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재미로 보는 정당별 학점은?
스크롤 이동 상태바
2017년, 재미로 보는 정당별 학점은?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7.12.31 12: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당 A-·한국당 C+…국민의당 ´조건부 B´
각 당 권리당원 3人 음주대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2017년이 저무는 가운데, 정치권은 여전히 분주하다. 그야말로 다망(多忙)했던 올해, <시사오늘>은 각 정당의 권리당원들을 만나 올해의 성적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진행은 <시사오늘> 정치부 김병묵 기자(이하 시사오늘)가 맡았고 더불어민주당 권리당원인 신촌신씨(30대,男, 이하 신), 자유한국당 권리당원인 프리덤 박(40대,女, 이하 박), 그리고 국민의당 전 당원인 전북이리국당(30대,男, 이하 이)가 참여했다. 이날 대담은 30일 서대문구의 한 호프집에서 약 1시간 40분에 걸쳐 진행됐다.

시사오늘 : 내가 연말 기획으로 낼 거니까, 올 한해 정당에다가 점수를 줘 보면 어떨까. 자기 정당 말고도 각자의 의견을 얘기해 주면, 내가 가급적 객관적으로 종합해서 점수를 내 볼게.

: 보나마나 뻔하지. 민주당은 고득점, 한국당은 낙제점 아니겠어. 국민의당이 좀 고심되려나.

: 국민의당은 내일 (안철수 대표의 통합‧재신임)결과가 영향이 있을 거야. 아마도 압도적인 찬성이겠지만(실제로 31일 74.6%가 통합을 찬성하는 결과로 나왔다. 편집자 주). 사실 여기는 아직 기말고사를 치르고 있는 중이랄까.

▲ 박수치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우원식 원내대표.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 종합 A-

: 민주당은 뭐 일단 대선을 이겼으니까. A보다 낮게 주긴 어렵지. 내가 권리당원을 10년 가까이 했는데, 올해처럼 보람찬 그런 해가 없었어. 그런데 사실, A+은 아니야.

시사오늘 : 감점요소가 있나.

 : 이겼으니까 다 덮이긴 하는데, 대선 전까지도 아슬아슬 했다고. 그건 다 정당의 이미지, 지지율이 너무 나빠서야. 그걸 관리하는데 실패한 게 아닌가. 그게 감점요소야. 당이 본질적인 쇄신이 이뤄진 건 아니고 가만있어도 이길 것 같으니까 무난하게 갔다는 느낌. 새누리당의 자폭과 문재인이라는 정말 잘 빠진 캐릭터를 내세워 이긴 셈이지.

 : 새누리당 자폭 인정.

 : 예방주사처럼, 국민의당으로 미리 분열을 겪어서 그런 건 아닐까.

 : 어찌됐든 행운이 많이 작용한 결과야. 공부를 열심히 잘 했다고 보기 어려워.

 : 하지만 수능한방이라고, 대선을 이겼잖아. 재수를 하긴 했지만.

 : 수권정당, 수권정당 하던 목표를 이뤘으니까, 그건 높이 사긴 해야 해. 지지율도 높고. 그래서 A-정도 주면 되겠다.

 : 나름 그래도 전국구로 확장을 이뤘어. 수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건 크지.

 : 수도권은 원래 야권(민주당)이 셌어. 지난 18대, 19대 총선서 한나라-새누리가 잘한거야. 뉴타운 바람도 있었고.

 : 그런데 내가 보수적 성향이라서가 아니라, 민주당이 정말로 뭘 했는가는 묻고 싶어. 한국당이 너무 못해서 그런 거지. 내 경우에 아주 극우 지지자도 아니잖아. 하지만 민주당은 나를 전혀 설득하지 못했다고. 문재인을 결국 찍게 하지 못했어. 그런 측면에서 나는 B 정도 주겠어. 지금도 나는 저런 고공 지지율이 나올지가 의문이야.

 : 나도 동의해. 온전한 당의 지지율이 아니야. 나도 어찌보면 도저히 보수당은 아니다 싶어서, 특히 이명박(MB) 정권 때 그런 생각이 들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케이스니까. 한국 정당의 많은 지지자들은, 정말 당이 좋아서 지지하기보다는 반대편이 싫어서 하는 거라 추측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은데.

 : 나도 전 새정치민주연합 당원이었고, 국민의당 당원이었고, 한국당은 도저히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니까. 하지만 난 구 민주당도 정말 아니라고 생각했어. 지금도 바뀐 게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지를 못 하겠어. 문재인 대통령이야 일단 당선됐으니까 응원하고야 있지.

 : 그래서 지금 민주당 점수는 몇이라는 거야.

 : 그래도 A, A-는 줄 수 있지 않을까. 일단 이게 2017년 평가라며. 2017년엔 크게 실수한 게 없으니까. 2018년은 좀 두고 봐야 하겠지만.

 : 나는 민주당이 학생에 비유하자면, 지난 총선 이후부터 조금씩 공부를 열심히 해서, 결국 수능대박을 냈다고 생각해. 그런데 내신관리를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어. 전국구 되다 말 수도 있는 거니까. 여하튼 올해는 나도 A. 문재인 정부를 떼고 보면 A-.

▲ 물 마시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자유한국당 : 종합 C+

 : 한국당은 뭐 엉망 진창이었어. 이거(기사) 읽는 다른 한국당 지지자들도 괴롭겠다. 나는 낙제 줄래. F야. 재수강 해야지.

 : F는 자비로운거야. D 정도 줘야 재수강도 안 되는데.

 : 너무 잔인한 거 아니야. 그래도 최악의 악재 속에서 대선서 2등도 했고, 제1야당도 지켜냈어. 어라, 이렇게 말하다 보니 꽤 그럭저럭 잘 한 것 같네.

