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득-서종욱 ‘리비아 외교’ 뒷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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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서종욱 ‘리비아 외교’ 뒷말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0.25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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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종욱 대우건설 사장·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외교지원 활동
“M&A 앞둔 건설 수장들, 연임 위한 정치권 줄대기냐” 비아냥
새 주인을 찾고 있는 두 대형 건설사 CEO의 리비아 외교지원 활동을 두고 정치권과 재계에서 달갑잖은 뒷말이 돌고 있다.

최근 매각작업이 한창인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두 CEO인 서종욱 사장과 김중겸 사장. 이들은 이명박 정부 권력실세인 이상득 의원의 리비아 특사외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엇갈린 평가와 해석을 듣고 있다.  
 
국익을 위해 리비아 외교갈등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진출기업이 입을 수 있는 타격을 줄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재계나 외교가 일각에서는 주인을 잃은 국내 굴지의 건설사 두 대표가 자신들의 입지 보전을 위해 권력에 줄을 댄 적절치 못한 행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해석하고 있다.
 
대우건설 서 사장은 내년 2월, 현대건설 김 사장은 1년여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두 CEO가 새로운 주인을 찾은 이후로도 사장직을 유지할 수 있을지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심지어 정재계 일각에선 “현 정부 실세라인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서종욱·김중겸 사장이 연임을 약속 받았다는 얘기마저 돌고 있다”고 귀띔한다.
 
두 사장의 최근 리비아 외교지원도 이같은 배경에서 정재계 호사가들의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월 국정원 소속 외교부 직원의 스파이 활동으로 한-리비아 간 외교 갈등이 불거진 가운데, 9월 27일 특사외교차 리비아를 방문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외교활동 과정에서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이 측면지원한 것으로 밝혀져 두 인사의 관계를 두고 개운치 않은 뒷말이 여전히 돌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의원과 서 사장은 대우건설의 초청을 받아 지난달 29일로 예정됐던 대우 트리폴리 호텔 준공식 참석차 리바아로 출국했다.

또 이날 밤 출국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져 두 건설업계 사장의 외유에 추측이 무성했다.

▲ 서종욱 대우건설 사장.     ©뉴시스

이 의원은 리비아 출국 당시 표면상 기업들의 경제활동과 MB정부의 자원외교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대우건설의 준공식 참석을 제외하고 공식적인 일정을 잡지 않을 정도로 대우 트리폴리 호텔 준공식의 참석에 비중을 크게 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리비아 측 역시 대우 트리폴리 호텔 준공식에 정부 고위급인사의 참석을 예고해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와의 면담 가능성도 제기된 상태였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선 이상득 의원이, 재계에선 서종욱 사장이 한-리비아 외교 문제를 푸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리비아 측의 내부적인 이유로 지난달 29일 예정됐던 대우 트리폴리 호텔 준공식이 돌연 연기됐고, 이 과정에서 서 사장이 크게 낙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김중겸 현대건설 사장.     ©뉴시스
호텔 준공식이 연기된 다음날인 9월 30일 김영선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당초 준공식에 참석하면서 리비아 측과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가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현재로써는 구체적인 일정을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카다피 국가원수와의 면담에 부정적인 기류가 흘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이 의원이 서 사장을 위해 카디피 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 준공식과는 별도로 카다피 대통령 등이 포함된 리비아 최고위층과의 면담이 성사됐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이상득 의원이 서종욱 사장과 리바아 카다피 국가원수와의 면담을 성사시킨 게 아니라 그 반대”라며 “그 과정에서 서종욱 사장이 옆에서 이 의원을 도와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 사장과 이 의원의 친분관계와 관련해 “두 분이 원래부터 깊은 관계인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업계에서는 탄탄한 현지기반을 다지고 있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의 저력이 외교지원을 하는데 도움을 준 긍정적 사례로 보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M&A 소용돌이에 휘말린 국내 1,2위의 건설업체 수장으로서 매각 이후 연임 여부에 입김을 불어넣을 수도 있는 권력의 최고실세 라인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리비아행을 택한 것은 아닌지 갸우뚱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또 대우건설과 현대건설이 1970년대부터 리비아 등 중동지역 공사를 수주하며 리비아와 쌓은 신뢰구축 관계를 쌓은  이 의원 같은 정계 인사들과의 친분도 한 몫한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8월 6일 리비아에서 5천백16억 원 규모의 복합화력발전소 건설공사 수주를 하는 등  1977년 리비아에 진출한 이래 30여년 동안 도로공사, 정부종합청사 등 총 200여건(110억 달러)의 공사를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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