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송철호의 특별한 9번째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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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송철호의 특별한 9번째 도전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1.31 16:3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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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민심, 이번에는 ´낙선왕´에게 응답할까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송철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고문은 31일 KTX 울산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울산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이 9번째 도전이다. ⓒ뉴시스

“정치를 한 곳에서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면 언젠가는 된다. 그러나 그게 어렵다.”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가 지난 29일 기자에게 들려준 이야기다.

선거에서 패한다는 것은 엄청난 정신적·육체적·경제적 소모를 가져온다. 그래서 아무리 굳은 신념을 가진 정치인이라도 재도전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한 곳에서 무려 8번의 낙선을 겪고도 다시 도전하는 인물이 있다. 울산시장에 도전하는 송철호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고문이다. 송 고문은 31일 KTX 울산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3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울산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에선 ‘송철호 변호사’로 보통 불리는 그는 지난 1992년, 14대 총선서 울산 중구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송 고문은 4차례의 총선, 2차례의 지방선거, 1차례의 재보궐선거를 치렀지만 모두 2위에 그쳤다. 40%를 넘긴 선거도 세 차례나 있었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송 고문이 울산에서 연달아 낙선을 한 가장 큰 이유로는, 한 차례도 지금의 한국당 계열 정당으로 선거에 나서지 않았다는 점이 꼽힌다. 송 고문은 차라리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길을 택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울산남을에 무소속으로 나서서 40.64%를 득표했다.

약 20년이 훌쩍 넘는 세월동안 제도권 정치에 입성을 못하다 보니, 어느덧 최다 낙선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타이틀만 생겼다. 서운함은 차치하고라도 지쳐서라도 포기함직한 시간이다.

그러나 송 고문은 이날 “광역시 승격, KTX울산역과 국립대 유치를 위해 헌신했던 제가 위기의 울산을 이끌 최고의 적임자”라며 “문재인 정부의 당당한 파트너로서 시장 후보로 나서 울산을 다시 살리겠다”라고 다시 출사표를 냈다.

송 고문의 이번 여정도 여전히 험난해 보인다. 우선 울산의 정치지형 자체가 특이하다. 보통의 정치지형이 진보와 보수로 양분되어있다면, 울산은 노조계열까지 합쳐져서 삼분(三分)되는 모양새다.

울산 현지의 한 소식통은 31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울산의 성향을 얼추 분류하면 노조 40%, 보수 30%, 나머지가 30%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명 ‘노조계열’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어려운 전투를 치러야 한다.

다음으론 여전한 한국당계의 강세다. <국제신문>이 의뢰해 지난해 12월 24~26일 실시한 <리얼미터>의 신년여론조사결과 울산시장 후보 적합도에서 송 고문(15.1%)은 현역 김기현 시장(31.0%)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김 시장은 이번이 재선 도전이다. 비교적 피로감도 덜하다.

물론 송 고문에게 희망적인 신호도 다수 포착된다. 해당 여론조사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송 고문은 김 시장을 48.1% 대 40.4%로 앞질렀다. 울산에서 지난 대선을 기점으로 민주당의 지지세가 강세를 띄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송 고문의 출마는 그 자체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기자가 지난해 말 만난 한 정치계의 원로는 “과거와 달리 눈앞의 당선을 위해 신념도 바꾸는 정치꾼들이 많다”고 한탄했다. 이런 시절에 송 고문의 뚝심 있는 도전은 주목받을 만하다. 경선이 남아있지만, 아직까지 여권 내에 뚜렷한 경쟁 후보가 보이진 않는다.

울산 정계의 한 관계자는 31일 본지 통화에서 “(송 고문이)워낙 열심히 오랫동안 한 사람이라 현지에선 동정론도 많이 나온다”면서도 “하지만 신선함은 좀 떨어진다. 여러 번 나와서 옛날 정치인이라는 생각도 있다”고 전했다.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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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래봉 2018-03-26 19:01:53
진짜 일 할사람이구만. 한 지역구에서 8번이나 고배를 마셨는데도 다시 출마한다고? 울산시민들아 한번 맡겨봐라. 9번째 당선된다면 진짜 성심을 다해서 일 할거 같다. 짠 하기도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