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 겨눈 김상조 공정위와 선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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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겨눈 김상조 공정위와 선무당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8.06.20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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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문재인 정부 당국이 휘두르는 칼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19일 한 대기업 중간급 간부는 “기업에 잘못이 있다면 예리한 칼로 단번에 도려내야 상처도 빨리 아문다”며 “그런데 지금 당국은 무딘 칼을 마구 휘두르다 온 몸에 상처만 내는 꼴”이라고 한 숨 쉬었다.

이 간부의 개탄은 얼마 전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혐의자 명단에 올렸지만, 검찰이 두 사람에 대해 모두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에 대해 얘기하다 나왔다.

또, 지난 18일 공정위가 '통행세' 관행을 통해 총수 일가의 수익을 올렸다는 혐의로 LS그룹 계열사 4곳에 총 259억6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경영진 6명을 검찰에 고발키로 하자 LS그룹이 강력 반발,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한 것과도 연결돼 있다.

▲ 일감 몰아주기를 손보겠다는 김상조 공정위에 대한 기대 만큼이나 우려가 상당한 느낌이다. ⓒ뉴시스

실제로 LS 측은 문제가 된 ‘LS글로벌’에 대해 “대주주 사익 추구를 위해 설립·운영된 회사가 아니라, 전기동 거래에 있어서 효율성·합리성을 추구하고 국가 산업 경쟁력 측면에서 육성이 필요해 설립한 동(銅) 거래 전문 회사”라고 반박했다.

특히 “LS글로벌은 매년 수요사들과의 협상을 통해 정상가격으로 거래해 왔고, 수요사와 공급사 모두가 ‘윈 윈(win-win)’하는 구조였다”며 “수요사들은 통합구매를 통한 가격할인과 인건비 절감, 해외 계열사 파이낸싱 등을 제공받았고, 공급사는 수출보다 수익성이 높은 국내 판매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엄격한 법리 해석과 준비를 통해 법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LS측이 이처럼 강하게 반발함에 따라 김상조 위원장이 이끄는 공정위가 무리수를 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무엇보다 공정위의 승리로 끝나기보다는 지루한 논란만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상당하다. 이는 이번 건이 2015년 조사를 시작해 2017년 재조사하는 등 다툼의 여지가 있어 만 3년간 조사를 펼쳤다는 LS측의 주장에서도 짐작된다. 심지어는 이렇게 논란만 이어지다가 공정위가 얼마 전 금감원처럼 체면을 구기는 게 아니냐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김상조 위원장은 요사이 ‘일감 몰아주기를 손보겠다’고 공언해왔다. 다 좋다. 하지만 LS그룹에 과징금 260억 원을 부과하고 경영진을 검찰에 고발하는 건 작은 일이 아니다. 이렇게 큰 사건의 경우에는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그러나 공정위의 칼날은 무뎌져 있는데다가 어디로 휘둘러야 하는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느낌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이와 비슷한 영어속담으로는 "A little knowledge is a dangerous thing"이 있다. 조금 아는 것은 위험하다는 뜻이다. 공정위가 환부를 도려낸다면서 멀쩡한 기업을 죽이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나아가 우리 경제 전체에 위험을 초래하는 게 아닌지도 우려스럽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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