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영화 <청년경찰>에 분노하는 중국 동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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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영화 <청년경찰>에 분노하는 중국 동포들
  • 그래픽= 김승종/글=한설희 기자
  • 승인 2017.09.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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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범죄자 집단이 아니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한설희 기자 / 이미지출처= Getty Image Bank)

박서준 강하늘 주연의 <청년경찰>이 8월 31일 기준 누적관객 500만 명을 돌파하며 올 여름 극장가를 휩쓸고 있습니다. 대중들은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봤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는데요.

그러나 한쪽에선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8월 28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는 재한동포연합회 등 중국 동포 60여명이 모여 영화의 내용에 집단 분노를 표했습니다. 이들은 “깊은 상처를 받았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습니다.

이는 극 중에서 조선족 동포들이 아동납치·인신매매 등 범죄의 온상으로 그려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극 중반엔 "여기(대림동) 조선족들만 사는데 여권 없는 중국인도 많아서 밤에 칼부림이 자주 나요. 웬만하면 밤에 다니지 마세요" 라는 대사도 등장합니다.

사실 ‘조선족=범죄자’ 묘사는 하루 이틀 일이 아닙니다. 영화 <황해>, <신세계>의 살인청부업자·조직폭력배부터 KBS 개그콘서트의 어눌한 보이스피싱범까지. 미디어에 중국 동포 캐릭터가 등장할 때마다 조선족 비하 논란은 늘 있어왔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의식에 기생합니다. 한국 내 중국 동포의 범죄율이 높고, 그들이 모여사는 대림동 역시 마찬가지라는 그런 편견들이요.

“솔직히 조선족 범죄자가 많은 건 사실이잖아. 오원춘을 생각해 봐. 꼬우면 자기 나라 중국으로 돌아가던지.” 지금도 누군가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겠죠.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아니요. 중국 동포들의 전국 범죄율은 내국인보다 낮습니다. 2015년 조선족을 포함한 국내 중국 국적자 범죄율은 3.2%. 이는 내국인 범죄율 3.8%보다 낮은 수치입니다.

가장 최근 자료인 2017년 통계를 볼까요? 형사정책연구원의 <외국인 폭력범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 범죄율은 내국인의 절반수준에 불과합니다. 외국인 범죄자가 가장 많았다는 2011년에도 내국인의 범죄율이 외국인에 비해 2.5배 이상 높았다는데요.

작년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백인 경찰이 흑인 남성을 과잉진압하다 총으로 쏴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영상이 유색 인종 차별 논란으로 번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큰 분노를 불러일으킨 바 있죠.

이 경찰의 모습이, 조선족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며 배척하는 지금 우리 현실과 다를 바 있을까요?

근거도 없이 중국 동포들을 비하하는 이런 배타주의적 시각, 이제 버릴 때입니다.

담당업무 : 통신 및 전기전자 담당합니다.
좌우명 : 사랑에 의해 고무되고 지식에 의해 인도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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