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백지화…누가 돌 던질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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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백지화…누가 돌 던질 수 있나?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3.2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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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 친이-친박 강력 반발, '찻잔속 회오리' 관측도


▲ 동남권 신공항 관련 한나라당 대구 의원 모임 ⓒ뉴시스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 될 것이란 전망이 짙어지면서 영남권 친박(박근혜)계 의원들은 물론, 친이(이명박)계 의원들조차도 이명박 대통령을 성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반발이 '찻잔속 회오리'로 그칠 것이란 관측이 벌써부터 흘러나온다.

신공항 백지화의 명분은 뚜렸하다. 경제성이 없다는 것으로, 정두언 의원은 28일 "이미 1년 반 전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용역결과가 나왔다"고 한 라디오 프로에서 밝혔다. 정 의원은 "22조 들여서 고추를 말릴 수는 없는 게 아니냐"고도 반문했다.

이처럼 신공항 경제성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친박계가 대부분인 한나라당 대구.경북 의원들은 신공항이 백지화될 경우 내년 총선 및 대선 공약으로 이를 재추진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은 열심히 하면서 신공항은 왜 안 지키려 하느냐"는 불만도 나왔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친이계 주호영 의원은 이날 대구 의원들과 공동으로 낸 보도자료에서 "대통령 공약으로 취임 후 3년간 국책사업으로 확정·추진하다 임기 말에 백지화하는 것은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했다. 친이 직계로 분류되는 조해진(경남 밀양 · 창녕) 의원도 "납득할 수 없다. 다음 정부에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들의 말에는 그다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우선, "친박계는 세종시 문제에 이어 신공항 문제에서도 경제성은 무시한채 원안만 고집한다"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이는 친박계 전체가 "융통성 없는 집단"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나아가 박근혜 전 대표에게도 그런 이미지가 덧씌워질 수 있다.

"4대강 사업은 하면서 신공항은 왜?"라는 반발도 다소 유치해 보인다. 이날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4대강은 경제성이 확실하지만 신공항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 아니냐"하고 반문했다.

영남권 친이계 의원들의 반발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세종시 정국 때는 세종시 원안이 경제성이 없다며 그토록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면서 신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정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세종시 정국 당시 그들의 행동에는 진정성이 없었고 다만 계파 이익에만 몰두했을 뿐"이라는 질타가 이어질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을 "약속 안지키는 대통령"으로만 몰아세우는 것도 무리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한나라당의 한 당직자는 "대통령이 지난번 세종시 문제에 이어 이번에도 경제 논리보다 정치 논리에 휘둘려서는 안된다"며 "만약 그렇게 한다면 이 대통령은 용기없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텐데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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