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대통령은 백지화 결정에 대해 역사 앞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국민과 한나라당에 대해 응분의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이들은 이번 백지화 결정을 "대국민 사기극"이라고도 비난했다.
같은 시간 친이(이명박)계 핵심인 조해진(밀양.창녕) 의원도 회견장을 찾아 "선거논리, 정치논리로 청와대와 정부를 압박해 백지화를 강요한 사람들, 자신의 개인적 영달을 위해서 영남의 미래를 파탄시키고 지역을 절마에 빠뜨린 사람들은 사죄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하지만, 이 같은 분노에 걸맞는 그럴싸한 후속 대책은 이날 나오지 않았다. 대구 지역 의원들은 "이 정부의 백지화 결정은 2년간 유효할 뿐"이라면서 "2013년 2월 새정부가 들어서면 우리는 동남권 신공항을 새로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또, "내년 대선과 총선에서 우리는 동남권 신공항을 한나라당의 공약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조해진 의원도 "신공항은 현 정부의 손을 떠났다"며 "지금부터 새로운 단계의 신공항 건립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차기 정부에서 이 번에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드러난 신공항을 다시 추진하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의 한 비례대표 의원은 "대구 지역 의원들이 아무리 원한다고 하더라도 경제성이 없는 신공항을 한나라당 공약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금이 어느 때인데, 여당이 경제성 없는 공약을 남발하느냐"하고도 반문했다.
이날 성명에는 유승민 홍사덕 박종근 이해봉 이한구 서상기 이명규 주성영 주호영 배영식 조원진 의원 등 11명이 서명했다. 이들은 앞서 모임을 갖고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대구시당 위원장인 유승민 의원은 "대다수가 대통령 탈당에 동의했지만 일부가 반대해 성명서에 넣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이날 성명에 참여한 의원들 사이에서도 정치적으로 미묘한 입장 차이가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결국, 이들이 끝까지 똘똘 뭉쳐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경제성이 없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분명하게 끊어줄 필요가 있다"며 "또다시 적당히 넘어가면 두고두고 국가적으로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전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을 조만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히고 영남 지역의 이해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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