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 신년에도 활황 지속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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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유업계, 신년에도 활황 지속 예상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8.01.05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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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 관련 설비 여전히 부족…정제마진 인상 요인 충분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 이미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에 들어간 국내 정유업계는 올해에도 현재의 호황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사진은 GS칼텍스 여수공장) ⓒ 뉴시스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에 진입하기 시작한 정유업계가 반도체와 함께 한국경제의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5일 현재, 조선·해운·중공업 등 전통적으로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부문들의 쇠락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작년 호실적을 달성한 정유업계의 활황세가 신년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는 것이다.

당장 업계의 동향을 파악해 보면 올해에도 국내 정유산업은 긍정적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지난해 1~3분기에 5조 62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였던 전년 동기 5조 6862억원에 육박한다.

연간 영업이익의 경우, 이번 달 말에 공시될 정유 4사의 4분기 실적을 합친다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 7조 9511억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각 사별 연간 영업이익으로는 SK이노베이션은 3조 2000억원대가 추정되며, GS칼텍스가 2조원, 에쓰오일도 1조 5000억원 정도의 영업이익이 전망된다. 여기에  현대오일뱅크는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예상된다.

이와 같은 정유업계의 성장세는 몇 년째 이어질 것이라는 '장빗빛' 전망이 많다. 이러한 예상을 강하게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은 정제마진의 인상 가능성이다. 정제마진은 석유화학제품의 제품가격에서 원자재와 유통가격을 뺀 순이익이다.

정유의 경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대비 석유 수요는 크게 확대됐지만, 정제 관련 설비가 여전히 부족해 결과적으로 정제마진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 이러한 상황은 향후 몇 년 동안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정유 수요는 오는 2019년까지 하루 평균 140만 배럴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정제설비는 동 기간 하루 평균 70만 배럴 상승에 그쳐 휘발유·경유 수급 여건이 빠듯할 전망이다.

다만, 정유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국제유가의 변수들은 올해에도 상존한다.

국제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첫째 요인으로는 미국의 셰일오일이 우선 언급된다. 셰일오일은 원유시장의 등락에 영향을 끼치는 가장 큰 요인이다.

미국은 자국의 셰일오일을 통해 중동 산유국들이 증산으로 유가를 하락시키면 감산을 하고, 반대로 유가가 상승하면 증산을 하면서 국제유가의 등락을 조정해 왔다. 내년도 미국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추정치인 920만 배럴보다 70만 배럴 많은 약 990만 배럴로 추정된다.

물론, OPEC의 감산 결정도 큰 변수다. 이미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산유국들은 감산 합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내 소비도 줄어 그만큼 정유업계의 마진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너무 상승하면 산유국 간 감산합의는 무효화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끝으로 중국이 자국내 석유제품 수출쿼터를 확대하는 것도 눈여겨 봐야 할 요인이다.

중국의 2018년 1차 석유제품 수출쿼터는 1624만톤으로, 지난해 1차 수출쿼터인 1240만톤에 비해 31% 증가했다. 제품별로는 경유가 지난해 525만톤에서 699만톤으로, 휘발유가 365만톤에서 655만톤으로 크게 늘었다. 

중국이 석유제품 수출쿼터를 확대한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에서 정제설비의 신·증설이 대규모로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의 정제설비 순증설 규모는 하루 평균 50만~60만배럴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대규모 신증설로 하루 평균 약 56만배럴 규모의 신규설비가 가동됐다.

정유업계는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쿼터 확대는 그만큼 가격 경쟁이 더욱 심화돼 공급 확대에 따른 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중국이 수출쿼터를 늘린 것은  오히려 그만큼 중국시장의 수요도 확대됐다는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5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석유제품 생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중국 내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뜻으로 국내 정유업계도 반길 일이지만, 그만큼 아시아 수출시장에서 중국과 한국의 치열한 가격 경쟁도 염두에 둬야 하는 항목"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에너지,물류,공기업,문화를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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