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흔들리는 이영구·이종훈 투톱…신동빈표 '뉴 롯데'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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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음료, 흔들리는 이영구·이종훈 투톱…신동빈표 '뉴 롯데' 주춤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8.29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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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이영구·이종훈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 맥을 못 쓰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세운 '뉴 롯데'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제 간 경영권 분쟁, 사드 부지 논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연루 등 대형 악재로 비판 여론에 직면한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투명경영 강화를 약속하는 등 뉴 롯데를 선언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뉴 롯데의 첨병이었다. 신 회장은 '아이시스 8.0', '클라우드' 등 히트 상품을 론칭해 역량을 인정 받은 이재혁 당시 롯데칠성음료 대표를 부회장으로 승진시켰고, 롯데칠성음료는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으로 경영체제를 나눠 이영구 음료영업본부장, 이종훈 주류영업본부장에게 각각 대표이사 자리를 맡겼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 식품부문 계열사를 총괄하는 식품BU장 이재혁 부회장이 롯데칠성음료에 힘을 실어주고, 현장통과 영업통으로 손꼽히는 이영구 대표이사, 이종훈 대표이사가 쌍끌이로 나서면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졌다.

더욱이 맥주사업은 뉴 롯데를 강조한 신 회장의 숙원사업인 만큼, 그룹 차원의 지원도 예상됐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았다. 롯데칠성음료는 2016년 매출 2조3695억 원, 영업이익 148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1%, 4.1%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이영구·이종훈 투톱 체제는 이 같은 기대에 걸맞지 않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 모양새다.

▲ (왼쪽부터)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음료BG 대표이사, 이종훈 롯데칠성음료 주류BG 대표이사 ⓒ 롯데그룹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칠성음료의 영업이익은 753억8367만 원으로 전년보다 50% 가까이 급감했다. 맥주 신제품 '피츠' 출시로 관련 마케팅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롯데칠성음료의 설명이나, 당시 판매비와관리비 증가율은 2.89%에 그쳤다.

롯데칠성음료의 부진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상반기 매출 1조1221억 원, 영업이익 320억6054만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0%, 영업이익은 37.35% 줄었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하락세가 주류부문 공장 투자, 신제품 관련 마케팅 등 일회성 요인으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는 데에 있다.

공시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 주요 제품 매출은 탄산음료(칠성사이다 등) -0.65%, 주스(델몬트주스 등) -9.78%, 커피(레쓰비 등) -3.80%, 다류(실론티 등) -6.2%, 기타(2% 부족할 때 등) -2.84% 등 먹는샘물(아이시스)을 제외하고 모두 위축됐다. 소주·맥주(처음처럼, 클라우드 등) 매출도 2.94% 감소했다.

롯데지주, 롯데아사히주류, 호텔롯데, 롯데리아, 롯데건설, 롯데제과 등 특수관계자와의 거래가 증가했음에도 성적표가 좋지 않다는 점도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롯데칠성음료가 그룹 계열사 등과 내부거래를 통해 올린 매출은 1368억39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64% 늘었다.

재무구조 역시 불안정해 지고 있다. 2018년 상반기 기준 롯데칠성음료의 부채비율은 173.38%로 지난해 동기 대비 약 65%p 확대됐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 상장사 평균 부채비율은 107.1%다.

앞으로의 전망이 어둡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가 맥주사업에서 부진한 실적을 낼 것이다. 판매는 줄어들고 있는데 마케팅 비용은 늘고 있다"며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0.8%, 10.6%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역대급 폭염에서도 주요 제품 매출이 부진했다. 신동빈 회장의 빈 자리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신 회장이 내세운 뉴 롯데 기치가 롯데칠성음료에서는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일단 신 회장이 나올 때까지 이영구·이종훈 투톱 체제가 현상유지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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