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주류, 한미 FTA로 ‘孫 흔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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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비주류, 한미 FTA로 ‘孫 흔드나’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0.20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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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재협상 당론 정해야”…박주선 “무조건 체결 반대”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오는 11월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불거진 한미 FTA와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비주류 지도부를 자처하고 있는 정동영-박주선 최고위원 등이 손 대표에게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국회 본청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 FTA와 관련, “사실상 정부는 통상교섭본부장과 미국 측 대표가 비공식 접촉을 갖고 실질적으로 물밑에서 재협상이 이뤄지고 있다”며 “책임 있는 제1야당이 입장하나도 못 가지고 있다는 건 대단히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손 대표를 겨냥했다.

이어 “사실상 미국이 요구를 반영한 FTA 협상의 개악을 막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전면 재협상 입장을 당론으로 가져야 한다”며 “원외인사지만 당내에서 이 문제에 대해 가장 깊이 고민하는 최재천 의원을 포함하고 임종인 전 의원이 원한다면 복당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새 지도부는 새로운 당헌과 강령으로 당을 이끌어야 한다. 새 당헌 1조는 당원의 주권을, 당헌 2조엔 보편적 복지노선을 천명하고 있다”며 “향후 민주정책연구원이 중심이 돼 복지국가노선을 민주당의 풍부한 정책내용으로 만들고 연구원 장부터 복직국가노선에 부합되는 인물로 임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정권교체, 재집권의 문을 열려면 집단지도부 9명의 공통 목표와 정신이 뭔지 하나의 팀워크로 만드는 게 필수적이다. 빠른 시일 내에 지도부 워크숍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지도부 내부의 계파갈등을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정동영 최고위원이 지난 8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함께 자리하고 있다.     © 뉴시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날 “미국은 FTA와 관련해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고 한-EU FTA는 체결돼 내년 7월 1일 잠정시행을 목표로 비준을 서두르고 있는데, 2007년 마련된 정부의 자유무역협정 국내산업보호대책의 진행상황을 점검해보면 진행률이 50%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FTA 국내산업 보완대책에 포함된 224개의 과제 가운데 지난달까지 달성된 과제는 105개로 46.7%에 불과하고 올해도 당초 편성된 87억8000만원 예산의 21.8%에 불과한 19억2000만원이 집행됐을 뿐”이라며 “취약한 국내산업의 체질개선과 피해축소를 위한 대책 마련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FTA만 체결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국내산업과 상대국과 비교를 하면 분석의 차이가 큰데도 FTA만 체결하면 한국산업보호에 큰 역할을 할 것처럼 과대포장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한미 FTA 재협상, 한-EU FTA 비준을 위한 철저한 검증과 FTA발효를 앞둔 국내 산업에 대한 보완 대책을 민주당이 적극 시행하고 주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MB의 정상외교와 관련해 “빈 수레가 요란했을 뿐 아무것도 가시적
으로 나타난 성과가 없었다”며 “혈세를 가지고 가시적인 성과가 있는 것처럼 협약이나 이행합의를 발표하고 있지만 후속조치가 거의 진행되지 않아 정상외교의 실익측면에서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당내 486그룹의 세대교체를 선도하고 있는 이인영 최고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민주당의 전략행동플랜 마련을 천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기륭전자의 노동자 투쟁이 총 1880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사회의 지독한 편견과 은폐된 부끄러운 모습이 숫자로 보여주고 있다”며 “이제 우리사회의 부끄러운 모습이 아닌 괜찮은 사람의 심장, 얼굴을 가진 모습으로 (비정규직 문제가)해결돼야 한다. 내주 비정규직과 관련된 민주당의 전략행동플랜을 마련해 최고위원회의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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