 ‘자강론’을 다짐했다.

바른정당의 현재 의석수는 20석이다. 단 한명이라도 이탈하게 될 경우 교섭단체 지위를 잃을 수 있는 만큼, 지금 바른정당에게는 이 대표가 약속한 ‘용광로 리더십’이 절실한 상황이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지명대회에 참석해 “어떤 분이 당대표가 되든지 간에 조금의 분열도 없게 해 달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은 지난 5‧9 대선 직전인 5월 2일 12명의 의원(권성동·김성태·김재경·김학용·박성중·박순자·여상규·이군현·이진복·장제원·홍문표·홍일표)이 탈당, 자유한국당행(行)을 택하면서 당내 갈등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탈당 인사 대부분은 김무성계(비유승민계)로 분류된다. 바른정당은 지난 4월 24일 늦은 밤부터 자정이 넘도록 마라톤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후보단일화’를 추진했지만, 대선후보였던 유 의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당내 갈등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보인다. 실제로 김무성 의원은 전날 당대표 및 최고위원 지명대회에 불참해 ‘갈등설’에 힘을 보탰다. 비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이종구 정책위의장도 불참했다. 반면, 유승민 의원은 이날 참석해 “바른정당이 한국당 2중대, 국민의당 2중대 같은 소리 안 들었으면 좋겠다”며 ‘자강론’을 내세운 이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와 관련, 김무성 의원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시사오늘〉과 만나 “전당대회에 일체 관여 안 한다는 생각으로 불참했다”고 밝혔다. ‘신임 당대표에게 전할 당부 메시지는 없느냐’라는 질문에 김 의원은 “그런 거 말 안 하겠다”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이 대표가 약속한 ‘용광로 리더십’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당내 갈등 봉합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그래야 이 대표가 강조한 전국 각지에서 훌륭한 인재들을 끌어오는 ‘보수 대수혈’이 성공하고, 보수의 본진(本陣)에 더 가까워질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 지지율 상승과 내년 지방선거 승리는 자연스럽게 따라붙을  것이고, 결국 더 큰 정치무대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의 발판이 마련 될 것이다.

보수 정당에서 여성 대표가 선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대표의 정치적 역량을 방증(傍證)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작년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 공천을 놓고 당시 친박 최고의 실세였던 조윤선 전 대통령 정무수석을 누르고 공천티켓을 거머쥐기도 했다. 게다가 이 대표는 보수진영의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불릴 만큼, 경제전문가다. 이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대(UCLA)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 딴 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냈다.

이 대표는 “간청하면 무쇠도 녹는다는데 당이 하나 되는 일이라면 백 번이라도 아니 천 번이라도 무릎 꿇는 화해의 대표가 되겠다”고 했다. 정무적‧정책적 역량 둘 다 갖춘 이 대표의 ‘용광로 리더십’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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