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s 왓]대상그룹, 해외에서 웃었지만…내부논란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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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s 왓]대상그룹, 해외에서 웃었지만…내부논란은 '글쎄'
  • 박근홍 기자
  • 승인 2018.09.06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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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박근홍 기자)

국내 기업들이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떤 업체는 보수적인 경영 전략을 선택해 투자를 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업체는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통해 맞불을 놓기도 한다.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어떤 강점과 약점, 그리고 어떤 기회와 위기가 있을까. <시사오늘>은 'SWOT 기법'(S-strength 강점, W-weakness 약점, O-opportunity 기회, T-threat 위협)을 통한 기업 분석 코너 '기업's 왓'을 통해 이에 대해 짚어본다.

대상그룹, 아직 하늘은 맑지만…

▲ 대상 CI ⓒ 대상그룹

S- 해외사업 투자 결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상반기 대상은 매출 1조4642억 원, 영업이익 655억7295만 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1%, 영업이익은 24.1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67.12% 늘었다.

내수시장 침체로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 대상그룹이 이 같은 호(好)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기지개를 켠 해외사업이 깔려있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대상의 올해 상반기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7% 하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유럽 시장에서 21.93% 매출이 성장했고, 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도 각각 11.73%, 15.22% 증가했다. 오세아니아 시장에서 5.05% 매출이 상승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대상그룹의 해외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대상그룹은 2015~2016년 해외사업 핵심 지역인 인도네시아에서 연이은 악재가 발생해 고전을 면치 못한 바 있다. 그야말로 괄목상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투자가 집중됐던 라이신, 인도네시아의 전분당 등에서 투자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올해와 내년에 투자의 결실이 나타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W- 조미료 시장 위축

대상그룹의 약점은 최근 국내외 소비자들 사이에서 MSG 조미료가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미료 시장 규모가 매년 10% 가량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중론이다.

1956년 대상그룹의 전신 동아화성공업이 출시한 이후 줄곧 발효조미료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미원'도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90년대 후반 MSG 안전성이 확인되긴 했지만 웰빙 트렌드와 맞지 않은 제품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대형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체, 급식업체에서도 MSG를 기피하는 실정이라는 부분은 대상그룹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미원은 전체 판매량 대비 B2B 비율이 높은 제품이다.

더욱이 최근 미원은 가격인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미원의 주원재료인 당밀 가격(1톤 기준)은 2016년 22만3975원, 2017년 19만7138원, 올해 상반기 20만6767원으로 하락세다. 또 다른 원재료인 원당은 2016년 51만2948원, 2017년 42만9560원, 올해 상반기 37만7452원으로 하락폭이 더 크다.

대상은 지난해 5월 미원의 가격(1kg 기준)을 1만73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약 12.7% 인상했다.

O- 일감 몰아주기 이슈 조기 탈출

일감 몰아주기 이슈에서 일찌감치 벗어난 부분은 대상그룹에게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상그룹은 최근 수년 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겪은 업체다. 임창욱 명예회장 일가가 소유한 농업회사법인 아그로닉스를 통해 주요 제품 원재료를 대상 등 계열사에 납품케 해 임세령 전무, 임상민 전무 등에게 이익을 집중시켰다는 비판을 받았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구 상암기획)도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해당 업체는 임창욱 명예회장의 부인 박현주씨가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광고대행사로, 대상그룹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한 회사로 평가 받는다.

특히 대상홀딩스가 상암커뮤니케이션즈의 지분 100%을 보유하고 있고, 대상홀딩스의 주요 주주가 오너 일가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내부거래는 결국 오너 일가의 주머니를 채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갑질 문제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엮이면서 논란을 야기하기도 했다. 금호아시아나가 상암커뮤니케이션즈에 광고를 밀어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박현주 부회장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여동생이다.

하지만 대상그룹은 2016년 아그로닉스를 자회사에서 탈퇴시키면서 직접적인 일감 몰아주기 이슈에서 조기 탈출에 성공한다. 또한 상암커뮤니케이션즈에 집중됐던 내부 일감도 최근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혜안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느나, 문재인 정권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체제가 들어서기 전에 미리 문제를 털어버렸다는 점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다른 경쟁사들은 이제야 개선책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베스트코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찍 터진 것도 새옹지마다.

T- 종가집 김치의 퇴보

대상그룹의 매출에서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종가집 김치가 정책에 따라 퇴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점은 위협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지난 5월 '생계형 적합업종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김치 관련 사업은 앞으로 5년 간 대기업이 인수, 개시, 확장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를 어기면 징역과 벌금을 물리며,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관련 매출의 5% 가량을 이행강제금으로 내야 한다.

국내 김치업계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는 종가집 김치 입장에서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중국산 김치의 역습은 치명적이다. 현재 중국산 김치는 국내 김치 유통량의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업소용 김치의 경우 80%를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리베이트' 문제도 위협이다. 2016년 당시 대상그룹은 국무조정실과 공정위 조사에서 학교 영양사들에게 10억 원 규모의 상품권과 캐쉬백포인트 등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돼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중심으로 산업계 전반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隨緣無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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