 : 아까 민주당 이야기를 할 때도 나온 거지만, 민주당이 싫어서 뭉쳐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뿐이 아닌가. 대선 진 다음의 모습은 나아지긴 커녕 악화됐지. 혁신위는 왜 그런 사람들로 꾸린거야.

 : 더 극우정당이 된 거 아닌가.

 : 엄밀히 말해서 진짜 극우는 조원진 의원같은 사람인데, 떨어져 나가서 혼자 살고 있어. 성향이 바뀐건 아니야.

 : 홍준표 대표가 대선 때 구원투수처럼 등장은 멋있게 해서, 체면만 연속으로 구기고 있어. 이도저도 못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대표 되면서 기대감이 있었는데, 볼넷을 연발하는 느낌. ‘차라리 안타나 홈런을 맞지 그래’라는 답답함.

 : 어떤 느낌인지는 알겠는데. 사실 안타도 맞고 그랬어. 워낙 이미지가 나빠져 있어서 모르는 게 아닐까. 이미지가 정말 나쁜 것 치고는 잘 꾸려나가고 있는 것 같긴 한데.

 : 바른정당에서 알아서 무너지면서 도와준 감이 있어. 한국당이 잘한 건 아니지.

 : 찍어서 맞춘 시험도 점수잖아. 과정이 어쨌건 복당파를 흡수해냈으니까. 나도 말하다 보니까 C정도 줄 수 있겠다.

 : 당원의 입장에서. 지금도 사실 한국당을 지지하는가는 모르겠지만 보수 성향의 시민 입장에서, 사실 한번은 크게 뒤집혀야 할 당이야. 그래야 보수가 살 텐데. 그래서 난 F.

 : 나는 C. 홍준표 대표가 그래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하려고 했다 생각해. 박정희+김영삼(YS) 초상화 건도 그렇고. 잘 된 건 아니지만. 공부를 열심히 했다. 큰 시험은 망했지만 그 이후에 오답노트는 만들려고 했다. 그정도 느낌이네.

▲ 기자회견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뉴시스

국민의당 : 조건부 B

 : 자, 국민의당이다. 어떻게 점수를 매길건가.

 : 내일(31일) 결정난다니까. 아마도 찬성이 압도적이겠지. 반대는 투표거부를 했을 테니까.

 ; 통합 찬성을 전제로, 그래서 몇점?

 : 통합 찬성이 그대로 통합까지 이어지면, B줄수 있겠다.

 : 나도 동의해. 국민의당은 그렇지 않으면 소멸이었지. 호남을 사실 잃었는데 찾아올 수가 없었을 테니까.

 : 그건 몰라. 총선은 많이 남았었다고. 지방선거에선 졌을 수 있지만, 의석을 잘 유지했으면 문재인 정권 말기에는 모르는 거잖아.

 : 지지율이 계속 낮은 정당은 버티기가 어려워. 문재인 정부 보조를 위해 의석이 하나라도 더 필요한 민주당이 흡수해버렸겠지.

 : 민주당은 정서적으론 그리 흡수하고 싶진 않겠지만, 정치는 현실이고 국회는 의석수가 깡패니까.

 : 통합이 되면 크게 변화가 있을까.

 : 그건 아닌데, 나도 고향이 호남이지만 국민의당 정당이 호남정당으로 남아서 무슨 의미가 있겠어. 호남사람들이 호남만을 위한 정당을 원한다면 엄청난 착각이야. 우리는 호남에 잘해주는 정당이 전국적으로도 잘하는걸 제일 원하는 거라고. 나는 그런 측면에서 지난 총선도 비례가 많이 나와서 엄청 고무되는 분위기였지만, 지역구는 전부 호남이고 수도권 석패가 너무 많아서 절반 이하의 성공이라고 봤지.

 : 엄청 국민의당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봤었네.

 : 나는 국민의당이 그렇게 많이 의석을 가져갈 줄 몰랐는데.

 : 나도.

 : 이길 만한 데가 몇 군데 더 있었어. 안산이라든가, 서울 강북 쪽에도.

 : 그건 아무튼 지난 일인데다 2016년 일이니까. 2017년의 점수는 그래서 통합이 성공한다는 전제하에 B라는 거지. 나는 그 정도는 아닌데, C 정도 주겠어. 대선에서 너무 못했잖아.

 : 사실 그건 ‘국민의당이 못했다’ 라기 보다는, 안철수 대표가 TV 토론에서 너무 헛발질을 해서 그런 것 아닐까.

 : 정당 차원에서 대책을 잘 못 세운 것도 있어.

 : 그렇긴 하지만 사실 한국당은 이길 거라고 봤지.

 :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보다도 대선이후에 안철수를 압도적으로 뽑아 놓고 지금 리더십을 몰아주지 못하잖아. 그래서 C야. 보는 사람도 지겹다고.

 : 정치는 저 살길을 찾는 거니까. 안철수가 저 혼란을 잠재우고 어쨌든 당에 새로운 뭔가를 가져온다면, 그럼 나도 B는 주겠어.

 : 우리가 점수를 준다고 뭐가 바뀌는 것도 아니잖아.

시사오늘 : 이제와서 그런 이야길 하면 곤란한데. 사실이지만.

 : 바른정당은 안해도 돼?

 : 거기도 망했지 뭐. 낙제야. 교섭단체도 박살나고. 통합에 성공하면 점수가 오르겠다. 그런데 그건 내년 일이잖아.

 : 음, 그래서 국민의당은 내 생각엔 아주 못하진 않았지만 하는 거 봐서. 최대 B라는 거야.

*본 내용은 대담의 핵심 요약으로, 정리과정에서 존칭을 생략했음을 밝힙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