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땠을까] 비상대책위원회의 효과는?
스크롤 이동 상태바
[어땠을까] 비상대책위원회의 효과는?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8.06.29 15: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2년 박근혜, 총선 승리로 대권까지
2016년 김종인, 급한 불만 끄고 퇴장
정계 일각선 ´비대위 무용론´도 제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 지난 2016년 비대위를 주재하는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정당들이 위기에 빠질 때마다 가장 강한 처방으로 내렸던 비대위의 효과는 어땠을까.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대위, 2016년 민주당 김종인 전 대표의 비대위처럼 성공사례가 존재한다. 다만 정치권 일각선 ‘비대위 무용론’이 제기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

2010년 지방선거, 2011년 재보선에서 연거푸 패한 한나라당은 디도스 파문이 터지면서 위기를 맞는다. 홍준표 당시 대표가 물러나고, 남경필‧원희룡‧유승민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당은 2011년 말 비대위 체제로 돌입했다.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

당장 2012년에 총선을 치러야 하는 박근혜 비대위는 당명부터 새누리당으로 변경했다. 그리고 오랫동안 사용했던 상징색인 파란색을 버리고 과감하게 빨간색을 전면에 내세웠다. 현역의원 25% 컷오프, 이준석, 손수조 등 ‘박근혜 키즈’의 발탁 등의 조치를 통해 당에 신선한 이미지를 덧입히는데 성공한다.

비대위는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개인기를 더해 제19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연말엔 결국 박 전 대통령 자신이 대권마저 거머쥐면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박근혜 비대위의 승리는 곧 민주당의 위기로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출범했지만 기대만큼의 시너지가 나지 않으면서, 민주당은 장기 침체로 들어간다.

이에 2012년과 2014년 민주당은 두 차례 비대위를 꾸리는데, 두 번 다 문희상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는 차기 지도부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 성격이 짙었다.

그러던 와중 제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탈당하면서 당이 분당으로 향한다. 민주당이 또다시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대표를 맡고 있던 문재인 대통령은, 당명을 더불어민주당으로 바꾼 뒤 4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캠프 인사인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 비대위원장을 맡기는 파격을 단행한다.

영입 조건에는 김 전 의원에게 ‘대표 비상대책위원장’이라는 직함과 함께, 공천권이라는 강력한 권한이 들어있었다. 이를 토대로 김종인 비대위는 친노핵심의 공천배제, 경제정당으로의 이미지 쇄신, 중도층 흡수 노력을 기울이면서 총선을 승리로 이끈다. 물론 김 전 대표 자신을 ‘셀프 공천’했다는 논란 등의 잡음이 있긴 했으나 새누리당의 공천파행에 힘입어 예상을 뒤집고 성공적인 비대위로 남았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 권한대행이 지난 26일 “김종인 모델보다 더 강해야 한다. 남의 당이라도 배울 건 배워야 한다”라고 언급했을 정도다.

다만 김 전 대표는 박 전 대표와 달리, 선거 후, 탈당과 함께 비례대표 의원직마저 내려놓으면서 정계를 떠났다. 대선출마를 잠시 준비했으나 불출마했다.

한편 정치권 일각에선 ‘비대위 무용론’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의 한 당직자는 28일 기자와 만나 지난 2016년의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 실패사례를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들려줬다.

“비상, 비상 하는데 비대위를 꾸리면 국민들이 봐 줄 것 같습니까. 지금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보려고 하는 게 비대위지, 성공할 확률을 높게 보고 있진 않습니다. 지난 2016년 인명진 목사가 비대위원장 맡고 당이 살아났습니까. 물론 워낙에 어려운 상황이긴 했지만, 오히려 더 와해되고 무너지고 했습니다. 비대위로 뭘 해결해보려고 하지 말고 그냥 전대까지 지도부 공백이나 메꿀 생각을 해야 합니다. 원래 비대위의 목적이 그런 것 아닙니까.”

더불어민주당의 한 당직자 역시 29일 <시사오늘>과의 만남에서 비대위의 효용에 대해 “어떻게 변하겠다, 어떤 목표를 가지겠다고 했을 때 그 형식으로서의 비대위가 작동한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비대위를 꾸려서 뭘 해보려고 하면 어렵다. 2016년 총선도 꼭 비대위라서 이긴 것이 아니고 여러 상황이 잘 맞아서 승리한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게임·공기업 / 국회 정무위원회
좌우명 : 행동하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