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이어 선릉역 칼부림 사건이 발생하면서 게임에 대한 과도한 비판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모든 범죄의 원인을 게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3일 A(여·23세)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씨는 이날 오후 2시12분께 지하철 2호선 선릉역 5번 출구에서 B(여·21세)씨를 흉기로 수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다수의 매체는 해당 사건들을 놓고 ‘배틀그라운드’와 ‘서든어택’을 연관 지었다. 두 게임 모두 총을 사용하는 FPS 장르의 게임인 만큼, 게임을 통해 형성된 폭력성으로 인해 이와 같은 참사가 발생했다고 꼬집은 것이다.
다만 보다 정확한 경찰조사가 나오면서 배틀그라운드와 서든어택이 때 아닌 마녀사냥을 당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A씨와 B씨가 3년전 서든어택에서 처음 만났고, 이날도 배틀그라운드를 하기로 약속한 것은 사실이지만, A씨가 다툼의 원인에 대해 자신이 했던 거짓말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남자인척 행세했으며, B씨 역시 A씨가 남자라고 믿어 왔다. 이후 친해진 두 사람은 메신저 채팅으로 대화를 나눴고,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만남은 B씨가 연락을 그만하자는 의사를 밝히면서 A씨가 먼저 제안했다.
A씨는 경찰에 “꾸준히 연락을 이어가고 싶어 만나서 관계를 회복하려고 했다”며 “나를 남자로 알고 있던 B씨가 놀라며 끝내자고 돌아서기에 감정이 격해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릉역 칼부림 사건과 같이 범죄의 원인을 게임으로 돌린 것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김성수(남·29) 씨가 지난 10월 14일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남·21) 씨를 흉기로 80여차례 찔러 잔혹하게 살해한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에 대해서도 원인을 게임에 따른 폭력성으로 돌렸던 것.
특히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종필 의원은 국정감사 현장에서 ‘게임중독’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던 중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윤 의원은 “살인사건 피의자는 이전에도 PC방을 방문해 5시간 이상 게임에 몰입했고, 경찰도 가해자의 게임중독 성향, 태도 등을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며 “게임중독자의 뇌는 마약중독자의 뇌와 대동소이할 정도로 게임의 중독성은 강하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는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게임과 폭력성이 무관하다는 연구결과도 많은데 이 같은 사건만 발생하면 게임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더라”면서 “게임이 콘텐츠 수출 부문에서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들여다 봤으면 한다”고 전했다.
좌우명 : 노력의 왕이 되자.