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폭주하는 하남미사 부동산 시장…'집중규제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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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주하는 하남미사 부동산 시장…'집중규제 절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3.15 14: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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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경기 하남 미사강변도시 부동산 시장이 지하철 5호선 미사역 개통, 지하철 9호선 연장 등 교통호재와 복합단지 조성 등 개발호재 영향으로 폭주하고 있다. 지역 내에서는 관계당국의 집중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얘들아, 이쪽으로 와야지. 그리로 가면 위험해요"
"선생님, 저기 먼지 엄청 있어요", "너무 시끄러워요"

15일 <시사오늘>이 방문한 미사강변도시 망월천 수변공원 인근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수변공원을 중심으로 각종 오피스텔과 상가 건물 공사현장이 물고기 떼처럼 몰려있었다.

근처에 위치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선생님은 아이들이 행여나 다칠까 좌불안석이었다. 등·하원하는 아이들은 선생님의 걱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공사현장과 도로 사이사이를 뛰어다녔다.

건설현장 대부분은 비산먼지가 그대로 배출되고 있었다. 봄바람이 꽤 부는 날이었지만 방진망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하는 현장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부직포나 살수장치는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도로는 자재를 가득 실은 화물트럭으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철근을 자르는 한 현장 노동자의 이마에도, 아이들을 타이르는 선생님의 이마에도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미사강변도시에 거주하는 A씨(43, 여)는 "공사장이 많고, 도로가 무척 혼잡해서 아이가 있는 가정에게 위험한 주거환경이 되고 있다"며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교가 많은 학세권이라고 해서 왔는데 아쉬움이 적잖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 B씨(39, 여)도 "아침마다 애들 마스크를 챙겨주느라 바쁘다"며 "아무리 개발이 되고, 집값이 올라도 아이들이 다치면 그게 다 무슨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오피스텔 상가 입주민 모집합니다"
"미사역 상가 분양 받고 대박 나세요!"

▲ 하남 미사강변도시 전경. 서울과 가까워 '강남 6구'라고도 불린다 ⓒ 뉴시스

큰길가로 발걸음을 옮기니 공인중개사들이 길게 줄을 늘어섰다. 건설이 진행 중이다보니 아직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부동산 사무실이 대다수였다. 분양권 거래, 상가 입주민 모집 등 문구가 담긴 크고 작은 현수막이 건설현장에서 배출된 미세먼지와 함께 나부꼈다.

호객 행위를 하는 업자들도 보였다. 길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손을 붙잡고 유인물을 나눠줬다. 업자 대부분이 상가 입주민을 찾고 있었다. 오피스텔 공급 과잉으로 입주자 모집 자체가 제대로 안 됐거나, 공실에 대한 우려로 공급·입주 시기를 늦추는 경우가 최근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미사강변도시에 공급되는 오피스텔 입주 물량은 오는 2020년까지 1만3484실에 달한다. 올해 물량은 전국 최대 규모다.

"집값 폭등, 다운계약서 찾는 사람들 많아"
"안전 문제·시장 안정화 등 집중규제 대책 필요"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하남 망월동에 위치한 '미사강변푸르지오(전용 85㎡)'는 분양 당시 4억3000만 원대에 거래됐으나, 현재 7억 원대까지 뛰었고, '미사강변파밀리에(전용 85㎡)'도 4억3000만 원대에서 6억8000만 원대로 크게 올랐다.

미사강변푸르지오와 미사강변파밀리 분양이 각각 2014년, 2012년께 진행됐음을 감안하면 불과 4~6년 사이 3억 원 이상 아파트 가격이 오른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최근에 공급된 아파트 분양권 거래도 전매제한 기간이 끝나기 전에 물밑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미사강변도시의 한 부동산중개업자 C씨는 "전매제한 기간이 풀린 아파트는 물론이고, 아직 끝나지 않은 아파트 분양권 거래를 문의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단속에 걸리는 걸 감수하더라도 차익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중개업자 D씨는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니까 다운계약서를 쓰지 않으면 분양권을 팔지 않겠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더 오를 건데 왜 내 돈으로 막대한 세금을 납부하면서 팔아야 하느냐는 논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지역 내에서는 폭주하는 미사강변도시 부동산 시장을 정부 차원에서 관리·감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지역 부동산 시장의 한 핵심 관계자는 "단기간에 개발이 추진되고, 투자자금이 몰려서 지역 자체가 혼란에 빠졌다. 안전 문제, 불법 홍보와 불법 거래 단속, 집값 안정화를 위한 대대적인 집중규제가 시급하다고 본다"며 "부작용이 발생하면 손해가 막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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